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정은 가기 싫고, 저주하는 시댁은 가고 싶은 제가 미친 걸까요?

ㅇㅇ2026.03.30
조회61,738
[추가글]

많은 분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제 선택이 앞뒤가 안 맞아 보일 수 있다는 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영악하다'거나 '어린이집 보내면 끝 아니냐'는 식의 비난에는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1. 어린이집 보냅니다. 그런데 저는 전업주부가 아니에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 동안 저 또한 숨 막히는 직장 생활을 하며 전쟁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퇴근 후 이어지는 육아 노동에서 잠시라도 숨을 돌리려면 물리적인 '손'이 절실합니다. 남편은 저보다 늦게 퇴근하고요, 시어머니는 제 인격은 깎아내릴지언정, 아이만큼은 확실하게 봐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까지 그 지옥 같은 곳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제가 쓰러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2. 아이에게 '조부모'라는 존재를 지워주고 싶지 않습니다.
시터 쓰면 되지 않냐고요? 제 고민의 핵심은 '노동력'만이 아닙니다. 이미 친정 엄마는 그 특유의 부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아이와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제 아이에게 외할머니는 계시지만 없는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 편하자고 시댁까지 발길을 끊으면, 제 아이는 양가 조부모가 다 살아계심에도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자라게 됩니다. 어느 부모가 아이에게 "너는 조부모가 다 계시지만 한 명도 보지 말고 살자"고 말할 수 있을까요?

3. 제가 직접 시댁에 가는 건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아이만 시댁에 보내고 저는 안 가면 편하겠죠. 하지만 아이가 커서 "외가를 못 가는 와중에 친가마저 엄마 없이 나만 가야 해?"라고 묻는다면 제가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시어머니의 막말을 견뎌서라도 제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건, 아이에게 '온전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고 싶은 제 마지막 오기이자 아이를 향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에게 대단한 걸 바란 게 아닙니다. "친정 엄마 때문에 마음 둘 곳 없는 내 아내가, 아이를 위해 저 고생을 사서 하는구나"라고 그 처절함을 한 번만이라도 알아봐 주길 바랐을 뿐입니다. 제 선택이 비록 모순적으로 보일지언정, 이건 제가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내린 최선의 몸부림입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육아하며 매일 감정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아이 엄마입니다. 제 속마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남편 때문에 너무 답답해서 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 피해의식이 심하신 분이에요. 그런데 저를 정말 사랑하세요. 저도 엄마가 참 애틋하고, 부디 남은 생은 고생 없이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특유의 심한 피해의식요? 딸로서 그거 다 이해하고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만나기가 싫어요. 만나서 그 특유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받아내고, "나한테 애 보라는 거냐"는 날 선 반응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이제는 진저리가 납니다. 멀리서 행복하시길 빌 뿐, 친정으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요.

반면 시어머니는 저한테 막말도 서슴지 않는 정말 못된 분이에요. 그 구박과 스트레스 때문에 저는 실제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정말 죽도록 증오하고 저주해요.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저는 시댁에 가고 싶고, 어머니를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시어머니는 피해의식이 없거든요. 제가 시도 때도 없이 애를 맡겨도 "오냐, 내가 봐주마" 하며 오히려 좋아하세요. 때로는 아이만 맡기고 저는 집에서 푹 쉴 수 있게 해주기도 하시고요.

이 대목에서 남편이나 주변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렇게 싫으면 애만 맡기고 너는 안 만나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제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아무리 저주스러워도, 그분의 확실한 육아 지원을 받으려면 제가 직접 마주하고 그 막말을 감내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합니다. 아이만 쏙 맡기고 돌아설 때의 찜찜함이나 뒤에서 들릴 말들을 신경 쓰느니, 차라리 면전에서 욕을 먹더라도 제가 직접 그 현장에 있고 싶은 묘한 오기가 생겨요. 정신과 약을 먹을지언정, 그분의 깔끔한 육아 실력과 '군말 없는 도움'이 제 생존에는 훨씬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 저는 증오하는 그분을 제 발로 찾아가 만나고 싶습니다.

제 결론은 명확합니다. 친정은 안 가고 싶고, 시댁은 가고 싶어요.
그런데 남편은 이 결론을 듣고 저를 '이상한 여자' 취급합니다.
"장모님은 널 그렇게 아끼는데, 왜 가기 싫다는 소리를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우리 엄마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닌다면서, 왜 굳이 발을 들여?"
남편 눈에는 제가 앞뒤 안 맞는 소리를 하는 영악한 사람으로만 보이나 봐요. 하지만 육아 전쟁터에 있는 저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사랑한다"는 무거운 정서적 부채보다, 내 인격이 깎여나가더라도 확실하게 보장되는 육아의 도움입니다.

결국 제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단순해요. 친정 엄마에 대해서는 우리 둘이서 오로지 사랑스럽고 애틋한 이야기만 나누며 먼발치에서 행복을 빌어주는 사이가 되고 싶고, 반대로 시어머니에 대해서는 제가 느끼는 그 지독한 증오를 남편도 함께 공감하며 시원하게 같이 욕해주는 사이가 되고 싶은 거예요. 사실상 친정 엄마의 피해의식 때문에 엄마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이 외롭게 살고 있는데, 저주할 만큼 미운 시어머니라도 제 발로 찾아가 만나면 안 되는 건가요?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까지 그 지옥 같은 곳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제 처절한 선택을 비난하기보다, '우리 마누라가 기댈 곳 없어 저 고생을 하러 가는구나'라고 먼저 알아봐 주길 바라는 제 마음이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욕심일까요?

