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직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자면
철판을 기준에 맞게 펴거나 원하는 곡률을 주는 기술이라고 하면 될 거 같아요.
아마.. 15살 즈음일 거예요.
목포 옆 대불단지에 있는 아주 곡직 회사에 입사했고
2007년? 까지 군복무 대신 공장을 다닌 것을 제외하면 한 회사에서 곡직만 했습니다.
금융 위기가 찾아와 수많은 조선소 기공들이 일자리를 잃을 때, 그때 저도 조선소를 떠났어요.
기존 회사가 사라지고 다른 회사에서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 내몰리다 사고를 당했거든요.
그래서 조선소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몸은 떠났는데, 마음은 곡직을 못 놓겠더라고요.
18년이 넘는 세월동안 술에 취하면 곡직 이야기만 했습니다.
그만큼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러다 그 염원이 울산 현대중공업에 닿았는지
25년 6월 곡직사로 입사하게 됐어요.
인력난 덕분이지만 제 목표 세개 중 하나는 이루게 됐어요.
어렸을 때 제 꿈? 제 목표는 이렇습니다.
1. 세계 최고의 곡직사가 되자.
2. 그 어디에도 없는 곡직 교육자료를 만들고 기술 교육원에서 곡직 기술을 가르칠 수 있게 하자.
3. 조선 1번지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자.
음 회사 생활..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100명 정도의 인원 중, 곡직 기공은 저 하나였어요.
이건 정확하지 않지만 이 회사에 입사할 때
현대 중공업 입사 안전 교육을 받았거든요.
그때 강사분이 현장에 곡직사는 150명 중 한 명 있을까 말까 하고 교육 받는 사람들 기준, 300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 한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군입니다.
대신 기술만 받쳐준다면 최대 4명분의 몫을 혼자서 해내는 직업군이에요.
다시 회사 생활로 이어가자면..
제가 회사 생활, 사회생활을 못해요.
이번에 그만둔 이유는 사내정치와 물량감소 때문입니다.
저의 팀 팀장님이 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아, 저보다 일주일 전에 퇴사했고
팀장님이 퇴사한 뒤, 소장의 갈굼이 저를 향해서
저도 퇴사했습니다.
잠깐 이야기했지만 곡직이라는 공정 자체가 어느정도 실력이 있다면 여러명의 몫을 혼자 해내는 직업군이에요.
그러다 팀장님이 제 기술에 먼저 확신을 가졌고
함께 새로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었어요.
대신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제 옆에 항상 취부 기공 형님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부분도 살짝 설명하자면
심하게 일그러진 철판이 하나 있습니다.
곡직으로는 못 잡는다는 데이터가 수십년간 쌓여온 철판
기존대로라면 그 철판을 뜯어낸 뒤 새로운 철판을 붙이는 리뉴작업을 진행하거든요.
우선 해당 철판과 같은 성질, 두께를 가진 철판을 신청합니다.
그 철판이 오기까지 2~3일, 새 철판이 도착하면 불량 철판을 뜯어내고 새 철판을 취부사가 살짝 붙여 놓습니다.
그 뒤 용접사가 붙어서 철판을 앞뒤로 용접해요.
그 다음 용접 범위에 따라 사상공이 투입될지, 용접사가 사상까지 처리할지 정해서 처리하고 새로 붙인 철판의 상태에 따라 곡직사가 다시 붙기도 안 붙기도 합니다.
대기 시간도 길고, 작업 시간은 하루나 그 이상, 거기에 인원도 많이 투입되는 철판을
제가 40분에서 2시간 안에 잡는다면 안 해볼 이유가 없잖아요.
혹시나 제가 못 잡을 수 있으니 최후의 보루로 취부사가 저의 보조 역할을 해주라는 게 팀장님의 지시, 판단이었어요.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소장은 기가 찰 노릇이죠.
저보다 단가 높은 기공이, 맨날 제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팀장이 퇴사한 뒤, 소장이 저를 갈군 거 같아요.
곡직사가 판단이 안 서니, 기술이 없으니 고단가의 취부사가 매일 붙어있다. 판단 안 서는 곡직사는 필요 없다.
