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아이 1명 있는 부부입니다.
설명하기 전에 말씀드리자면 각 가족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시댁은 대가족 모여서 윷놀이, 노래방 기계로 노래하기, 낮부터 저녁까지 앉은자리에서 술마시며 이야기하는거 좋아하는 분위기
명절 전날 아침이나 점심먹을 때 쯤 전부치러 가서 다 부치고 저녁까지 다 먹고 옴
명절 당일날 차례 지내야되니까 아침 일찍부터 가서 저녁에 온가족 들락날락거릴 때마다 맞이하고 저녁 10시쯤 되서야 남편이 내 눈치보고 집에 같이 옴
(참고로 우리가 간다고 해서 자리 파하는게 아니라 다음날 들어보면 새벽 2~3시까지 놀았다고 함)
친정은 밥 먹기가 무섭게 얼른 가서 쉬어라 하는 분위기, 놀이X, 명절도 명절 당일이나 전날 저녁에만 잠깐 식사 한 끼 하고 그 외의 시간은 철저히 각자만의 시간 보내는 분위기
역시 이번에 설날이 다가오니 예민해지더군요.
이 와중에 남편이 명절 전에 며느리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을 가져왔어요.
이번에는 차례를 안지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확정은 아니었고, 그 후로 며칠이 지나서 차례 안지내기로 확정났대요.
그래서 "그렇구나" 했어요.
너무 대놓고 좋아하면 안되니까요.
이번에 명절이 16 (명절전날) / 17 (명절당일) / 18 (공휴일) 이였잖아요.
남편이 15일에 영화를 보고 싶대요.
시댁에 맡기고 영화를 보러 가쟤요.
그럼 좋지 오후 2시로 예매하쟤요.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15일 일요일에 영화를 보기 위해 맡겨야 하니까 시댁에 10시부터 갔어요.
그리고 나서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러 1시에 나섰어요.
영화가 끝나고 4시에 시댁에 왔더니 자연스럽게 저녁을 먹게되는 분위기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었어요.
저녁이야 먹으면 되지 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또 시아버지랑 술 마시느라고 7시가 지나도록 안일어나는거에요.
8시까지 기다렸다가 (아이랑 시어머니랑 저랑 셋이서 놀다가) 눈치가 있는지 일어났어요.
그래서 그때 집에 오면서 드는 생각이
아, 남편은 처음부터 점심 먹고 저녁까지 먹고 올 생각이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명절 전날 (16일 월요일)이 되었어요.
이번에는 차례를 안지내는데, 시누이들이 16일에 오기로 해서 시댁 가쟤요.
아침 10시까지 오래요.
저녁까지 술마셔야되니까.
그 때부터 화가 슬슬 나서, 그럼 설날 당일에는 가, 안가? 물어봤더니 안간대요.
나 : 누나들 16일(명절 전날)에 오면, 15일(일요일)에는 시댁에 왜 간거야?
남편 : 일요일에는 영화보려고 갔지. 여보도 영화보고 재밌다고 했잖아.
나 : 영화를 위해서 시댁에 갔다고? 영화만 본게 아니라 점심 저녁까지 먹고 왔잖아. 명절이 바로 다음날인데 왜 그렇게 일정을 짠거야?
남편 : 영화보러도 못가? 같이 가서 즐거웠으면 된거 아니야?
나 : 명절이 곧 다가오는데, 왜 하필 15일 (일요일)이었어야 했어?
남편 : 그럼 다른 날이었으면 보러 갔을거야?
나 : 어, 안그래도 명절 앞두고 예민한데 왜 그렇게 하는거야? 명절 당일에는 그럼 차례 안지낸다고 했으니까 안가는거야?
남편 : 안간다니까. 명절 당일에 안하기로 했어. 근데 왜 잘 놀고 들어와서 집에와서 엄한 분위기 조성해서 나를 눈치보게 만들어?
나 : 짜증나니까. 왜 이렇게 연달아 3일 연속으로 가야 해? 저번 추석 때도 이모 온다고 해서 또 갔잖아. 왜 내가 다른 사람들 일정에 맞춰야하냐고.
남편 : 명절이니까 다 모일 수 있는거잖아. 가기 싫으면 안간다고 하면 되잖아.
나 : 이게 안갈 분위기야? 여보가 먼저 그렇게 일정을 잡는데 나 안가요 이래?
남편 : 화나네. 나를 제발 이런걸로 눈치보게 하지 마.
나 : 여보, 나 그냥 내일 (시누이 모이기로 한 날) 안가.
그러고 자리에서 일어났거든요.
16일 (명절 전날)이 되었어요.
안가기로 맘 먹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대뜸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어. 그러고 아무 반응도 안하고, 아이랑 같이 나갈 채비를 해서 나와서 키즈카페 가서 하루종일 놀고 왔어요.
그 와중에 남편은 저희 친정가서 과일이랑 세뱃돈을 놓고 갔대요.
친정 엄마가 저녁 7시쯤 전화와서 그러더라구요.
나 : 엄마, 나 서방이랑 싸웠어. 시댁 안가니까 그런 줄 알아. 내일 엄마 집에도 나랑 아이랑 둘만 갈거야.
엄마 ; 무슨 일인데?
나 : (엄마한테 다 이야기 함)
엄마 : (가만히 다 듣더니) 속상했겠네. 그래도 어른들한테는 그러는거 아니야, 지금이라도 다녀와.
해서 마음이 약해져서 저녁 8시쯤 시댁에 갔어요.
갔더니 역시나 온 가족이 모여 술 마시고 있더라구요.
그래도 웃 어른들한테는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어요.
