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늘 네가 이쁘지 않았어

ㅇㅇ2026.03.28
조회64,174
금요일 오후 어린이집에서 열이 난다고 연락이 왔다
조금만 더 하면 일이 마무리 되는데..
상사의 한숨을 뒤로하고 널 데리러 갔다

생리통때문에 걸음걸음마다 배가 저릿했고
소아과에서 한시간 반을 기다렸다
애기띠도 못챙겨서 내내 너를 안고 있었다
오랜만에 너를 오래 안아주었다

이상소견 없는 검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게 바로 돌치레인가
미처 갈지 못한 생리대에 집 오자마자 빨래를 했다
남편은 야간주라 수고해란 문자를 끝으로
밥 먹이고 씻기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

오늘 새벽 내내 깨어 울었다 어루고 달래 재우다 같이 잠들었다
두시간마다 열을 재고 약을 먹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계속 울었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밥도 간식도 안먹고 그저 운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의 안색이 안좋다
이놈의 김씨들 단체로 감기에 걸린 듯하다
급하게 밥과 약을 먹이고 남편을 재웠다
애기는 낮잠을 자러 갔지만 귀에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울음으로 잠든 너는 울음으로 일어났다
주말이라 집을 치워야하는데 아무것도 못했다
악을 쓰며 바닥에 굴러다니는 너를 안고 있어야했다
애기의 열보다 남편의 열이 더 오르기 시작했다
주말 내내 독점육아 확정이었다

어제 낮부터 오늘 저녁까지 계속 운다
열이 더 오르진 않을까 목이 쉬진 않을까
안쓰럽고 걱정됐지만 네 울음소리가 무뎌지기 시작했다
품에서 잠시만 떨어져도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렸다
몸부림치는 바람에 주방부터 거실까지 밥풀이 날라다녔다
중동이 아니라 우리집에서 전쟁이 난 듯 했다
아기를 뒤로 매고 엎드려 바닥을 닦는데 눈물이 났다
마침 물티슈가 말랐는데 잘됐다 싶었다

삼십분을 울고 삼초를 웃는다
뭘 알고나 웃는건가 싶어서 귀엽지 않았다
나를 비웃는 건가싶은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일어나 애기를 안는데 안면을 가격당하고
다시 내품으로 돌아왔다
아빠는 안경을 쓰고 있어서 특수폭행에 해당된단다 아가야

너는 무지성의 활어 한마리가 되어 쉬이 잠들지 못하고 울었다
눈을 까뒤집으며 우는 널 그저 책임감으로 달래 안아재우는 나에게
품에 부비작거리다 푹 기대 눈을 감아주었다
사랑한다 귀엽다 행복하다 말을 못했다
어제 점심 이후로 아무것도 못먹어 말할 힘도 없었다

오늘 나는 네가 하나도 이쁘지 않았다
무겁고 버겁고 힘들었다
참 못난 엄마지만 내일은 다시 널 예뻐할 준비를 한다

댓글 60

ㅇㅇ3일 전

Best힘내요 아기엄마. 참 못믿을 말인데 지나고나면 또 그때만큼 예뻤던 때가 없는데 왜그렇게 못예뻐해줬을까 후회됩니다. 초등고학년생정도만 키운 부모라도, 아기 그렇게 어리던 때로 돌아가라면 절반쯤은 오케이 할거에요. 엄청 예뻤던 시절이니까... 잘하고 있어요. 힘내세요. 부자식의 쾌차 기원합니다.

쓰니3일 전

Best이뻐해준 날이 훨씬 많을텐데 몸이 너무나 힘들어서 하루 이뻐해주지 못한게 이렇게 마음에 걸리니… 작은 위로나마 보태고 가요. 애기엄마

ㅇㅇ3일 전

Best아플 시간도 없는 게 엄마라더라 .. 엄마는 아프면 안돼. 꼭 건강 잘 챙겨.

힘내요3일 전

Best참 힘들때죠. 전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몸서리칠정도로기억이 별롭니다ㅋㅋ 순한기질도 아니라 7살전까진 애없이 사는 삶도 좋겠다 싶었어요. 근데 딱 7살즈음되니 다시 키우고 싶더라구요. 그 힘듬도 기억나지만 다시 잘 키울수있겠더라구요. 그때 힘들어서 별로 안이뻐해준거같아서요. 암튼 지금은 애는 낳길 정말 잘했다 싶고. 몸이 편해지니 또다른 육아스케일로 정신적인 고통이 왔지만 저도 강해졌는지 익숙해진건지 눈물도 많이 없어지고 징징거리는것도 덜해지고ㅋㅋ이래서 둘째낳고 사나봐요. 저는 안낳을거지만 순한애들 보면 당연 둘째 낳았겠다 싶은 요즘이요ㅎㅎ 쓴이님 그땐 진짜 힘들어요. 이또한지나가니라 이말밖에 못해주는 시절인데 다 지나갑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시간이 너무 빨라서 붙잡고 싶네요. 그런 시절이 분명옵니다. 힘내세요!

