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던지고 결제 200번 시킨 피부과 원장님

쓰니2026.05.03
조회280
안녕하세요.. 저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어디 말할 곳도 없어 하소연하러 왔어요..

제가 있는 점포는 규모가 큰 편이고 저는 하루에도 몇 백명의 고객들을 응대합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서비스직을 하고 싶었고, 어려운 시기에 입사한 후 만나는 한분한분 진심으로 응대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쓰는 만큼 상처를 많이 받았고 이제는 너무 힘이 듭니다. 오늘은 영수증 없이 구매했던 상품의 일부분을 사용한채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을 만났습니다. 이런 경우는 너무 흔해서 평소엔 잘 넘어가지만 오늘은 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5만원짜리 물건 100세트를 한번에 구매하고, 영수증을 일괄로 찍게 되면 추후에 부분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영수증에 찍힌 상품과 그 갯수가 동일해야만 환불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이건 제가 물건이 아닌 상품권도 판매를 하기 때문에 타 매장들과 시스템이 다릅니다)

아무튼 영수증 내역과 일치하지 않고, 영수증이 없기 때문에 환불이 불가함을 안내드렸지만 여전히 화를 내는 고객님께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제 윗선에서 안된다고 하기에 저는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컴플레인이라도 걸리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에 최대한 굽신거려야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고객님은 배우자분을 데려와 다시 한번 언성을 높였습니다..
바로 앞에서 두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며 뭐라고 혼을 내시는데 그 10분은 저를 계속 무너뜨렸습니다. 그 공간에서 몇십명이 얼굴이 빨개져 떨고 있는 저를 보았을 겁니다.. 저도 그냥 다 해드리고 싶습니다. 위에서는 안된다고 응대하라 하고 앞에서는 고객이 욕을하고..어린 여직원이라 만만해보이는 걸까요..참 매번 당해도 손은 항상 떨리더라고요.

그 고객님은 저에게 카드를 던져주며 자신이 돌아올때까지 5만원씩 200번 결제를 해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5만원짜리 영수증 200개를 끊어놓고 조금씩 필요할때마다 환불받기 위해서요) 그러며 바쁜 사람이니 얼른 처리하라고, 정확히 몇 분 걸리냐, 커피 마시고 있겠다 하셨습니다. 고객이 던져주고 간 카드로 저는 200번의 결제를 시작했습니다… 5만원씩 200번 바코드를 찍고 또 찍고.. 포장을 하고 또 하며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오셔서 또 뭐라 하시더군요.. 다음주엔 이걸 또 환불하러 오실텐데.. 그때도 저는 200번의 영수증을 찍고 고객님께 또 혼이 나겠죠..? 어차피 오늘 너가 개고생을 한 건 다음주에 환불을 하겠다.. 한번 엿 먹어봐라.. 하는 고객님… 나도 돈이 많았다면 이러고 있지 않겠지..카드로 천만원을 긁을 수 있는 피부과 원장의 삶이 부러워지며.. 또 괜히 저만 갉아먹는 부정적인 생각만 드네요... 여기 취업하고 부모님께 부담도 덜어드려서 뿌듯했고..굉장히 좋아하셨는데.. 매번 회사 너무 좋다며 웃는 얼굴만 보여드리곤 하는데.. 정작 속은 타들어갑니다.. 저도 이 분 병원에서 시술받고 갑질 한번 해보고 싶네요… 생각만 하고 또 못할 저인데.. 그냥 또 상상만 해봅니다..


퇴근하고 이제 집 와서 네이트 가입도 하고.. 많은 정보를 오픈할 수도 없고 말이 횡설수설한데..그래도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나아지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불행했지만 제 글을 읽은 분은 대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