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위시 볼래" 암표 전쟁으로 몸살 앓는 대학 축제

ㅇㅇ2026.05.14
조회127

아이돌 팬덤 몰리자 대학 축제 인증 강화
공기계 동원·팔찌 재사용 등 꼼수 진화
학생증 등 대여 대가 수십만 원 오가기도

" data-origin="http://fimg6.pann.com/new/download.jsp?FileID=69502854">

" alt="" />
"학생증 사진 어차피 작아서 잘 안 보여요. 성형했다고 하면 봐줄 거예요."

5월 대학 축제 시즌이 시작되면서 인기 아이돌 공연을 보기 위한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학생들은 웃돈을 붙여 티켓 매물을 온라인에 올리고, 팬덤은 스타를 만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지갑을 연다. 주최 측이 암표를 차단하기 위해 본인 인증, 입장권 확인 절차를 강화했지만, 학생증 대여로 회피하다 보니 완벽히 걸러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부인 막아도 웃돈 주고 암표 구매

실제로 13일 중고거래 플랫폼과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검색해 보니 대학 축제 입장권 판매, 학생증 대여 관련 게시물이 수두룩했다. 가격은 10만 원에서 50만 원 대까지 형성돼 있었다. 최근에는 행사가 며칠 남지 않은 연세대 축제 '동문 아카라카' 암표 거래 글이 특히 많았다.

연세대가 학부생 외 졸업생·대학원생·교직원·가족 등을 대상으로 17일 개최하는 '동문 아카라카'는 티켓 가격이 3만9,000원으로, 외부인 입장은 제한된다. 주최 측은 암표 거래를 막고자 동문 전용 쇼핑몰에서 신분 인증을 마친 사람만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하고, 실물 입장권 대신 예매자 휴대폰 명의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입장권을 발송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기자가 구매자를 가장해 암표 거래를 문의하자, 판매자들은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각종 수법을 안내했다. 공기계에 판매자의 카카오톡 계정을 로그인해 입장권을 받거나, 당일 판매자가 현장에 방문해 본인 인증받은 뒤 지급된 입장용 종이 팔찌를 구매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식이다. 팔찌를 일부러 헐겁게 착용한 뒤 빼내는 방법, 티 나지 않게 떼어낸 뒤 재부착하는 방법도 공유됐다. 판매자는 그 대가로 입장권 가격에 더해 20만 원 내외를 요구했다.

"퇴학시킬 수도" 경고도 안 통해

별도 유료 입장권이 없는 학교들 같은 경우 이른바 '재학생 존'을 노린 학생증·신분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재학생 존은 외부인 구역과 달리 무대와 가까워, 애초 무료 공연인데도 거래 수요가 적지 않다. 본인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학생회비 납부 내역과 과잠(학과 점퍼), 모바일 학생증,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아이디까지 전부 빌리는 꼼수도 등장했다.

결국 일부 대학은 초강수를 내놨다. 14일 엔시티 위시(NCT WISH) 등이 공연하는 폐막제를 앞두고 서울대 총학생회 축제기획단은 이달 초 공지를 통해 "학생증 도용 및 양도 적발 시 근신·정학은 물론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퇴학까지 가능하다"며 "당일 경찰들이 상주할 예정으로, 형법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 중심으로 짜이면서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한 사립대를 다니는 전모(25)씨는 "축제가 학교 구성원끼리 즐기는 자리가 아니라 팬덤을 위한 행사가 된 것 같다"며 "정작 재학생들이 표를 구하지 못하거나 관람에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