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길

향풀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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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람이 울린다.
몸은 일어난다.
정신은 아직 이불 속인데 말이다.

서둘러 씻고 집을 나선다.

자동 출근 모드다.

저 멀리서 55번 버스가 보인다.

뛸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하~~~뛰자

놓칠 세라 전력 질주.
아침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온다.
헉헉거리며 버스에 오른다.
그 모습을 본 기사님이 환하게 웃으신다.

나도 기분이 좋다.

스마트폰을 보다보니 벌써 역곡역이다.

내릴 때는 또 왜 이렇게 급한지.

서둘러 1호선에 몸을 싣고
객차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선다.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

온수역.
5, 4, 3, 2, 1 스~~~윽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경주마처럼, 목표는 단 하나.
7호선 온수역 출발 열차의 좌석이다.

맨 앞에 키 큰 젊은 학생이 있다.
저 긴 다리…
저건 인간의 다리가 아니다.
 상대가 안 된다. 바로 포기.

안경을 낀 아가씨가 눈에 들어온다.
이분과는 가끔 승부가 난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이겼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객차의 로얄석,
맨 사이드 자리를 차지한다.

따뜻한 의자의 온기 마치 온돌방 같다. 

천근같은 몸뚱이를 받쳐주는 기둥 

편하다.
아주 편하다.

행복하게 편하다.
이건 단순한 자리 확보가 아니다.
아침 출근 전쟁에서 작은 승리다.

장장 한 시간의 출근길.
그 긴시간을  편히 잘 수 있다면
출근길의 소소한 행복이 아닐수 없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