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건데 못하면 안된다"라길래 퇴사했어요. 잘한거겠죠

ㅇㅇ2026.02.23
조회27,542
세무대리인입니다.
이번에 팀장님이 퇴사하면서 팀장의 업체들을 제가 다 받게 되었는데요.[1월31일 병으로 준비없이 퇴사]
팀장은 15년차 경력직이고 저는 1년 9개월로 팀장님이 갖고 있던 업체들은 저한테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다른 선임분들한테(7-9년차) 가야할 것 같은데, 그분들은 이미 어려운 업체를 들고 있고 이제와서 거래처가 변동되면 힘들 것이란 판단하에 저한테 다 왔습니다

여기서부터 이해가 안 됐지만, 2년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바쁜 시기에 퇴사하는게 맞나 싶어서 남아있었어요 (퇴사하신 분은 건강 땜에 부득이하게 바쁜시기에 퇴사하셨어요)

작년까지 법인 쉬운 업체 + 어려운 업체 2-3개만 하다가 갑자기 어려운 업체가 16개가 늘어나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개인도 20개 정도 받았어요) 심지어 처음 맡은 업체들이라 특이사항이나 결산할때 주의해서 해야할 것 찾아보며 하느라 시간이 엄청 많이 들었어요.

팀장임에도 업체수가 적었던 건 팀장님이 출산을 하시고, 육아도 병행하기에 대표님이 편의를 봐주셨던거예요

암튼 갑자기 엄청 바빠져서 온갖 법인 업체들 결산한다고 2월 내내 공휴일 없이(설날에도 일했어요) 일하고 아침 에 8시까지 일찍 출근해서 야근도 매일 오후 11-12시까지 했습니다.

근데도 업체의 절반을 못했어요.... 그래서 대표님께 찾아가 너무 힘들다 힘든 것도 힘든데, 도저히 저 혼자 다 못할 것 같다고 말씀 드리니 "이 정도 양도 못하면 안된다. 다른 사무실 가서도 이 정도는 다들 한다 우리 사무실이 양이 적었던거다"라고 하면서 저를 타일렀습니다...
법인 34개 다른 사람이 보면 그저 그런데? 할 수 있단거 압니다.... 근데 저는 여기서 처음 해보는 큰업체들이 16개나 되고 그 중 2개는 외부감사 대상이었어요. 크면서 자료 입력도 어려운 곳이 있고, 크고 입력이 안 어려운데 양이 미치게 많은 곳도 있어요

처음에 업체 주실땐 "힘든거 있으면 말해라" 하시더니 막상 말하니 이거 못하면 안된다고 하는게 말이 되나요

그래서 이 정도 못하면 안된다는 말에 너무 화나고 억울해져서 그 자리에서 퇴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원래도 너무 힘들어져서 퇴사할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저 말을 듣고 다짐이 섰어요

바쁜시기라 그런가 연봉 올려준다, 일이 많아진 만큼 인센티브 많이 준다며 퇴사하지 말고 여기서 오래 다니라고 하셨는데 못하겠다하고 사직서 곧 작성해서 드리겠다하고 나왔어요

지금 사직서 작성해두고 기다리는 중인데, 하필 지금 대표님이 외근 나가셔서 어정쩡하게 사직서만 달랑 들고 있는 사람이 됐네요

어찌보면 홧김이지만 2월 내리 매일 밤 11-12시에 퇴근할때를 생각하면 잘 생각했다 들어요

세무대리 업계가 원래 이런거라면 전 못하겠어요
27살이니... 아직 신입의 나이로 괜찮겠죠?+ 대표님=회계사님인데 대표님이라 부르라고 하셔서 대표님이라 부릅니다. 아마 회계사님이 세분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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