지금와서야 내 남편한테 계속 돈좀달라 요구하신다.
얼마나 내 남편을 만만하게 보는지,
나한테도 계속 필요한물건들을 요구하신다.
당연하게도 시댁에서 받은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친정에게도 보태주지 말라했었지만,
애가 생겼을 때 큰돈은 못보태줘서 미안하다며 친정엄마가
내게 천만원을 주셨다.
남편과 나는 나이차이가 좀 난다.
그래서 그런지 시어머니는 뭐만해도 내가 어려서 그런다며 시누랑 뒷담화 하다가 나한테 걸렸었다.
결혼할때도, 애 낳았을때도, 명절에도, 나와 남편 생일에도.
아무것도 받은 것 없다.
오히려 받기만 하셨다.
아버님은 남편이 성인이 되기 직전,
우울증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고 했다.
남편은 내게, 아버님이 지금 계셨으면
어머님이 나에게 절대 못이러셨을거라고 했었다.
그래도 내 남편, 이젠 중간역할도 잘한다.
몇년간 장모님에게 식당에서 밥도 얻어먹고,
생일선물도 받아보고,
내가 임신했을때 남편도 힘들거라며 장어도 얻어먹고.
내 남편은 그 누구보다 감동받은 얼굴이었다.
난 그때 당시, 이해가 안됐었다.
가족끼리 생일선물을 챙기고,
엄마한테 선물을 하면 엄마는 내게 배로 돌려주고.
내겐 그게 당연한 일들이었다.
남편은 그게 아니었는지, 우리엄마 환갑을 챙기자고 한다.
엄마가 어떤걸 제일 좋아할지,
나에게 몰래 알아오라며 미션을 줬다.
나에겐 당연한 일들이, 내 남편에겐 다 처음이었다.
남들 다 해보는 생일파티가, 내 남편은 처음이었다.
돈을 줘보기만 했던 남편이, 받는것도 처음이었다.
그 흔한 가족여행 가본적 한번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근교라도 여기저기 다닌다.
자식 네명중, 평생을 내 남편만 차별하며 살아놓고는,
우리 부부에게 기대려는 시어머니가 난 너무 싫다.
내 남편이 감동받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일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난 가슴이 답답하고 울컥한다.
앞으론 이런 일로 감동받지 않고, 당연해질때까지
내 나름의 가스라이팅을 해보려한다.
이번 남편 생일엔 그래픽카드 사줘야겠다.
우리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