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 부끄러워하는 남친 ㅈ같음

ㅇㅇ2026.05.20
조회191
내 일 얘기 나오면 남친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
그게 사귄지 일년 넘은 지금 제일 거슬리는 부분임

나는 바에서 일해
저녁에 출근해서 새벽에 끝남
칵테일 만들고 손님 응대하는 일이야

처음 사귈때 남친은 멋있다고 했어
야간에 일하는것도 프로페셔널해 보인다고
근데 사귀고 반년쯤 지나니까 슬슬 본심이 나오더라

어느날부터 묻기 시작했어
언제까지 그런 일 할거냐고
그런 일
그 두 글자에 담긴 뉘앙스 다들 알지

친구들 모임에서도 그래
누가 나한테 무슨 일 하냐고 물으면
남친이 먼저 끼어들어서 화제를 슥 돌려
자기 여친 술집에서 일한다 소리 듣기 싫은거지

나는 이 일이 좋거든
손님 표정 하나 보고 오늘 뭐가 필요한지 읽어내는거
바 안에서 동선 초 단위로 계산하면서 움직이는거
다 적성에 맞아
끝나고 마감하면서 느끼는 그 뿌듯함도 좋고

근데 걔한테 내 일은 그냥 빨리 정리해야 할 부끄러운 무언가야

며칠 전에 진짜 어이없는 일이 있었어
그날 손님이 많아서 마감이 늦었거든
새벽에 정리 다 하고 집 가는 길에 톡 하나 보냈어
오늘 좀 힘들었다고

다음날 낮에 답장이 왔는데
"제대로 된 시간에 사는 사람이 부럽지 않냐"


이 말 보고 한참 폰을 들고 있었어

나도 제대로 살고 있어
그냥 내 하루 시작점이 너랑 다를 뿐이야
나는 남들 잘때 일하고 남들 일할때 자
그게 제대로 안 사는거임?

돈 받고 떳떳하게 하는 일인데
왜 내가 남친 눈치를 보면서 내 하루를 숨겨야 되냐고

걔는 자기가 날 사랑한다 그래
근데 내 일을 매번 깎아내리면서
그게 어떻게 사랑인지 나는 진짜 이해가 안 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내 일상을 자랑은 못해도
숨기게 되는 순간
그건 이미 끝난거 아닌가 싶기도 해

머리로는 다 아는데
정이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질질 끌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