별말없이 안아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같이 시간 보내고, 저녁 10시쯤 아이, 남편, 저 집으로 출발해서 집에와서 씻고 누워 잤어요.
17일 (명절 당일)이 되었어요.
남편은 이번엔 차례 안지낸다고 안가도 된다고 하더니,시아버지랑 시어머니는 그래도 당일에는 와서 세배해야지 하시더라구요.
당일엔 친정에서 점심먹기로 해서, 남편이 무슨 일인지 처음으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친정 가쟤요.
(7년만에 처음 있는 일)
같이 명절 음식 먹고나서, 남편은 전날 저 때문에 속상했는지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속도 안좋고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하길래
친정에서 재우고, 아이랑 엄마랑 저랑 셋이 나와서 세뱃돈 받은 기념 아이 장난감 사러 다녀왔어요.
그리고 나서 오후 3시쯤 떡국 차려먹고 오후 4시쯤 집을 나섰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그래도 당일이니까 시댁 다녀오래요.
너무 화가나지만 어떡해요.
어른들 생각이 그렇다는데.
남편이 상황을 다 지켜보더니 " 그냥 가서 인사만 드리고 오자" 하네요.
어차피 나도 저녁에 친구들이랑 약속 잡아놨으니까, 딱 인사만 하고 세뱃돈만 받고 오자.
정말 이렇게 이야기 했어요.
그래서 시댁으로 출발했어요.
시댁 갔더니 시누이들, 시부모님, 외갓집 사람들 다 와서 있었어요.
세배하러 왔다고 하고 세배했어요.
저녁을 먹고가래요.
남편이 어쩔 줄 모르는 척(?) 인지 어쩔 줄 몰라하더니
결국 자기 친구들과의 약속을 깨고, 시댁에 남더라구요.
남편 : 그냥 저녁만 먹고 가자.
나 : ;;어..
저녁 먹고 역시나 술판이 벌어져서 또 저녁 10시까지 술을 먹다가 집에 출발했어요.
다른 식구들은 당연히 계속 술을 마시고요.
그나마 남편이 제 눈치봐서 10시에 나온게 일찍 나온거에요.
너무 열받았지만 좋은게 좋은거지, 세뱃돈 받았으니까.
좋은 마음 먹자. 하고 지나갔어요.
그리고 어제. 참았던 분이 터졌어요.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제가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너무 화가나서 책을 던지고 책상을 주먹으로 치고, 화가 안풀려서 다시 책 주워와서 던지고 그러고 있는거에요.
그날 저녁에 퇴근하고 온 남편이 분위기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남편 :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나 : 어, 도저히 화나서 못살겠어.
남편 : 왜? 뭔데?
나 : 셀 수 없이 많아. 명절 당일날 안간다면서 왜 간거야?
남편 : 여보, 나는 맹세하는데 당일날 진짜 갈 생각 없었어.
나 : 결국 갔잖아. 시부모님이 오라고 해서 갔잖아.
남편 : 그럼 며느리로써의 도리는 해야 하니깐 간거지.
나 : 그럼 여보가 안가기로 마음 먹었어도 갔어야 했다는 거잖아. 그럼 조율을 못해? 일요일엔 도대체 영화보러 왜갔던거야?
남편 : 정말 난 명절 당일에 아예 갈 생각 없었고, 영화는 진짜 보고싶어서 간거야.
나 : 명절 당일날에 어르신들 생각이 와야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면 일요일에 영화를 보러가지 말았어야지. 여보가 당일날 안간다고 생각한거랑, 어른들이 생각하는거랑 다르잖아. 나는 안가려고 했다고 이야기해봤자 어차피 갔었어야 했던거잖아.
남편 : 화 좀 가라앉혀. 그건 며느리로써의 도리를 하러 간거고, 내 생각은 그랬어.
나 : 아니 일정 조율을 좀 잘 하라고!!! 왜 항상 내가 희생당해야 해? 여보가 시댁 가고싶으면 혼자 가. 왜 항상 나를 거기에 끌어들이냐고. 당연히 가야되는 분위기 조성하지 말라고. 혼자 가라고 제발!!!!!
어제 친정에 7년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래 있어봤지, 어땠어?
남편 : 불편하긴 했지.
나 : 그럼 나는? 난 매번 시댁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다왔는데 나도 불편했겠지?
남편 : 여보는 그래도 편하게 잘 앉아있고 하잖아.
나 : 아니 여보가 친정 불편하듯이, 나도 시댁 매번 불편하다고. 아무리 어르신들이 좋아도, 그냥 가는거 자체로 불편한거라고.
남편 ; 안되겠다. 오늘은 그만 이야기하자.
말을 도대체 왜 못알아 들을까요?
쓰다보니 또 화가 나네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명절마다 너무 지치네요.
제가 너무 예민한걸까요?
화를 이렇게 내니까 남편이 저만 바뀌면 된대요.
마음을 좋게 먹으면 된대요.
책을 읽어보래요. 그럼 좀 나아질 거래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원인이 넌데, 내가 왜 책을 읽어야 해? 했어요.
참고로 명절과는 별도로 시댁/친정이랑 가까운 거리에 살기 때문에 시댁에 한달에 2번씩은 꼭 방문합니다
(이마저도 일주일에 한번에서 싸워서 그나마 줄인거에요)
친정은 평소에 일절 방문 안하고, (제가 부담주기 싫어서)설날, 추석, 부모님 생신, 어버이날 딱 이정도 밥 먹을 겸 찾아뵙고 있어요.
엄마랑은 물론 평소에 남편 없이 따로 만나구요.
시댁에 한 달에 2번 방문에, 차례, 제사(그것도 여러번), 한 번 가면 오래있어
그 누구도 내 심정을 몰라줘
안오면 안온다고 욕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