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민원은 왜 매번 내차지임

ㅇㅇ2026.05.20
조회95
목소리 큰 민원인이 문 열고 들어오면 사무실 공기가 싹 바뀜

민원 보는 일 하는데 진짜 모르겠어서 글 올려
사무실에 나보다 어린 사람이 없음
그러다보니 응대 난도 높은 사람은 자동으로 내 몫이 돼버림

오늘만 해도 그래
점심때쯤 한 분이 들어오자마자 큰소리를 냈어
그 순간 옆자리 선배가 슬그머니 일어나서 자료실 간다고 나감
앞자리 선배는 갑자기 화장실
그 옆 선배는 전화 받는 척

눈치 게임도 아니고
그렇게 다 빠지면 결국 그 사람 내 책상 앞으로 옴

받았지 뭐 어떡해
거의 삼십분을 욕에 가까운 소리 들으면서 응대했어
중간에 손이 떨려서 키보드를 잠깐 멈췄을 정도임

그 사람 겨우 돌려보내고 자리에 앉으니까
그제서야 선배들이 하나둘 자리로 돌아옴
돌아오면서 한다는 말이
"역시 너가 이런거 잘한다"


잘하는게 아니라 도망을 안 간거잖아
잘해서 맡기는게 아니라 만만해서 미루는거
그걸 내가 모를까봐

웃긴건 또 있어
힘들고 욕먹는 민원은 늘 막내 몫인데
깔끔하게 끝나서 칭찬받을 만한 민원은 선배들이 가져감

며칠 전엔 내가 처음부터 거의 다 처리한 건이 있었어
서류 검토하고 안내 다 하고 마지막 결재만 남은 상태였거든
근데 그날 내가 외근 나간 사이에
옆자리 선배가 결재 도장만 찍고
위에는 본인이 처리한 것처럼 보고를 올렸더라

그거 알고 한참을 멍하니 모니터만 봤어

나만 이런가 싶어서 다른 부서 동기한테 물어봤어
걔네 부서도 똑같대
막내가 진상 다 받고 공은 위에서 가져간대
근데 똑같다는 말 들으니까 위로가 되기는커녕 더 막막했어
어디를 가도 똑같다는 소리잖아

그냥 참고 다니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한번은 선배들 다 듣는 자리에서
이거 왜 매번 저한테만 오냐고 제대로 물어야 하는건지

근속만 생각하면 입 다물고 조용히 사는게 답인거 아는데
오늘은 속이 안 풀려서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겠어서 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