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모에 가는 날, 직장 동료들이 있는 자리라 괜히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오빠에게 명품 시계를 한 번 차 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오빠는 “해봐” 하고 시계를 건넸다. 하지만 역시 내 손목에는 맞지 않았다. 그 사실이 조금은 머쓱했고, 조금은 아쉬웠다. 나는 제대로 바라볼 틈도 없이, 시간에 쫓기듯 인사만 하고 나왔다.
그날 저녁,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오빠는 갑자기 시계를 사주겠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말에 순간 기분이 환해졌고, 나는 별 생각 없이 “그래, 그럴까?” 하고 웃으며 받아들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 술에 거의 취하지 않던 오빠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시계를 차 보겠다고 했던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맞지 않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꼭 맞기를 바랐다고. 자기는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내가 좋은 걸 했으면 좋겠다고, 다 해주고 싶다고…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울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 눈물의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오빠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한 엄마가 나에게 다른 선택을 권했던 일. 나는 그 이야기를 오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오빠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분명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날의 눈물은 시계 때문이 아니라,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울고 있는 오빠를 안아주며, 나도 모르게 같이 울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미안하고, 또 아프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분명해졌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크고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
나 또한 이 사람에게 ‘기꺼이’라는 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다는 확신.
서로의 마음 하나만으로도, 버텨낼 수 있는 날들이 분명 있을 거라는 믿음.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청모에 가는 날, 직장 동료들이 있는 자리라 괜히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오빠에게 명품 시계를 한 번 차 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오빠는 “해봐” 하고 시계를 건넸다. 하지만 역시 내 손목에는 맞지 않았다. 그 사실이 조금은 머쓱했고, 조금은 아쉬웠다. 나는 제대로 바라볼 틈도 없이, 시간에 쫓기듯 인사만 하고 나왔다.
그날 저녁,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오빠는 갑자기 시계를 사주겠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말에 순간 기분이 환해졌고, 나는 별 생각 없이 “그래, 그럴까?” 하고 웃으며 받아들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 술에 거의 취하지 않던 오빠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시계를 차 보겠다고 했던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맞지 않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꼭 맞기를 바랐다고. 자기는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내가 좋은 걸 했으면 좋겠다고, 다 해주고 싶다고…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울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 눈물의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오빠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한 엄마가 나에게 다른 선택을 권했던 일. 나는 그 이야기를 오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오빠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분명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날의 눈물은 시계 때문이 아니라,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울고 있는 오빠를 안아주며, 나도 모르게 같이 울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미안하고, 또 아프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분명해졌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크고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
나 또한 이 사람에게 ‘기꺼이’라는 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다는 확신.
서로의 마음 하나만으로도, 버텨낼 수 있는 날들이 분명 있을 거라는 믿음.
나는 이 남자와 함께,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빛나는 곳으로 걸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