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이겨냈더니 돈돈 하는 가족과 절연 했습니다.

tnelis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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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절연 했습니다. 1년 됐네요.
“부모님이 저한테는 말도 없이 언니한테 재산을 다 주고 저한테는 임대 아파트에서 빚값으면서 살라고 한다”는 글을 썼었네요. 진짜 운명 하실것 같았는데 자랑도 아니고, 어디가서 말고 못하겠고, 저 말만 들으면 제가 부모님 재산 탐내는 나쁜년 처럼 들릴것 같고, 근데 이만큼 나이 먹고 너무 등신 같더라구요 ㅋㅋ

저는 부모님 한테 아무것도 바라는거 없어요. 저한텐 주실 생각도 없지만 뭐라도 받았다가는 저의 남은 인생을 엄마의 채워지지 않을 만족을 위해 살면서 + 감정쓰레기통 하다가 끝났을거에요.

전에 썼던 제 글을 보고 사람들이 엄마를 나르시르트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봤는데 자기중심적 사고, 공감부족, 과도한 통제, 조건부 사랑, 이미지 집착….우리 엄마를 설명하는 글인줄 알았네요; 저는 스케이프고트… 항상 비난의 대상, 과도한 책임 전가, 비교와 차별…쌓인게 많아 반항적으로 보일 수 있음. 까지 모두 제 이야기라 뭔가 해결되는 느낌도 나면서 반대로 갑갑하더라구요. 나르시스트 엄마에 대한 대응 방법이 거리두기, 내 책임이 아니다 인식하기, 힘들면 상담받기..는 못고친다는 소리겠죠?

사람들이 막상 집나오면 몸도 마음도 힘들거라고 했는데 저는 왜 이제야 나왔을까 후회 했어요.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니 죄책감 대신 억울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자기 연민으로 내가 망가질까봐 정신 차리려고 애썼습니다. 최대한 바쁘게 보내고 또 잘 쉬었습니다.

이제는 욕실 세면대 앞에 칫솔을 놓을 수 있고, 먹고 싶을때 눈치 안보고 요리 해먹을 수 있고, 이유 없이 종일 욕안먹고 숨은듯이 처박혀 있지 않아도 되는 내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종일 아빠랑 싸우고 시비걸고 저 들으라고 하루종일 저를 욕하고 험담 하는 엄마 목소리 안들어서 살것 같아요.

딸이 불치병에 걸려서 한참 일할 나이에 병원을 전전하고 먹고,자고,싸고도 못해서 사람구실을 못할뻔 했다면
그리고 지금도 늘 조심하며 산다면 이제 그냥 건강하게 사람 구실만 하고 살면 다행이라고 생각 하는 게 부모 아닌가요?

10kg 가까이 살이 빠진 딸이 바로 앞에서 자지러지는데도 "그러면 안되는데"소리만 하고 제 건강 보다 제가 직장에 아파서 못다니는 게 더 괴로운것 같았어요. 좋은 직장 다닌다고 더이상 자랑을 못하니까요;

집을 나와서 하나하나 생각 해보니 진짜 이상한, 정말 이상했던 사람은 제가 아니라 내 부모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걸 제일 잘 이용한건 언니였다는 것도.

요즈음엔 부모와 가족에 대한 절절한 글귀들을 읽을 때마다  왜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가 하는 생각에 가끔 절망합니다; 그래도 가족과 되도록 시간을 자주 함께 보내라는 말, 저한테는 불구덩이로 들어가라는 소리네요.

다들 각자의 힘듦을 저한테 보상받길 원하면서 정작 저한테는 함부로 대했다는 걸 저는 너무 익숙해서 뒤늦게 깨달았어요. 그런데 저는 나의 부족함만 탓하면 살았어요. 누가 우리 가족을  외적으로만 보고 드라마에 나오는 가족 같다고 했었는데 내가 더 노력하면 우리 가족도 진짜 그렇게 낼 수 있겠지, 엄마 말대로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인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것마저도 나에게 주입시킨 죄책감 이었더라구요.

살다보니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사주를 봐도 친정에서 멀리 살아야 잘산다더니 그렇게 안풀리던 일도 잘 되고 있어요.
보여지는 거 중요시 하는 엄마 때문에 집에서는 이상한애 취급 받으면서 밖에서는 사랑받는 막내딸 처럼 연기 하는거 안해도 되니 살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