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썰

쓰니2026.01.27
조회281
엄마끼리 고등학교 절친이어서 어릴 때부터 매일 붙어 다니던 남사친이 있었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같이 나왔고 학원도 다 같이 다녀서 내 학창 시절 기억에 거의 항상 등장했던 애였는데 내가 얘를 초4 때부터 좋아했음 걔가 짝사랑할 때 연애 상담하면 항상 내가 들어줬었고 헤어졌을 때 나한테 와도 아무 말 못 하고 괜찮다면서 그냥 다독여 줬었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걸 아니까 질투도 나고 힘들기도 하더라고 근데 걔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학교에서 점심시간만 되면 내 자리 와서 점심 같이 먹자고 하고 매점 데려가서 내가 좋아하는 초코우유 하나랑 빵 하나 사주고 그랬음 학교 끝나면 매일 교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나 나오면 환하게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가방 대신 들어주면서 오늘은 뭐 재밌는 일 없었냐 이랬는데 난 걔의 그 웃음을 되게 좋아했음 평소에는 좀 차가운 이미지였는데 웃기만 하면 완전 댕댕이가 돼서 그게 너무 귀엽고 잘생겨서 좋아했음 그렇게 중학교 3학년까지 졸업하고 고1 들어가서 같은 반이 됐는데 매일 등교도 같이 하고 쉬는 시간 학원까지 다 같이 다니니까 거의 하루 종일을 걔랑 보냈는데 그러다 보니까 내 마음도 거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어 그날도 평소처럼 학교 마치고 학원 갔다가 자습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걔가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거임 평소에 공부도 잘하던 애라 같이 공부하면 좀 자극되고 그랬는데 걔가 그러니까 나도 공부가 안 되는 거야 그래서 걔한테 너 공부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뭐 사준다 하고 나왔음 근데 걔가 갑자기 내가 편의점 들어가려고 하니까 손목을 딱 잡더니 진짜 개진지한 표정 짓더니 그거 때문에 집중 안 되는 거 아니라고 하는 거임 난 또 당황해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걔가 나 때문에 공부 안 되는 거라고 그랬음 뭐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사귀게 됐음 (자세하게는 안 궁금할 것 같아서 - 얘기 들어보니까 얘는 중1 때부터 좋아했다 함) 진짜 매일매일을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냈고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다 알 정도로 붙어 다니고 서로를 너무 잘 알기도 하고 좋아하다 보니까 싸운 적도 없었고 진짜 예쁘게 3년 좀 넘게 만났음 근데 서로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살짝 위기가 오긴 했음 내가 댄스부를 했었는데 남자랑 좀 터치 있는 안무도 있었고 주말에도 연습한다고 자주 만나고 그랬는데 그게 걔 입장에서는 질투가 났나 봐 그래서 그걸 나한테 몇 번 말했었는데 처음에는 나도 알겠다고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게 좀 몇 번 지속되니까 나도 짜증이 나는 거야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공연 연습하고 이래야 되니까 만나는 건데 그래서 내가 그때 좀 뭐라 했음 내가 뭐 니 놔두고 다른 남자랑 만나겠냐 어쩔 수 없는 건데 니가 너무 나한테 집착하는 거 아니냐 3년이나 만났는데 못 믿는 거냐 진짜 짜증난다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걔한테는 그게 좀 상처였나 봐 그래서 걔도 막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불안하고 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방해되는 거 같다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내가 거기서 좀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 흐르려고 하길래 입술 깨물고 울음 참으면서 헤어지자고 했음 근데 걔는 또 내가 눈물 참는 거 바로 알아채고 바로 미안하다고 자기가 미친놈이었다 잘못했다고 그 말만 하지 말라고 이러면서 울먹이는데 (이때 우는 거 처음 봄) 내가 자존심 때문에 울면서 잡는 거 뿌리치고 됐어 나와 이러고 왔음 근데 얘가 나중에 연락이 와서 보니까 'ㅇㅇ아 아까 입술 피 나더라 이거 바르고 초콜릿 먹고 꼭 바로 자 나 같은 놈 때문에 잠 설쳐서 내일 네 예쁜 얼굴 붓는 거 싫어 진짜 미안해 끝까지 주제넘게 굴어서' 이렇게 온 거임 문 앞에는 초콜릿이랑 약 걸려있고... 