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사진에 나만 없는걸 오늘 알았음

ㅇㅇ2026.05.20
조회25
단톡방에 올라온 모임 사진 수십장을 넘기는데 어느 순간 손이 멈췄어

나 그 동호회에서 사실상 총무야
몇년째 모임 장소 잡고 일정 짜고 회비 관리하고
다 내가 해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굳어졌어

근데 오늘 좀 욱하는 일이 있어서 글 씀

우리 모임은 어딜 가든 단체사진을 찍거든
근데 그 카메라는 매번 내 몫이야
사진 찍을 시간 되면 다들 약속한 듯이
"언니가 잘 찍잖아" 한마디 하고
쏙쏙 빠져서 카메라 앞에 줄을 서

그러면 나는 자연스럽게 화면 밖에 서서 폰을 들어
하나 둘 셋 하고 찍어주지
몇 장 더 찍자 각도 바꿔서 한 장 더
그게 매번 내 일이었어

오늘도 똑같았어
모임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웠는데
단톡방에 사진이 우르르 올라오더라

넘겨봤어
한 장 두 장 세 장
다들 환하게 웃고 있어
근데 수십장을 다 넘겨도 내가 나온 사진이 없어
한 장도 없어

한장도

그거 확인하는데 손가락이 멈칫하더라

웃긴 건 그 밑에 댓글이야
사진 잘 나왔다 언니 고마워 또 부탁해
다들 나한테 고맙다고 해
근데 정작 그 추억 사진 안에 나라는 사람은 없어

몇년을 이래왔으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근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게 서러웠어

사진 찍어사진 찍어 할 때마다
당연하게 다들 내 손에 폰을 쥐여줬고
나도 당연하게 받아서 찍었고

근데 그 당연한 게 몇년치 쌓이니까
어느 순간 단체사진 어디에도 내 자리가 없어진 거야

다음 모임엔 누가 찍어달라고 해도 폰 안 줄 생각이야
나도 한가운데 서서 같이 찍히고 싶어
이런 마음 드는 게 속 좁은 건가 싶기도 하고 ㅋㅋ
근데 좁으면 좀 어때
나도 그 사진 속에 한 번은 있고 싶은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