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의견을 빠르게 들어보고 싶어서 이 카테고리에 쓰게 됐습니다. 미리 죄송해요
저는 13년 넘게 직장생활 하다가 (한 곳 아니고, 여러곳 이직) 반년 전에 퇴사를 했습니다.
퇴사 사유는 번아웃이었어요.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13년 동안 한 번도 일을 쉰 적이 없었고, 와중에 20대 후반 부터는 부업까지 해서 매일매일을 주말까지 반납하며 일만하고 살았거든요. 덕분에 나이에 비해 돈은 꽤 모았지만, 몸도 마음도 지쳐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반년 전에 퇴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너무 바쁘게 살았어서 그런지, 막상 시간이 주어니까 불안하더라고. 퇴사하고 딱 3일 집에서 쉬고, 몇년 만에 혼자 해외여행 잠시 다녀오고 나니까 일주일이 지나갔어요.
그렇게 퇴사를 기점으로 3주차에 접어드니까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원래 하던 부업을 더 늘려서 하게 됐습니다.
당장 회사생활을 다시 할 자신은 없고, 정신적으로 좀 쉴겸 돈도 벌겸? 들어오는 일 마다않고 다 받아서 하다보니 원래 받던 월급보다 더 많이 벌게 된 상태입니다.
예로 들자면, 원래는 월급이 100만원, 부업이 50만원 이었다면, 지금은 부업만으로 200만 원을 벌게 되었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예시'인 거고 진짜 월급이 100만 원이었던 건 아니에요!)
저는 지금 이 상황이 꽤 마음이 듭니다.
곧 40대가 될 거고, 회사에서도 압박이 점점 심해질텐데, 차라리 이 길로 작은 사무실 하나 만들어서 1인 회사를 해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현재 생활이 너무 만족스러워요. 직장 스트레스 없고, 사람 스트레스도 없고, 손이 빠른 편이라 며칠 분량의 일을 하루에 다 해놓고 나머지 시간은 놀러다닐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아요.
근데 문제는 지금 남자친구가 저의 이런 생활을 엄청 반대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랑 사귄 지는 이제 1년 정도 됐는데, 남자친구는 제가 본업도 있고 부업도 따로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대요.
근데 회사를 안 다니면서 부업(이제는 본업만큼 벌게 된)만 하는 게 자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대요.
그래서 제가, 정 그렇다면 부업을 좀 줄이고 다시 회사를 다니는 것도 생각해보겠다고 했어요. 현재 200만 원을 버는데, 이 일을 다시 50만원 어치로 줄이고, 100만 원 월급 주는 곳으로 알아보는 식으로요.
근데, 남자친구가 굳이 맡은 부업을 줄일 필요는 없다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하니까, 지금 부업은 200만 원 어치 그대로 벌고, 회사 다니면서 100을 더 벌라는 말이었어요;;; 어이가 없어서.......
제가 번아웃이 왜 왔는지 뻔히 아는 사람이,...
그래서 주 7일을 잠도 자지 말고 밥도 먹지 말고 일만 하라는 거냐고 따지니까, 어차피 곧 결혼도 할 건데(결혼 이야기 진지하게 나눈 적 없음) 언제 벌이가 줄어들지 모르는 부업만 믿는 건 위험하다, 그런데 기왕 클라이언트가 더 생긴 거 굳이 줄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대요.
근데 그게 그말 아닌가요???지금 부업은 그대로 해라, 근데 회사도 다녀라, 즉, 니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건 모르겠고 소처럼 벌어라.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되는데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돈만 벌고 싶지는 않다, 나는 이미 자가도 있고(부모님이 사주신 거라 대출 없음), 미래 준비도 어느 정도는 해뒀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지금 부업을 본업으로 키워서 작게 사업하는 쪽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시간을 좀 갖자더라고요? 사실 이 말은 제가 먼저 하고 싶었는데, 고맙게도 먼저 꺼내주길래 알겠다고 했어요. 사실상 '시간을 갖자'는 '곧 헤어질 거니 서로 마음의 준비를 하자'인 거잖아요? 이미 이 문제로 정이 확 떨어진 상태여서, 이대로 헤어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저 말꺼내고 나서 3일만에 연락와서는, 자기가 벌이가 시원찮아서(제가 받던 월급보다 훨씬 적게 벌어요. 그래도 사람 하나 믿고 사귀었었음) 괜히 불안해서 그랬던 거다, 미안하다? 이러네요. 저는 이미 정이 다 떨어져버렸고, 저런식으로 말하니까 이제와서 아쉽나? 싶어져서 더 싫었어요.
그래서 난 이미 마음 결정했고, 너랑 더 만날 생각 없으니 각자 갈길 가자 하고 대화 끝냈습니다.
그랬더니 아침에 집 문앞에 뭘 가져다놨네요? 샌드위치인 거 같던데, 손도 안 대고 그대로 사진찍어서 다시 가져가라고 했어요. 이런 거 받기 시작하면 얼렁뚱땅 다시 만나게 될까봐요.
아직 헤어진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일단은 제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는 거 같긴 한데, 또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굴고 있나? 결혼까지 생각했다면 당연히 상대방이 안정적으로 벌기를 원하게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여러분이라면 월급만큼, 혹은 그 이상 돈을 벌고 있다면 다시 재취업하실 건가요?재취업 하시더라도 부업을 그대로 다 갖고 가는 게 맞는 것 같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