003일 전

Best작가 소질이 있음

ㅇㅇ1일 전

그 아기는 님이 번식한 바람에 세상에 태어나서 겪지않아도될고생을 이 앞으로 수십년간 겪어야할 피해자에요 아기때문에 힘들다고 온갖청승은 다 떠는데 그거 당신 스스로 불러온 재앙입니다 누가 번식해서 삶이라는 고통 재생산 시키라고 했나요 님이 안낳았으면 그 아기도 울고불고 지랄하면서 고통받을 일도 없었어요 전부 당신의 원죄입니다 그러니까 님이 힘든건 님이 저지른 죄의 값인거에요 그러니까 당연한거고 누구에게도 토로하지말고 누구도 원망하지말고 애기도 원망하지마세요 그 애기도 태어나고싶지 않았을 겁니다 님은 삶이 고통인걸 알면서도 굳이 아기를 낳아서 그 고통을 겪게 만들어준 낳음가해자잖아요 님남편과 동반해서요 동반가해자죠 저는 원래 애기들을 안좋아하고 싫어했는데 요즘은 애기라는 글을 보면 불쌍하단 마음이 먼저 들어요 가엾어요 아무것도모르는 순진무구한것들이 이 세상에 낳아져서 이 앞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가야할것이요…

ㅇㅇ1일 전

정말 ...어린친구들 키우고있는 엄마라면 .... 정말 공감하고 ...눈물이 핑 도네요 ...ㅎㅎㅎ 정말 고생이많아요 ...ㅠㅠ위로말써주고 싶은데 ㅜㅜㅜ 그냥 저도 그시기라서 위로의 말이모르겠고 같이서글프고 ㅠㅠㅠ뿌엥 ㅜㅜ우리 힘냅시다 ...

ㅇㅇ1일 전

읽다보니 옛날생각이 나서 울컥하네요 오늘 미워도 내일 예뻐할 준비를 한다는 그 말이..너무 예뻐요.고딩,대딩맘이라 그때가 그립지만 키우는 현재 입장에선 빨리 크기만 바랬던것 같아요 순하면 순한데로 예민하면 예민한데로 참 힘들기만 한 이때를 그래도 사진많이 찍어두고 버티다보면 그리울때가 온답니다 힘내요(토닥토닥)

1일 전

아 저도 그랫어요 ㅜ..하.. 둘째는그나마 순해서

냥냥1일 전

이게뭐야? 진심 작가하세요...... 약간 박완서소설읽은느낌.. 애기가 어리면 어린친굴텐데 어케 이런감성을?

ㅇㅇ1일 전

두 돌까지 진짜 너무 힘들었다. 특히 생리할 때가 진짜 너무 짜증나고 힘들었음. 생리대도 못 갈아서 피 냄새가 느껴지는데 처절하게 육아를 했다.. 애엄마는 아프면 안 된다고 하는데 안 아픈 게 신기한 환경이다. 뭐 지나고 보면 그 때가 예뻐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러는데 그 때가 예쁘긴 해도 굳이 다시 돌아가서 그 지옥 같은 육아를 또 하고 싶지 않고 그게 둘째 안 낳은 이유. 문득 둘째가 아쉽긴 하고 이제 경력직이라고 둘째 낳으면 덜 힘들게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은 있지만 또 잠 못자고 못먹고 화장실 참고 애 안고 있으면 내가 미쳤지 하겠지. 힘내요. 조금씩 아기가 할 수 있는 게 생길수록 몸이 덜 힘듭니다. 아프면 자기 몸만 신경쓰는 애 아빠 너무 짜증나죠. 그건 방법은 없더라구요.. 병원에 애랑 둘이 보내도 태어난 해를 모른다고 전화옵니다.. 애 옷 사이즈 신발 사이즈도 모름.

ㅇㅇ2일 전

어우 언니야 한잔해

2일 전

미혼인데 글 보면서 눈물났어요 어머니들 화이팅입니다 ㅠ 저도 오늘은 엄마한테 애교쟁이딸이되볼게요

ㅇㅇ2일 전

아빠는 안경을 쓰고 있어서 특수폭행에 해당된단다 아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ㅠㅠ 전에 겪었던 일이라 마음이 아픈데 그 와중에 저 문구를 보고 웃었어요 ㅎㅎㅎ 지금 저희 애는 14살이에요.... 지금도 스트레스 받고 힘들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전 못 돌아갈 거 같아요ㅜㅜ 그때 너무 힘들고 괴로웠어요 날 힘들게 하는 애를 미워하고 나면 더 자괴감 들고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자존감이 한창 바닥이던 때라 그 시절이 더 버티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고생이 많으세요

ㅇㅇ2일 전

애 둘 엄마.. 공감돼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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