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커들의 선택

중간역할 못했던 전남편

ㅇㅇ2026.04.27
조회18,577

결혼하고 몇년 살다가 도저히 못견디겠어서
이혼준비중인데

남자 자체는 크게 문제 될건 없었어
성실하고 거짓말안하고 밖에서 딴짓할 스타일은
아니었으니까

근데 심하게 효자고 마마보이 같은 사람이었어
연애할때 흘리듯이 본인 부모님이랑 다같이 살고 싶다는
말을 하는가하면
니트나 가디건같은 옷을 선물해주면
본인 엄마가 빨래하기 힘들다고 했다고
고대로 나한테 전하는 눈치없음이며
그래도 연애할때는 나한테 잘하긴 했으니까
흐린눈 했던것 같아

나는 성인이 결혼하고 나서
분가를 해서 자기 가정을 꾸렸으면
본인 배우자와 자식을 최우선으로
여겨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남자는 본인의 핏줄인
자기 부모 형제를 더 생각했던듯해

나한테 서운한게 있으면 바로 본인 부모한테 이르거나
본인 부모가 날 하대하고 있어도
막아주지 못하고 방관하는 태도나
똑같은 말을 해도 본인 아들말을 당연한건고
며느리는 엄청 예민한 사람 취급하는게
나는 여기선 완전 이방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했어

내가 본인 아들한테 잘하는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아들이 며느리한테 잘하는건 아니꼽게 생각하는 시어머니였지

매년 한두번정도 시댁식구들끼리 여행가는것도
며느리 입장에선 되게 불편한 일인데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고

정말 최악의 일들을 겪고도
이혼안하고 사는사람들도 있지만

중간역할 못하는 배우자도 최악이라고 생각해

나는 우리 아버지가 말을 좀 막하는 스타일이라
사위한테도 그렇게 대할때마다 변호해주고
대신 화내주고 그랬었는데
그런 내모습과 비교되서 더 서운했던듯하고

뭐 모자를거 없는 연예인들도
잘살다가 이혼하기도 하고
장기연애하다가 헤어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것또한 시절인연이겠지

더 이상 날 보호하지 못하는 남자랑은
같이 갈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먼저 이혼을 선택했으니 후회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오래 지속된 인연을 끝내려니 싱숭생숭하긴해

이제라도 끝마치는게 나를 위해서
나은 선택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