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네 허름한 기왓장 위 늙어 굽어버린 등짝을 토닥토닥 순이 이사갈 때 던져 놓은 곰인형 옆집 철이가 얹어 놓은 바람 빠진 축구공 할머니 마실갈 때 신으시던 쓰리빠 한 짝까지 감나무에 파란 감도 떨어져 내렸지 툭~ 기왓장 하나 탁~ 주인할아버지 회초리 치켜올린 헛기침에도 도란도란 젖은 실타래 전깃줄에 널어놓고 손녀 같은 여름비 조물조물 비 맞는 기와지붕마다 안마하는 소리 비 맞는 기와지붕마다 허리 펴는 소리 기왓장 쩌억 갈라지게 성큼 와 앉는 무더위 엉덩방아 찧는 소리
기와지붕 위에 내리는 비
기와지붕 위에 내리는 비
임정일
비가 오네
허름한 기왓장 위
늙어 굽어버린 등짝을
토닥토닥
순이 이사갈 때 던져 놓은 곰인형
옆집 철이가 얹어 놓은 바람 빠진 축구공
할머니 마실갈 때 신으시던 쓰리빠 한 짝까지
감나무에 파란 감도 떨어져 내렸지 툭~
기왓장 하나 탁~
주인할아버지 회초리
치켜올린 헛기침에도
도란도란 젖은 실타래
전깃줄에 널어놓고
손녀 같은 여름비 조물조물
비 맞는 기와지붕마다 안마하는 소리
비 맞는 기와지붕마다 허리 펴는 소리
기왓장 쩌억 갈라지게
성큼 와 앉는 무더위 엉덩방아 찧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