라고.. 사람들 앞에서 15분 동안 구박하셨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퇴사했어요.
그렇게 반년을 버텨야 소장 사람으로 인정받는다길래..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지금은 다시 곡직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님이 말했듯이 입사 안전교육을 300명 중 한 명 받을까 말까 하는 곡직, 일자리를 구하는 건 너무 어렵네요.
그러면 제가 왜 이 기술을 유튜브에 공개하려고 하는지
공개하기 전, 무엇이 걱정인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루지 못한 목표 두개,
어른이 되서 보니까 하난 불가능할 거 같고
하난 너무 오래 걸려서 시기를 놓친 거 같아요.
우선 기술 교육원에 곡직이 없는 이유
배울 사람이 없어요.
취부사나 용접사는 현장에 수십명씩 필요한데 곡직사는 1명 이잖아요.
대기업에서 교육 인프라에 비용을 투자하느니 현장에서 도제식 교육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 세계 최고의 곡직사라는 꿈만 남았는데..
곡직을 가지고 남들이랑 비교 안 한지는 오래 됐습니다.
제가 세운 목표를 하나 둘 이루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거든요.
딱 하나 해결 못 한 숙제가 있는데 그건.. 마르텐사이트
검색하면 다 나오지만 설명 잠깐 할게요.
마르텐사이트가 형성되면 그 부분은 철판의 성질이 변해서 잘 깨집니다. 기존 철판은 충격을 받으면 휘거나 형태만 변형되면서 버티지만 곡직 후 마르텐사이트가 형성된 부분은 충격을 받으면 잘 깨집니다.
부서(기업)에서 민감하게 보는 마르텐사이트 형성,
복귀 후 6개월 정도 일하면서 이제 막 연구 시작해서..
어느정도 해답이 나왔어요.
그런데..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막거나 줄이는 기술을 전파해서
외형도 철판 품질도 우수한 결과물을 내놓겠다?
과연 기존 기술자들이 말을 들을까요?
기술 교육원이 없고 기술이 메뉴얼화되지 않은 지금
기존 곡직 기술자들의 권위는 하늘을 찌릅니다.
다들 마르텐사이트 형성 따위엔 관심이 없어요.
부서에서 말하면 다들 니가 와서 해봐라 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서는 프로세스를 바꾸려 할 거 같아요.
30년 숙련공이던 6개월 입문자던 같은 장비로 같은 시간,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게.. 표준화? 라고 하면 될지..
베테랑을 만들어내는 것 보다 말 잘 드는 기계를 만들어 버튼만 누르면 되는 세상이 곧 펼쳐질 거예요.
외국에서는 이미 진행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곡직을 계속 한다면 새로 도입되는 장비의 버튼을 누르게 되겠죠
.
기술을 공개해 첫 메뉴얼화의 꿈이라도 이루면 좋겠지만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이걸 기업에서 알아버려서 기존 기술자들 공수가 줄어드는 게 우선 걱정이고
[품질, 속도(2~4배?) 둘 다 대폭 개선]
조선 강국 중, 라이벌은 아니지만 그런 국가가 있어서..
거기서 볼까봐 걱정이에요.
유튜브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수익보단 곡직 기술의 첫 메뉴얼화가 목표입니다.
곡직 논문은 많은데 실무 경험이 포함된 논문은 아직 없어요.
우선 한국에 노출은 최대한 숨기면서(기존 기술자들 공수 보장)
사우디와 미국을 상대로 교육 자료을 만들 생각이에요.
그런데 사우디는 13년째 그 국가와 우호관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첫 메뉴얼화만 보고 달릴까요?
곡직 메뉴얼화, 시각화를 위해
투자한 시간만 25년 정도 되고
파워포인트, 블랜더3D, 영상편집(파컷) 중
블렌더 3D 빼고 마스터했습니다.
최근 파워포인트에서 블렌더로 갈아타고 있는 중이에요.
노력 많이 했어요.
