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P.2 판남과 키배

ㅇㅇ2026.04.25
조회87

EP2. 판남과 키배


남녀갈등 글이 하나 떠 있었다.

요즘 여자들 왜 이러냐는 제목.

솔직히 제목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바로 눌렀다.

내용은 뻔했다.

여자들은 돈만 밝힌다
데이트 비용 안 내려고 한다
남자만 손해 본다

읽다가 코웃음 나왔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저 소리냐.

댓글창을 내렸다.

예상대로였다.

"맞는 말"
"요즘 여자들 수준 떨어짐"
"팩트 폭격이네"

손이 먼저 움직였다.

"요즘 여자들이 아니라 일부겠지 일반화좀 하지마라 한남아"

등록 누르고 새로고침.

바로 답글 달림.

"팩트라서 찔림?"

순간 열이 확 올랐다.

뭐라는 거야 진짜.

다시 씀.

"팩트는 무슨 ㅋㅋ 본인 주변이 그런거지"

또 새로고침.

남초 커뮤 가보면 다 이렇게 생각함

이쯤 되니까 웃기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길게 씀.

"그럼 거기서만 놀지 왜 여기 와서 일반화함? 여자들 다 싸잡아서 욕하는 거 역겨움"

손이 빨라졌다.

새로고침.

답글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또 피해자 코스프레 시작"
"한남 거리는 애들 수준 보이죠"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상하게 긴장되면서도 손이 멈추질 않았다.

하나하나 다 답글 달기 시작했다.

"부들대는 건 본인인데 뭔ㅋㅋㅋ"
"그저 한남 ㅠ"

계속.

계속.

계속.

알림이 쉴 새 없이 떴다.

그게 너무 빨라서 다 읽지도 못했다.

근데 멈추기 싫었다.

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서 밀리면 진짜 지는 기분이었다.

“밥 먹으라고 했지”

문 밖에서 엄마 목소리.

무시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또 답글이 달렸다.

여자들은 맨날 감정적임
이러니까 욕 먹는 거임

손이 떨렸다.

그래서 더 세게 썼다.

감정적인 게 아니라 당신들이 비정상인 거임

등록.

새로고침.

또 답글.

거봐 바로 긁히네 ㅋㅋ

입에서 욕이 나올 뻔했다.

근데 참았다.

대신 더 길게 썼다.

논리로 반박 못 하니까 긁혔다고 몰아가는 거 진짜 수준 보인다

쓰면서도 숨이 빨라졌다.

이게 싸움인지 뭔지도 모르겠는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몰랐다.

손목이 아플 정도로 계속 타이핑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엄마였다.

너 왜 이렇게 소리를 질러

나는 짜증이 폭발했다.

아 좀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 표정이 굳었다.

밥도 안 먹고 뭐 하는 거야 대체

나는 모니터에서 눈도 안 떼고 말했다.

나 지금 바빠

뭐가 바빠

대답 안 했다.

지금 중요한 댓글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결국 엄마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

조용해졌다.

근데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다시 화면.

알림 27.

입꼬리가 올라갔다.

나는 다시 키보드를 잡았다.

이건 그냥 댓글이 아니었다.

싸움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