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산책 하며 쓴 글입니다.

Tyusss2026.03.16
조회75
제목: 보이지 않는 것

익숙한 등굣길, 나는 오늘도 학교로 향한다. 뒤쪽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고, 좌우로는 차들이 무심히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내 등 뒤에 무엇이 있는지, 그 보이지 않는 존재가 나의 미래를 어떻게 뒤바꿔 놓을지는 볼수 없다.
나는 필사적으로 듣는다. 볼 수 없는 시각의 차선책으로 청각을 선택한 것이다. 신경을 곤두세워 집중해 보지만, 들려오는 건 학생들의 이야기 소리,차가 지나가는 소리들뿐이다.
학생들은 단순히 자기들끼리 웃고 싶을 뿐이겠지. 그렇게 생각 하며 넘길려 한다.
하지만 늘 확인해야만 안심이 된다. 당장이라도 뒤돌아보고 싶건만 그럴 수는 없다. 내가 뒤를 도는 순간 등 뒤의 존재가 확정될 것이고, 그들도 나를 확실히 인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서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공포는 밖으로 드러났을 때 더욱 증폭되어 돌아와 나를 압박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둠, 사람, 등 뒤, 미래. 이 미지의 공포들은 내가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언제든 내 감정을 끊어내고, 앗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사실이 너무나 무서워서 나는 행복하지 않기로 했다. 정신없이 웃고 떠들고 싶다가도, 내가 행복해지는 순간 모두가 나를 표적으로 인식할 것만 같다. 어째서일까?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지 않을까? 나는 왜 웃음을 참아야 하고, 왜 이 두려움과 감정을 필사적으로 숨겨야만 하는 걸까?
문득 과거에 웃었던 기억이 스친다. 하지만 왜 웃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과정은 안중에도 없이 결과 만이 남았다. 이것이 내 기억의 시작이자 끝. 왜 그것만 남았을까. 그때의 내게는 웃음과 행복이 그토록 중요했을까? 이제는 더 이상 알 수 없다. 부모의 손을 잡고 걸어도 사람 조차 무서워하던 그 아이는, 대체 무엇을 위해 그토록 해맑게 웃었을까.
대체 무엇이 공포를 만들었을까.
이상하게도 과거의 공포가 다른 기억보다 강렬히 남아있다. 그때는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는데, 지금의 나는 왜 더 이상 무섭지 않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