그래서 뭐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 추가내용 ==========
우선 응원해주셔서, 좋은 의견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적은 글을 보니 오해하실만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더 추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곡직은 배울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효율 때문에 교육 인프라에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 기준으로 취부/용접사가 60~70명일 때 곡직사는 저 혼자, 단 1명 뿐이었습니다.
사상, 마킹, 철목 등을 다 포함하면 100:1, 곡직사 비율이 1%밖에 안 되죠.
대기업에서 교육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 하는?, 안 하는 이유는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대기업 입장을 생각해 봤을 때
취부 30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 용접 30명을 위한,
사상 30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은 회사에서 할만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곡직 1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곡직은 메뉴얼화가 안 되어 있어
교육과정이나 교육이 끝나고 난 뒤 숙련될 때까지 다른 공정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금은 되어 있습니다. 그 메뉴얼에 실무 노하우가 안 녹아 있을 뿐)
도제식 교육, 기술의 사유화로 인해
현재는 “감”에 의존한 기술이 되어버렸습니다.
단 1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른 공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여기서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세번째
책임 소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숙련된 곡직사 한 명은, 공정의 차이로 인해 다른 직종 3명분의 역할을 추가로 해냅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곡직사가 실수, 실패하는 순간
곡직사 포함 4명분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첫 실수 후,
추가 작업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검사 일정은 최소 3~4일 딜레이되는데..
그런데 그걸 또 사고 치고,
또 사고치신 30년 경력의 곡직사 한분이 계셨다고 합니다.
23일 동안 추가 인건비만 2000만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기존 곡직사 어르신이 자존심 상해 할까봐
며칠동안 어르신 퇴근 후 다른 업체에서 곡직사 지원을 받았는데
15년 되신 분도, 40년 되신 분도 모두 똑같이 사고를 치셨다고 합니다..
경력이 수십년 되신 분들도 이렇게 사고를 치시는데
교육 과정을 이수한 새내기 곡직사가 실수를 하게 되면,
누가 책임 지느냐.. 이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인 거 같아요.
곡직이라는 기술은 철판이 얇아질수록 꼭 필요합니다.
기능적인 부분에는 영향을 덜 주지만 외관의 미는 곡직에 의해서 차이가 나거든요.
하지만 오래전부터 마르텐사이트 형성(잘 깨짐) 때문에 말이 많아요.
저 역시도 아직까지는 “예쁘지만 잘 깨지는 철판” 으로 곡직을 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남들보다 덜 깨지고, 남들보다 많이 예쁘게 많이 빠르게 잡음! 이정도 차이만 있습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막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상태를 봤을땐.. 그게 바로 장비 도입이죠.
제가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가, 장비 도입을 막고 싶은 거구요.
이 기술을 해외에 먼저 전파하려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과연 해외에서 지금 당장 조선소를 가동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도 하지 않는 곡직 기술의 메뉴얼화, 곡직 숙련공 양성에 투자를 할 것인가,
버튼 딸깍 누르면 30년이던 6개월이던 같은 결과를 내놓는 장비에 투자를 할 것인가.
해외 조선소가 장비를 투입해서 “마르텐사이트” 를 막게 되면
그 다음은 국내 조선소가 장비를 투입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위가 하늘을 찌르는 곡직사를 쓸 것인가 .
말 잘 듣는 기계를 쓸 것인가.
정답은 이미 정해져있죠.
그래서 해외 조선소 장비 투입을 막고 싶은 거고.
아! 그런데 장비도 23일 동안 2000만원 날린 그 철판은 못 잡습니다.
그 철판은 무조건 사람이 작업해야 해요.
또 이러한 철판, 곡률을 줘야하는 철판에 한해서 마르텐사이트는 못 막습니다.
진짜 막고 싶으면 방법이 있긴 하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 생산 공정에 투자를 해야 하고
생산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거예요.
저의 교육 자료에는 왜 의도치 않은 변형(오작)이 일어나는지와
왜 지금까지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못 막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로 들어있습니다.
저만 아는 기술을 유튜브에 공개하는 거 어떨까요?
곡직 이란 기술입니다.
