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결혼을 전제로 약 2년 가까이 교제했고, 양가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에서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저는 그 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진중하고 책임감 있게 임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어느 날, 저녁을 먹고 있던 중 전남자친구의 핸드폰으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화면에 떠있던 그 번호를 저장해봤고, 프로필 사진 속 여자가 들고있는 핸드폰 케이스가 전남자친구가 사용중인 케이스와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쉽게 넘기기 어려운 찝찝함이 들더군요.
케이스가 동일한게 확률상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저는 실례가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가 걸려온 그 여자에게 카톡을 보냈고 돌아온 답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전화도 잘못 건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전남자친구에게 다시 물었을 때도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었고 내가 괜히 의심하면서 오버했구나하고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러고 별다른 큰 이슈 없이 올해초까지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몇 달 앞둔 시점, 전남친은 갑자기 고백할게 있다면서 무겁게 입을 뗐습니다.
본인이 대출을 끌어다가 투자를 잘못해서 1억 이상의 빚이 생겼다는겁니다. 저한텐 너무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액수도 액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왔던건 큰 리스크를 떠안을 수도 있는 그 모든 과정이 저와 단 한 차례의 상의도 없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억이라는 빚보다 쌓아왔던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땐 결혼이 3개월 남은 시점이었고 저는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원망 섞인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이 사실을 양가에 알렸을 땐 당연히 양쪽 모두 발칵 뒤집혔구요.
저희 아버지, 당연히 너무 놀래셨습니다.
그치만 놀란마음을 뒤로하고 저한테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실수를 할 수 있는거라고 잘해보려다가
그런거 아니겠냐며 큰 수업료 치렀다고 생각하고 이번일은 용기있게 한번쯤 너가 선택한 그 사람 곁에 같이 서주는게 어떻겠냐고 오히려 저를 설득했습니다.
살면서는 정말 많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저한테도 예상치 못하게 사기를 당한다든지 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하시면서요.
그럴 때는 같이 가는게 부부라는 말씀을 하시며 저를 한 차례 다독이고 용기를 북돋아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빚을 고백한 다음날 저는 두려웠지만 아버지의 말씀을 딱 한번 믿어보고자 용기내서 같이 일어나보자고 말했습니다. 걔는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고마워했구요.
근데 그렇게 같이 용기내보자라고 결심했던 그 다음 날 전남친은 갑작스레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도저히 자신이 없다구요. 본인이 이 관계를 여기까지 하는게 자기의 책임같다면서요.
그 후로 붙잡지도, 매달리지도 않았고 그냥 놓아주었어요. 너무 큰 현실앞에서 이 사람이 지금 많이 망가졌구나, 지금은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오히려 부담일 수 있겠구나 싶어서요.
당장 몇개월 뒤면 결혼이 예정되어있었던 저한테는 놓는 것도 너무 큰 용기였지만 보내줬어요.
마음이 찢기 듯 힘들었지만, 그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그 선택까지 존중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별사유가 잘못된 투자로 인해 빚이 생겨버린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근데 본론은 지금부터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정말 우연히 그 여자의 인스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저에게 미안하다며 관계를 정리했던 그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보니, 제가 관계를 정리하고 힘들어하던 그 시간과 겹쳐 있었습니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어떤건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죽도록 힘든 와중에도 그 사람의 상황과 선택을 이해해보려 애쓰고, 혹여나 그 사람이 무너지진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들을 힘들게 전하며 정리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큰 빚이 생겨서 이제 돈을 어떻게 갚아나가야할지 막막하다던 그 사람은 여행도 같이 다녀왔더라구요. 저한테 빚 고백후 바로 다음날에요.
이 두 사람의 부적절한 사이가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으나 여행이 예정되어있던거면 이미 저를 만나면서도 그전에 오고가는 관계가 있었겠거니 추측합니다.
또한, 폰케이스의 진위여부는 확실하진 않으나 이미 작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였고 그걸 제가 추궁했을 땐 서로 모르는 사이인척 숨겼다는 사실이에요.
정말 극소수의 확률로 작년에는 모르는 사이가 맞았고 케이스도 똑같은걸 쓰는 와중에 잘못 전화를 걸어서 둘이서 그 이후에 운명처럼 이어졌을 수도 있겠죠. ㅎ
그게 아니라면 둘은 작정하고 절 속인게 맞고요.
이 글에 뒷받침이 될 증거는 이미 너무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 풀 수도 있고 뿌릴 수도 있지만 이미 글로도 충분히 설명이 됐을 것 같아 생략하려구요. 결혼 앞둔 남자 건드린 개념이 없는 년은 찔렸는지 계정을 바로 비공개로 돌렸네요.