댓글 174

ㅇㅇ2일 전

Best참...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님은 엄마를 쏙 빼닮은 딸이네요. 시모가 그렇게 싫으면 시모의 육아도움도 거절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시모의 악담이나 못된 행동은 싫으면서 육아도움은 받고 싶어 시모를 찾고, 그 어려움(혹은 고통, 피해 또는 피해의식)은 신랑에게 털어내는 게 님 어머니가 님에게 부정적인 기운만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싫으면 도움도 바라지 마세요. 육아 도움이 필요하다면 시모의 악담이나 못된 행동은 그냥 베이비시터 알바비라 생각하세요. 아님 애만 맡기고 쏙 빠지는 나쁜 사람(?)으로 사세요.

ㅇㅇ2일 전

Best너도 니엄마 닮아서 피해의식 심해서 개오바하는거 같은데? 피해의식 심해서 정신병원 다니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안그런거 알고 시가는 알아서 가는것봐. ㅈㄴ 이중적이네. 나르시즘 개 심한듯. 남편이 겁나 피곤하겠다. 남편도 병 옮을듯...

002일 전

Best너같이 철저하게 이기적인 년은 또 첨본다... 남편이 같은편에 서서 시어머니 욕하면서 애를 맡기자는게 뭔 개소리야... 여기 댓글 다 읽어보길 바란다... 니 정신병이 더 도질지라도.... 하...그나물에 그밥....

ㅇㅇ2일 전

Best추가까지 보니 내가 시어머니라도 이런 애한테 좋은 소리 못하겠다. 남편한테 뭘 바라는 거야. 쓰니같은 사람하고 살고 있는 자체가 남편이 훨씬 불쌍합니다. 처절하게 살고 있는 건 남편같은데 피해자 행세 좀 하지마요. 남편을 감정쓰레기통이자 불우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의 도피처로 삼는 거 같은데. 작작해요. 뭐 이딴 게 다 있는지

ㅇㅇ2일 전

Best저기 쓰니가 말하는게 뭔지는 알겠는데... 저건 일반인이 공감해주기 어려운영역이에요. 시부모 친부모 복은 없어도 남편복은 있어서 시댁가지 말라고 해주는데.. 왜 굳이 욕들어먹으면서 가고 남편을 잡나요???? 육아가 힘든건 당연히 이해하죠. 어린이집 좀 일찍 보내고 쓰니는 병원이나 상담같은거 받아보세요. 지금 쓰니가 남편한테 하고 있는게 쓰니엄마가 쓰나한테 한거랑 뭐가 다른가요?

ㅇㅇ13시간 전

이중적인 마음 이해는 되는데 남편에게 이해를 강요하진 마세요 지팔지꼰이니

ㅇㅇ14시간 전

나도 사정상 가족한테 육아양육 도움을 많이 받지는 못했는데... 애를 혼자 키울 수가 없나....????

노노놉15시간 전

요즘 왜케 애보면서 징징대는거냐.. 20대때 다해내는것들인데 ㅋㅋㅋ 혼자 전쟁이라도 치르는줄알겠네

ㅇㅇ21시간 전

특이하다 특이해

의견22시간 전

나중에 아이한테 너 때문에, 널 위해서 내가 정신과 약까지 먹으며 할머니집에 데려갔다는 얘기는 안하시겠죠? 할머니댁은 아빠랑 가게 하시고. 맞벌이시니 돈 들여서 육아도움 받으시는게 깔끔할거 같네요.

hi22시간 전

근데요.. 조부모의 부재를 느끼게 하고싶지 않고 완전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에는 말이안되는게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릉 못돌봐주고 명절,어버이날정도만 만나는 집은 그럼 조부모의 존재가 없는 불완전한 가족의 모습인가요? 그렇게 치면 불완전한가족이 너무 많은데요? 그냥 1.시어머니의 육아능력이 있아사 시어머니한테 애 맡기고 싶다 2.친정엄마를 사랑하지만 부정적인 면모땜에 만남이 꺼려진다 그리고 아이도 맡기기 꺼려진다 3.시어머니한테 애만 맡기고 쏙 오기에는 뭔가 꺼림직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심플하게 말하시면 해결이 훨 쉬워질텐데요? 남편이 이상한여자라고 하는 이유도 알것같은게 님 말이 너무 장황하고 감정적으로 하이에요 옆에있는사람 지칠것같아요. 심플하게 생각하고 행동하세요

22시간 전

모전여전

ㅑㅑ23시간 전

그냥 돈안들이고 애맡길수있으니 부득부득가는거죠 애보는 댓가를 정당하게 치뤘으면 일하러 가는 며느리한테 욕을할까요

ㅇㅇ23시간 전

나르시시스트

ㅇㅇ23시간 전

추가글보니까 진짜 최악 맞네 ㅋㅋㅋ 말같지도않은 합리화그만해. 넌 그냥 니 엄마 닮은 아니 니 엄마보다 더한 못된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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