곡직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자면
철판을 기준에 맞게 펴거나 원하는 곡률을 주는 기술이라고 하면 될 거 같아요.
아마.. 15살 즈음일 거예요.
목포 옆 대불단지에 있는 아주 곡직 회사에 입사했고
2007년? 까지 군복무 대신 공장을 다닌 것을 제외하면 한 회사에서 곡직만 했습니다.
금융 위기가 찾아와 수많은 조선소 기공들이 일자리를 잃을 때, 그때 저도 조선소를 떠났어요.
기존 회사가 사라지고 다른 회사에서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 내몰리다 사고를 당했거든요.
그래서 조선소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몸은 떠났는데, 마음은 곡직을 못 놓겠더라고요.
18년이 넘는 세월동안 술에 취하면 곡직 이야기만 했습니다.
그만큼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러다 그 염원이 울산 현대중공업에 닿았는지
25년 6월 곡직사로 입사하게 됐어요.
인력난 덕분이지만 제 목표 세개 중 하나는 이루게 됐어요.
어렸을 때 제 꿈? 제 목표는 이렇습니다.
1. 세계 최고의 곡직사가 되자.
2. 그 어디에도 없는 곡직 교육자료를 만들고 기술 교육원에서 곡직 기술을 가르칠 수 있게 하자.
3. 조선 1번지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자.
음 회사 생활..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100명 정도의 인원 중, 곡직 기공은 저 하나였어요.
이건 정확하지 않지만 이 회사에 입사할 때
현대 중공업 입사 안전 교육을 받았거든요.
그때 강사분이 현장에 곡직사는 150명 중 한 명 있을까 말까 하고 교육 받는 사람들 기준, 300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 한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은 직업군입니다.
대신 기술만 받쳐준다면 최대 4명분의 몫을 혼자서 해내는 직업군이에요.
다시 회사 생활로 이어가자면..
제가 회사 생활, 사회생활을 못해요.
이번에 그만둔 이유는 사내정치와 물량감소 때문입니다.
저의 팀 팀장님이 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아, 저보다 일주일 전에 퇴사했고
팀장님이 퇴사한 뒤, 소장의 갈굼이 저를 향해서
저도 퇴사했습니다.
잠깐 이야기했지만 곡직이라는 공정 자체가 어느정도 실력이 있다면 여러명의 몫을 혼자 해내는 직업군이에요.
그러다 팀장님이 제 기술에 먼저 확신을 가졌고
함께 새로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었어요.
대신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제 옆에 항상 취부 기공 형님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부분도 살짝 설명하자면
심하게 일그러진 철판이 하나 있습니다.
곡직으로는 못 잡는다는 데이터가 수십년간 쌓여온 철판
기존대로라면 그 철판을 뜯어낸 뒤 새로운 철판을 붙이는 리뉴작업을 진행하거든요.
우선 해당 철판과 같은 성질, 두께를 가진 철판을 신청합니다.
그 철판이 오기까지 2~3일, 새 철판이 도착하면 불량 철판을 뜯어내고 새 철판을 취부사가 살짝 붙여 놓습니다.
그 뒤 용접사가 붙어서 철판을 앞뒤로 용접해요.
그 다음 용접 범위에 따라 사상공이 투입될지, 용접사가 사상까지 처리할지 정해서 처리하고 새로 붙인 철판의 상태에 따라 곡직사가 다시 붙기도 안 붙기도 합니다.
대기 시간도 길고, 작업 시간은 하루나 그 이상, 거기에 인원도 많이 투입되는 철판을
제가 40분에서 2시간 안에 잡는다면 안 해볼 이유가 없잖아요.
혹시나 제가 못 잡을 수 있으니 최후의 보루로 취부사가 저의 보조 역할을 해주라는 게 팀장님의 지시, 판단이었어요.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소장은 기가 찰 노릇이죠.
저보다 단가 높은 기공이, 맨날 제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팀장이 퇴사한 뒤, 소장이 저를 갈군 거 같아요.
곡직사가 판단이 안 서니, 기술이 없으니 고단가의 취부사가 매일 붙어있다. 판단 안 서는 곡직사는 필요 없다.
