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설거지 때문에 다퉜어요

김간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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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혼 3달 차인데 설거지 문제로 다퉜습니다.
최대한 읽기 편하게 써보겠으나 길어져도 양해 부탁 드려요.

남편 저 번갈아가며 설거지를 하는데 남편이 매번 설거지한 후에 수세미를 싱크대 바닥에 둡니다. 수세미 거치대가 손 닿는 데에 있는데도 걸어두질 못해요(?)

이미 여러 번(세지 못하겠습니다) 말하고 부탁을 해왔던 문제예요. 위생적으로 안 좋으니 물기 짜서 걸어 달라고요..
그럴 때마다 반항기가 눈에 돌아요. 엄마한테 잔소리 듣는 중학생 남자애 마냥.. 알겠다고는 해요

그래도 제가 요리했으니 설거지는 본인이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인걸 알아서 그거라도 어디냐 싶어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설거지 후에는 제가 주위 튄 물기제거, 식기자리정리, 수세미 물기 짜서 거치대 걸어놓기 등 뒷정리를 해요. 여기까진 불만 없고요.

그러다 며칠 전 굴국을 끓였는데, 굴세척에 쓴 스테인리스볼을 남편이 설거지하고선 또 수세미를 싱크대 바닥에 두었더라고요.
굴 불순물이 거뭇거뭇 묻어있어서 못쓰겠다 싶어, 새 수세미를 까서 거치대 걸어놓고 외출준비 다 한 상황이라 더러운 수세미는 어떻게 처치하지 못하고 급히 나갔다 들어왔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남편이 또 설거지를 한 모양인데 새 수세미는 싱크대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아까 못 버린 더러운 수세미가 거치대에 올려져 있는 거예요.

설마 해서 물어봤더니 어떤 수세미를 썼는지 모르겠답니다.(만져보니 새 수세미는 물기가 없고 딱딱함)
굴 불순물로 열심히 문지른 거죠..
그간 받은 스트레스가 정말 한꺼번에 폭발하는 게 느껴지더군요.

결혼 후에 정말 사소한 걸로 많이 싸워 온터라 제가 여기서 어떤 반응을 보이냐에 따라 싸움으로 번질지, 해프닝으로 끝날지 너무 알아요.

전 그냥 아무 말없이 건조대에 올려진 식기부터 수저 모조리 다시 설거지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안방에 가니 침대 누워 폰보고 있던 남편이, 자기가 잘못해서 그렇게 설거지를 다시 하냐고 묻길래
어떤 수세미를 썼는지 모른다 하길래 버리려던 수세미로 했을 수도 있으니 다시 한 거다.라고 했어요

그렇게 다시 해버리면 자기가 뭐가 되네요.
본인 눈치 주는 거래요
저보고 방식이 잘못 됐대요
하아
한마디 묻거나 따지지도 않았는데 도리어 저보고 뭐라 하는데 그 순간 정말 머리가 차갑게 식는다는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앞으로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는 됐는데,

이런저런 일들로 감정이 상하고 실망하고 속 터지고 하다 보니 내 눈에 제일 멋있던 남자가 이렇게 등싄같아 보일 수 있나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하며, 가르쳐 주면 잔소리한다고 욕먹고
말하는 방식, 말투가 맘에 안 든다며 욕먹고
입 다물고 있으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욕먹고

보통의 남편인 건가요?
아니면 제 결혼 망한 건가요..
신혼 때는 저희 같았다가 지금은 안 그러신 남편 분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