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결혼 전

남편2026.03.30
조회573

 2012년, 어느 날. ‘넷’이라는 지역 기반 직장인 커뮤니티를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 사이트를 접했을 때부터 이상하게도 강한 확신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나는 미래의 배우자를 만나게 될 것만 같았다.

 

공개 게시글을 읽고, 댓글도 남기며 자연스럽게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넷에서하는 이벤트에 당첨되어 영화 예매권2매를 받게 되었고, 그것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넷"을 통해 처음으로 카카오톡 메시지가 온 사람은 '선미'라는 이름의 여자였다. 그녀는 예매권이 있으면 함께 영화를 보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약속을 잡아 2012년 9월 26일, 그녀를 처음 만났다.

 

그녀의 첫 인상은 솔직히 꾸밈없고 시골스러웠다. 껌을 쫙쫙 씹으며 편안한 자세를 보이던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날, 우리는 함께 햄버거를 먹고 '간첩'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당시엔 몰랐지만, 그녀는 이러한 방식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꽤나 일상적으로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2년 11월 1일, 그동안 사겨왔던 연인과의 이별이 찾아왔다. 감정적으로 참 힘든 시기였다. 그때, 같은 커뮤니티 모임의 사람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었던 선미가 큰 위안이 되어주었다. 이후 서로에 대한 감정이 자라났고, 결국 2012년 12월 6일,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다. 전 여친에 대한 기억은 서서히 사라지고, 선미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12월 27일, 선미의 어머님이 한 번 얼굴을 보자 하셨다.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나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인자한 아버님,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하시는 어머님, 그리고 하루를 마친 후 함께 저녁을 먹는 가족의 풍경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늘 집에서 혼자 참치와 김치, 김으로 혼밥하던 내게 '가족'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가족을 다시금 느끼게해주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 어머님은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봐 주셨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괜찮은 사람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귄지 만1년이 넘어가는 어느날, 선미가 먼저 물었다. “우리, 언제 결혼해?” 영화처럼 로맨틱한 청혼을 꿈꾸던 그녀를 위해 나는 2014년 3월 2일, 장소와 선물을 준비해 정식으로 청혼했다.

 

그 당시 나는 그녀에게서 외적인 꾸밈없음, 심리적인 솔직함, 경제적인 알뜰함을 매력으로 느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서로 맞춰가며 살아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물론 연애 중에도 다툼은 있었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나는 ‘결혼식은 여자의 날’이라 생각하며 대부분 그녀의 뜻을 따랐다. 그리고 2014년 4월 6일, 우리는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더이상 사랑때문에 상처 받을일은 없길를 바라며...

 

결혼 전, 나는 집에서 담배를 피우고 PC 게임을 하며 술자리가 있으면 늦게 귀가하곤 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스스로 많은 부분을 바꿨다. 집에서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PC 게임은 접고 핸드폰 게임만 간단히 즐겼다. 왠만한 술 약속도 피하며 거의 '회사-집-회사'만 반복하는 집돌이로 바뀌었다. 나름대로, 아내와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더욱 더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갔다.

댓글 1

ㅇㅇ1일 전

뭐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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