라고.. 사람들 앞에서 15분 동안 구박하셨습니다.
이해는 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퇴사했어요.
그렇게 반년을 버텨야 소장 사람으로 인정받는다길래..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지금은 다시 곡직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님이 말했듯이 입사 안전교육을 300명 중 한 명 받을까 말까 하는 곡직, 일자리를 구하는 건 너무 어렵네요.
그러면 제가 왜 이 기술을 유튜브에 공개하려고 하는지
공개하기 전, 무엇이 걱정인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루지 못한 목표 두개,
어른이 되서 보니까 하난 불가능할 거 같고
하난 너무 오래 걸려서 시기를 놓친 거 같아요.
우선 기술 교육원에 곡직이 없는 이유
배울 사람이 없어요.
취부사나 용접사는 현장에 수십명씩 필요한데 곡직사는 1명 이잖아요.
대기업에서 교육 인프라에 비용을 투자하느니 현장에서 도제식 교육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 세계 최고의 곡직사라는 꿈만 남았는데..
곡직을 가지고 남들이랑 비교 안 한지는 오래 됐습니다.
제가 세운 목표를 하나 둘 이루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거든요.
딱 하나 해결 못 한 숙제가 있는데 그건.. 마르텐사이트
검색하면 다 나오지만 설명 잠깐 할게요.
마르텐사이트가 형성되면 그 부분은 철판의 성질이 변해서 잘 깨집니다. 기존 철판은 충격을 받으면 휘거나 형태만 변형되면서 버티지만 곡직 후 마르텐사이트가 형성된 부분은 충격을 받으면 잘 깨집니다.
부서(기업)에서 민감하게 보는 마르텐사이트 형성,
복귀 후 6개월 정도 일하면서 이제 막 연구 시작해서..
어느정도 해답이 나왔어요.
그런데..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막거나 줄이는 기술을 전파해서
외형도 철판 품질도 우수한 결과물을 내놓겠다?
과연 기존 기술자들이 말을 들을까요?
기술 교육원이 없고 기술이 메뉴얼화되지 않은 지금
기존 곡직 기술자들의 권위는 하늘을 찌릅니다.
다들 마르텐사이트 형성 따위엔 관심이 없어요.
부서에서 말하면 다들 니가 와서 해봐라 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서는 프로세스를 바꾸려 할 거 같아요.
30년 숙련공이던 6개월 입문자던 같은 장비로 같은 시간,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게.. 표준화? 라고 하면 될지..
베테랑을 만들어내는 것 보다 말 잘 드는 기계를 만들어 버튼만 누르면 되는 세상이 곧 펼쳐질 거예요.
외국에서는 이미 진행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곡직을 계속 한다면 새로 도입되는 장비의 버튼을 누르게 되겠죠
.
기술을 공개해 첫 메뉴얼화의 꿈이라도 이루면 좋겠지만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이걸 기업에서 알아버려서 기존 기술자들 공수가 줄어드는 게 우선 걱정이고
[품질, 속도(2~4배?) 둘 다 대폭 개선]
조선 강국 중, 라이벌은 아니지만 그런 국가가 있어서..
거기서 볼까봐 걱정이에요.
유튜브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수익보단 곡직 기술의 첫 메뉴얼화가 목표입니다.
곡직 논문은 많은데 실무 경험이 포함된 논문은 아직 없어요.
우선 한국에 노출은 최대한 숨기면서(기존 기술자들 공수 보장)
사우디와 미국을 상대로 교육 자료을 만들 생각이에요.
그런데 사우디는 13년째 그 국가와 우호관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첫 메뉴얼화만 보고 달릴까요?
곡직 메뉴얼화, 시각화를 위해
투자한 시간만 25년 정도 되고
파워포인트, 블랜더3D, 영상편집(파컷) 중
블렌더 3D 빼고 마스터했습니다.
최근 파워포인트에서 블렌더로 갈아타고 있는 중이에요.
노력 많이 했어요.