진짜 그거 보자마자 미안해져서 몇 시간을 울었는데 걔 친구한테서 전화가 온 거임 받으니까 얘가 막 흥분한 목소리로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거 몰랐나 봄) 얘 좀 데려가라고 아까 축구하다가 어깨 다쳐서 피 나고 난리 났는데 말도 안 듣고 몇 시간째 여기 가만히 있다고 니가 좀 데려가라고 이러는 거야 근데 나는 지금 가면 또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서 못 간다고 미안하다고 너가 좀 잘 부축해줘 이러고 끊었음 그날 새벽 4시에 걔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2초 만에 끊기길래 다시 걸까 말까 하다가 그냥 안 걸고 잤음 다음 날 학교 가서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어깨 많이 다쳤는지 보호대 차고 있더라 근데 얘가 나 보고 움찔하더니 길 비켜주고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안녕 이랬는데 난 또 바보같이 서로를 위한 최선이라 생각하고 무시하고 지나쳤음 그리고 한 달 뒤에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음 우산이 없어서 아 어떡하지 이러고 있는데 저 복도 끝에서 걔가 걸어나옴 평소 같았으면 바보야 나랑 같이 쓰면 되지 이러고 지 어깨가 젖든 말든 우산 씌워 줬을텐데 입구에 서 있는 나 보고 그냥 지나쳐서 걸어감 나는 걔 뒷모습 안 보일 때까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가방 올리고 그냥 비 다 맞으면서 뛰어갔음 뛰면서 계속 ..예전 같았으면 감기 걸리면 어떡하냐면서 자기 옷 벗어서 나한테 씌워줬겠지 이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거야 그래서 집에 도착해서도 펑펑 울었음 그리고 몇 달 정도 더 지나서 졸업식 날이 됨 나도 가고 싶던 대학 붙었고 걔도 원래 축구를 하던 애였는데 스카우트 됐다는 소식이 들려서 ...잘됐네 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걔가 내 앞으로 옴 와서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살짝 웃으면서 대학 붙었다며 축하해 이러길래 나도 ..응 너도 스카우트 됐다며 잘 됐다 이러고 서로 잘 지내 이러고 헤어짐 집에 와서 졸업 앨범 보고 스토리 넘겨 보고 이러는데 걔 사진이 올라와 있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그 웃음 지으면서 진짜 그거 보자마자 또 울고.. 그렇게 잊어보려고 애쓰고 또 몇 년이 지나서 지금 스물셋이 됐어 이제 다 이겨냈지만 아직 걔랑 추억이 담긴 거리 지나가거나 노래 이런 걸 들으면 괜히 눈물 날 것 같고 심장 터질 것 같고 그러더라고 엊그제도 걔랑 추억이 담긴 거리 지나가면서 심장이 뜨거워지는데 저 멀리서 걔가 걸어 오는 게 보였음 4년 만에 봤지만 누가 봐도 걔인 거야 걔도 날 봤는지 서서히 걸음이 느려지더니 나 보자마자 ...진짜 ㅇㅇ이네 이러고 내가 좋아하던 그 웃음 지으면서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이러는데 또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거야 눈물 꾹 참으면서 응 그러게 오랜만이다 너는 잘 지냈어? 이랬는데 걔가 그거 보더니 또 눈치채고 ..진짜 바보냐 너는.. 잘 지냈냐고 물어보는 목소리가 왜 그래 이러면서 여기서 울면 사람들 다 쳐다보니까 일단 가자고 따뜻한 거 사줄게 이러고 끌고 갔음... 그렇게 가서 잘 지냈냐는 이야기 하고 그냥 뭐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손가락에 반지 있더라.. 그래서 물어봤는데 작년에 결혼했대 나한테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 못 했다고.. 나는 걔 잊으려고 소개팅도 나가보고 남자 만나려고 노력해봐도 걔랑 비교돼서 아무도 못 만났는데.. 걔는 또 나 보고 나중에 정말 우연히 마주치면 그 때는 네 옆에도 너만 봐주는 좋은 사람 꼭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고 하.. 그냥 뭐.. 그랬다고.. 첫사랑이기도 하지만 20년 넘게 친구였는데 그냥 다 잃은 것 같아서.. 근데 또 걔가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거 들으니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너무 이기적이다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제는 진짜 보내 줘야겠지 앞으로도 계속 잘 살았으면 좋겠다 .....
내가 글 진짜 좀 못 썼는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그냥 뭐 그런 썰이 있었다 이거야 엊그제 만나서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풀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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