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만 믿다가 큰일 난다

ㅇㅇ2026.05.20
조회15
이 일 하면서 요즘 신입들 보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야

뭐든 기계가 알려주는 대로만 하려고 해
계기판에 빨간 숫자 안 뜨면 아무 이상 없는 줄 알아
점검도 화면 한 번 쓱 보고 끝이야

근데 이 바닥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거든

오래 한 사람들은 알아
차량이 평소보다 미세하게 떠는 거
바퀴 구르는 소리가 어제랑 어딘가 다른 거
그런 걸 몸이 먼저 알아채
계기판은 그 느낌을 확인하러 보는 거지 그 반대가 아니야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
출발 전에 차량을 도는데 어디선가 평소 안 나던 소리가 들리더라고
계기판은 멀쩡했어 숫자상으론 아무 문제가 없었어
근데 영 찜찜해서 정비 쪽에 한 번 봐달라고 했거든
결국 부품 하나에 금이 가 있던 게 나왔어
그대로 운행 나갔으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

그 소리는 어떤 화면에도 안 떴어
사람 귀로만 잡을 수 있는 거였어

근데 요즘은 순서가 아예 거꾸로야
화면부터 보고 화면에 이상 없으면 그걸로 끝
차 한 바퀴 도는 것도 귀찮아하더라 ㄷㄷ

내가 이런 말 하면 또 꼰대 소리 나오는 거 알아
신입들이 뒤에서 옛날 사람이라고 수군대는 거 모르지 않아

근데 안전 문제 앞에서는 꼰대 소리 좀 들어도 괜찮아
열차 사고 한 번 나면 그게 몇백 명 목숨이 걸린 일인데
그깟 소리 좀 듣는 게 대수냐고

편하게 일하는 거랑 안전하게 일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야
기계는 어디까지나 사람을 돕는 도구지
그게 사람 감각을 통째로 대신할 순 없어

이걸 모르고 화면만 철석같이 믿다가
언젠가 진짜 큰일 한 번 나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차 소리 듣고 손으로 만져보는 그 감각을 키워야 해
이건 정말 양보 못 하는 얘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