그래서 뭐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 추가내용 ==========
우선 응원해주셔서, 좋은 의견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적은 글을 보니 오해하실만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더 추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곡직은 배울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효율 때문에 교육 인프라에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 기준으로 취부/용접사가 60~70명일 때 곡직사는 저 혼자, 단 1명 뿐이었습니다.
사상, 마킹, 철목 등을 다 포함하면 100:1, 곡직사 비율이 1%밖에 안 되죠.
대기업에서 교육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 하는?, 안 하는 이유는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대기업 입장을 생각해 봤을 때
취부 30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 용접 30명을 위한,
사상 30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은 회사에서 할만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곡직 1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곡직은 메뉴얼화가 안 되어 있어
교육과정이나 교육이 끝나고 난 뒤 숙련될 때까지 다른 공정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금은 되어 있습니다. 그 메뉴얼에 실무 노하우가 안 녹아 있을 뿐)
도제식 교육, 기술의 사유화로 인해
현재는 “감”에 의존한 기술이 되어버렸습니다.
단 1명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른 공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여기서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세번째
책임 소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숙련된 곡직사 한 명은, 공정의 차이로 인해 다른 직종 3명분의 역할을 추가로 해냅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곡직사가 실수, 실패하는 순간
곡직사 포함 4명분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게 됩니다.
첫 실수 후,
추가 작업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검사 일정은 최소 3~4일 딜레이되는데..
그런데 그걸 또 사고 치고,
또 사고치신 30년 경력의 곡직사 한분이 계셨다고 합니다.
23일 동안 추가 인건비만 2000만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기존 곡직사 어르신이 자존심 상해 할까봐
며칠동안 어르신 퇴근 후 다른 업체에서 곡직사 지원을 받았는데
15년 되신 분도, 40년 되신 분도 모두 똑같이 사고를 치셨다고 합니다..
경력이 수십년 되신 분들도 이렇게 사고를 치시는데
교육 과정을 이수한 새내기 곡직사가 실수를 하게 되면,
누가 책임 지느냐.. 이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인 거 같아요.
곡직이라는 기술은 철판이 얇아질수록 꼭 필요합니다.
기능적인 부분에는 영향을 덜 주지만 외관의 미는 곡직에 의해서 차이가 나거든요.
하지만 오래전부터 마르텐사이트 형성(잘 깨짐) 때문에 말이 많아요.
저 역시도 아직까지는 “예쁘지만 잘 깨지는 철판” 으로 곡직을 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남들보다 덜 깨지고, 남들보다 많이 예쁘게 많이 빠르게 잡음! 이정도 차이만 있습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막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상태를 봤을땐.. 그게 바로 장비 도입이죠.
제가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가, 장비 도입을 막고 싶은 거구요.
이 기술을 해외에 먼저 전파하려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과연 해외에서 지금 당장 조선소를 가동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도 하지 않는 곡직 기술의 메뉴얼화, 곡직 숙련공 양성에 투자를 할 것인가,
버튼 딸깍 누르면 30년이던 6개월이던 같은 결과를 내놓는 장비에 투자를 할 것인가.
해외 조선소가 장비를 투입해서 “마르텐사이트” 를 막게 되면
그 다음은 국내 조선소가 장비를 투입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위가 하늘을 찌르는 곡직사를 쓸 것인가 .
말 잘 듣는 기계를 쓸 것인가.
정답은 이미 정해져있죠.
그래서 해외 조선소 장비 투입을 막고 싶은 거고.
아! 그런데 장비도 23일 동안 2000만원 날린 그 철판은 못 잡습니다.
그 철판은 무조건 사람이 작업해야 해요.
또 이러한 철판, 곡률을 줘야하는 철판에 한해서 마르텐사이트는 못 막습니다.
진짜 막고 싶으면 방법이 있긴 하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 생산 공정에 투자를 해야 하고
생산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거예요.
저의 교육 자료에는 왜 의도치 않은 변형(오작)이 일어나는지와
왜 지금까지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못 막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로 들어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자신이 없는 건..
답글로 달아주신 그 냉정한 사회의 시선에 저 또한 깊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인 거 같네요.
다시 한번 뒤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