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째주. 추웠던 겨울은 점점 사그라지고 따스한 기온이 피부에 옅은 인사를 전하기 시작한다. 퇴근길 저녁 어느 한 골목길의 건너편 꽃집에서 눈에 들어온 옅은 프리지아의 꽃다발. 잠시동안 들뜨는 마음과 약간의 흥분. 곧 데려갈 저 아이를 어느곳에 둬야 가장 흡족해질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집앞 현관에 둔 프리지아 꽃다발. 우선 곧바로 몸을 씻고 나왔고, 설레는 감정을 도파민처럼 유지하기 위해 누디스트 향수를 두펌프 상체로 분사한 뒤, 경건하게 현관앞에 서서 프리지아를 맞이한다. 오래 기다리던 계절을 맞이하듯 조심스럽게 포장을 풀어본다. 노란 숨결 같은 꽃잎이 공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고, 그 향이 현관의 공기 사이사이에 번지는 듯하다. 겨울 동안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열리는 순간. 꽃병에 물을 채우고 줄기를 다듬어 세워두니 방 안 한켠에 작은 봄이 드리워진다. 하루의 피로는 아직 몸 어딘가에 남아 있지만, 내 옆의 프리지아는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는 것처럼 밝고 순수한 얼굴로 조용히 그 존재를 내어놓는다. 이 계절은 아마 이렇게 시작되는 모양이다. 거창한 일 없이도, 퇴근길의 꽃 한 다발과 현관 앞에서 잠깐 멈춰 선 마음으로
3월 3째주 누디스트 향수
퇴근길 저녁 어느 한 골목길의 건너편 꽃집에서 눈에 들어온 옅은 프리지아의 꽃다발. 잠시동안 들뜨는 마음과 약간의 흥분. 곧 데려갈 저 아이를 어느곳에 둬야 가장 흡족해질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집앞 현관에 둔 프리지아 꽃다발. 우선 곧바로 몸을 씻고 나왔고, 설레는 감정을 도파민처럼 유지하기 위해 누디스트 향수를 두펌프 상체로 분사한 뒤, 경건하게 현관앞에 서서 프리지아를 맞이한다.
오래 기다리던 계절을 맞이하듯 조심스럽게 포장을 풀어본다. 노란 숨결 같은 꽃잎이 공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고, 그 향이 현관의 공기 사이사이에 번지는 듯하다.
겨울 동안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열리는 순간. 꽃병에 물을 채우고 줄기를 다듬어 세워두니 방 안 한켠에 작은 봄이 드리워진다.
하루의 피로는 아직 몸 어딘가에 남아 있지만, 내 옆의 프리지아는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는 것처럼 밝고 순수한 얼굴로 조용히 그 존재를 내어놓는다.
이 계절은 아마 이렇게 시작되는 모양이다. 거창한 일 없이도, 퇴근길의 꽃 한 다발과 현관 앞에서 잠깐 멈춰 선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