혹자는 이런류의 폭로가 제 얼굴에 먹칠하는거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배신감에 치가 떨려 도저히 참을 수 가 없어서 글로 씁니다.
사람은 가끔 살면서 설명이 안되는 일이 일어나곤 해요. 마치 제가 갑자기 어떠한 촉이 발동되어 번호를 저장했다든가 인스타가 갑자기 보였다든가. 그런 일들이요.
빚이 생겼다는것 그 말 또한 헤어짐을 위한 명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긴 하나, 결론적으로는 저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은 시기에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나간게 확실하고 지금도 만나는 사이인걸 알게되서 팩트체크는 굳이 안해도 될 듯 합니다.
참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제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았거든요.
그치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다행이에요.
제가 애정을 쏟던, 먼 미래까지 함께 하려고 했었던 사람이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인걸 지금이라도 알게됐으니까요.
모르고 결혼했으면 결과는 아마 더 최악이었겠죠.
화이팅 해볼게요.
결혼 3개월 앞두고 환승 당했습니다.
댓글 245
Best결혼 3개월 전에 헤어졌으면 뭐 예약해놓은 거 위약금 발생한 거 없어요? 그 정도면 예식장이든 스튜디오든 신행이든 다 예약했을텐데. 집이나 혼수 등으로 지출하거나 손해본 것도 있으면 해당되고. 그거 혼인빙자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어요. 그런 쓰레기한테 미련 남아서가 아니라 사람 우습게 안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라도 나같으면 손해배상 청구함.
Best빚 생겼다는 거 개뻥 ㅋㅋ 요즘 이별방법으로 많이 쓰는 방법이죠 몇 천 빌려달라고 하거나 억대빚이 생겼다고 하면 십중팔구 떨어져나가기때문. 쓰니가 같이 이겨내보자 했을 때 눈물연기하며 속으로 식겁했을 듯. 그냥 사겼던 기억조차 잊어버리고 잘 살면 그게 최대 복수예요.
Best파혼으로 인해 생긴 위약금 관련해서 고소해서 받아내셈. 딱 봐도 빚 생겼다 그러면서 위약금은 쓰니가 다 물게 했을 텐데 그거 사기당한 거잖슴?
Best쓰레기 ㅅㄲ를 쓰레기 ㄴ 에게 처분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정도 인간은 결혼후에 안그랬겠습니까?? 신의 라는거 의리라는거 모르는 미물과도 같은 ㅅㄲ 입니다. 이럴때 우리는 조상이 도왔다 란 말을 쓰는겁니다. 결혼할 사람이 있는 남자 뺐는 부도덕한 여자를 얻기위해, 큰 흠도 함께 지고가겠다는 여자를 버렸으니, 그 ㅅㄲ는 선택의 결과를 받게 될꺼에요
Best마음이 얼마나 힘들고 하루에도 수십번 분노로 가득하고 지난 함께한 시간이 무엇이었을지 너무 기막혀서 원통하시겠지만 앞으로 더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한 액땜이라고 생각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면서 극복하시길 바라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오히려 헤어진게 잘된거 아닌가. 그런놈은 사고를 쳐도 언젠가는 칠걸
근데 좋게좋게 써놨지만 거짓이던 진짜던 남자 능력없어지니까 헤어진거잖아 그냥 그런갑다 하고 좋게거르면됨
쓰레기 치워줘서 고맙다고 그 여자에게 문자라도 보내 줘
머 어쩌라는거지?ㅋ
아옳이 서주원 커플 생각나네. 악을 먼저 거치고 선을 마주한다. 그사람은 (알면서도 자유의지로 반복) 틀린거고 잘못된거에요. 님은 전혀 잘못없고. 몰랐음에╋지혜가 더해진거고요. 님은 더 좋은 가정 이루실게 분명합니다. 경험담이고 좀 살아본 통계에요. 본인 상처 후유증 사라질때까지 천천히 잘 돌봐주세요.
약혼자있는거 알고만난 여자나 그남자나 똑같음.걔네 끼리끼리결혼하더라도 지버릇 못고칠듯.바람도 습관입니다.결혼전에 파혼이 천만다행이라고봐요
결혼 관련 계약서라도 하나 올려봐 못하지? 개주작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얼마나 갈궜으면
그래도 결혼전에 쓰레기가 쓰레기짓해서 다행입니다. 하늘이 도운거라 생각하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소송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