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커들의 선택

소년은

ㅇㅇ2026.04.05
조회1,584

소녀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들켜버린 것만 같아

그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점점 더 빠르게 걸었어

이내 다리가 후들거렸던 소년은

잠시 멈춰서서 
주변을 돌아봤어

힘들고 외로웠지만
소녀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어

문득 소년에게
소녀의 눈빛이 떠올랐어

언제나 따뜻했던 눈빛

두려울 때면 
소년보다 더 겁에 질려있지만

행복한 순간이면 
기쁨이 오롯이 담겨있던

진실하고 순수했던 눈빛

그 눈빛을 지켜주고 싶어
소년은 불끈 쥔 주먹에
용기를 불어넣곤 했었어 

소년은 
그제서야 떠올랐어

급히 떠나는 자신에게
소녀가 무언가 말하려 했다는 것을

소년은
그 말이 궁금하다고 중얼거리며
 
저 멀리 최대한 멀리까지 
돌아온 길을 돌아봤어

시선의 끝에 
소녀가 보이기를 바랐어

소년은 그 말을 
꼭 들어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소녀를 찾는 거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소년도 알고 있었어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은
소녀의 그림자와
소녀의 눈빛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