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커들의 선택

잡무는 일절 거부하는 '칼벽' 신입, 제가 꼰대인가요?

쓰니2026.04.14
조회1,658

중견기업에서 8년째 근무 중인 과장입니다.


얼마 전 저희 팀에 아주 똑부러지는 신입 사원 한 명이 들어왔습니다.

업무 능력은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사무실의 '보이지 않는 일들'에 대해 소름 끼칠 정도로 선을 긋는다는 점입니다.


저희 팀은 비품실의 복사 용지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채워 넣고,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탕비실의 간식 바를 정리하거나

커피 머신을 세척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같이 쓰는 공간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10년 가까이 유지해 온 규칙입니다.


그런데 이 신입은 용지가 다 떨어져서 복합기가 멈춰 있어도 그냥 자기 자리로 돌아옵니다.


탕비실에 자기 간식을 챙겨 먹으면서도 바닥에 흘린 가루 한 번을 안 닦더군요.

참다못해 어제 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A 씨, 우리 팀은 이런 잡무들도 돌아가며 분담하고 있는데, A 씨도 같이 좀 도와주면 좋겠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과장님, 제가 서명한 근로 계약서와 직무 기술서에는

'탕비실 관리'나 '비품 구매' 같은 내용은 없었습니다.

저는 제 전문 업무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는 게 회사에 더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일은 미화 담당분이나 총무팀의 업무 아닌가요?

제가 왜 제 업무 시간을 할애해서 이런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가네요."


너무 당당한 그 눈빛에 순간 제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이건 업무가 아니라 우리가 같이 지내는 공간에 대한 예의다"라고 했더니,

그는 "예의라는 모호한 단어로 제 노동력을 공짜로 쓰려 하지 마세요"라며

선을 딱 긋고 이어폰을 끼더군요.


팀의 다른 선배들도 이제는 그 신입을 투명인간 취급하기 시작했고,

팀 분위기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입니다.


자기가 맡은 일만 잘하면 공동체의 질서는 무시해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시대가 변했는데 제가 여전히 신입에게 '봉사'를 강요하는 꼰대 상사일 뿐인가요?


출처 : https://inssider.kr/posts/003001/37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