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딸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부디 한번만 읽어봐주세요...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쓰니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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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호소문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마지막 호소입니다.

 

— "오진은 딸의 몸을, 감정서 한 장은 진실을 앗아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갑작스러운 메일로 인사드리는 점, 먼저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는 2016년, 스물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故 정민경의 아버지 정재학입니다. 오늘 이 메일을 쓰기까지, 저는 15년을 망설였습니다.

7년은 딸의 병상 옆에서, 또 다른 7년은 법정에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무너진 지금, 저에게 남은 단 하나의 방법은 — 세상에 진실을 알리는 것뿐입니다.

 

부디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시기를, 한 아버지의 이름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 미국 유학 중이던 22살, 컴퓨터 공학도의 꿈

제 딸 민경이는 1987년생, 대구가톨릭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던 아이였습니다. 밝고, 건강하고, 누구보다 미래가 빛났던 아이였습니다.

 

2009년 여름, 미국에서 가벼운 허리 통증을 호소한 민경이는 학교 보건센터에서 근육이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그러나 통증이 가시지 않자 그해 겨울방학에 귀국해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고, **"동정맥 기형증이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알려진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2010년 1월 13일. 저희 가족은 대한민국 최고 병원이라는 이름 하나를 믿고, 딸의 인생을 그곳에 맡겼습니다.

 

그것이 저희 가족의 가장 큰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2. 조직검사 없이 내려진 오진, 그리고 6개월간의 잘못된 방사선 치료

삼성서울병원은 입원 후, 암 진단의 가장 기본이자 필수 절차인 '조직검사'를 단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MRI 영상 하나만을 근거로 "동정맥 기형증"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곧바로 6개월간의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가 진행될수록 딸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저와 아내가 거듭 항의한 끝에, 입원 6개월이 지난 2010년 7월 21일에야 병원은 비로소 조직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이었습니다. 딸의 병은 동정맥 기형증이 아니라, '거대세포종(Giant Cell Tumor)'이라는 양성 종양이었습니다.

 

거대세포종은 외과적 절제술을 중심으로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한 양성 종양입니다. 같은 병을 앓고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환우들의 사례는 환우회 SNS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경이는 — 양성 종양에 6개월간의 잘못된 방사선이 쏟아진 뒤였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양성 종양에 무분별한 방사선 치료가 가해질 경우 악성으로 변이(암화)될 위험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제 딸에게 일어났습니다.

 

3. 17시간의 대수술, 그리고 하반신 마비

오진을 알게 된 그 순간에도 저희는 병원을 원망하기보다 치료에 매달렸습니다. 의사들의 말을 믿고 또 믿었습니다.

 

2010년 7월, 민경이는 17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종양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수술 후 딸은 두 다리를 영영 쓸 수 없는 하반신 마비 상태가 되었습니다.

 

겨우 한 달 뒤인 8월, 종양이 더 크게 재발했고 다시 장시간의 2차 수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재발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저희 가족은 무너졌습니다.

 

저는 평생 일궈온 학원을 접고 병간호에 매달렸고, 아내와 저는 전국의 병원과 민간요법을 찾아 6년을 헤맸습니다. 그러나 딸의 몸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은 뒤였습니다.

 

2016년 11월, 분당 차병원에서 욕창 수술 후 발생한 급성 폐렴으로 — 7년의 투병 끝에 민경이는 스물아홉의 나이로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4. 그리고 시작된 또 다른 7년 — 진실을 가리는 '감정서 한 장'

저희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조직검사만 제때 했더라면. 양성 종양에 방사선만 쏟지 않았더라면. 우리 아이는 살아 있었을 것입니다.

 

저희는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1심·2심·3심 모두 패소했습니다.

 

판결의 결정적 근거는 단 하나, 대한의사협회의 감정서였습니다. 재판부는 "병원의 과실이 없다"는 대한의사협회의 감정만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건을 두고 서울의료원의 감정서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 "최초 입원 당시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못할 특별한 사유가 없었다." ▪ "거대세포종과 동정맥 기형은 발생 부위 자체가 다르다." ▪ "거대세포종에 대한 방사선 치료는 양성 종양을 악성으로 암화시킨 행위에 해당한다."

 

상반된 두 감정서가 존재함에도, 법원은 오직 대한의사협회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3심은 심리불속행 기각 — 본안 판단조차 받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의료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대한의사협회의 감정서'입니다. 의사를 의사가 감정합니다. 그 감정서 한 장이 한 사람의 죽음을 '과실 없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것이 제가 마주한 대한민국 의료소송의 현실입니다.

 

5. 마지막으로 남은 길 — 형사고소, 그리고 여러분의 목소리

저는 지금 잘못된 감정서를 제출한 대한의사협회를 상대로 '재판업무방해죄'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병원과 협회의 책임이 단 한 조각이라도 인정되면 — 재심의 길이 열립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 사회적 강자인 삼성서울병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그 잘못을 가려준 대한의사협회의 책임이 단 한 줄이라도 드러난다면. 저는 그제야 비로소 딸의 영정 앞에서 떳떳한 아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저는 유명한 사람도,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딸을 잃은 아버지일 뿐입니다.

 

지난 15년간 법은 저희 편이 아니었고, 권위는 진실보다 강했습니다. 이제 제가 기댈 곳은 시민 여러분의 양심과, 그 양심을 모아 주실 수 있는 여러분의 목소리뿐입니다.

 

부탁드리는 일은 단 하나입니다.

 

이 사건을 한 번만 들여다봐 주십시오. 그리고 들여다보신 후, 시청자분들과 함께 나눌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 부디 이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는 모든 진료기록, 양측 감정서(서울의료원 vs 대한의사협회), 1·2·3심 판결문, 의료 자문 자료를 언제든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원하시는 어떤 방식의 검증에도 협조하겠습니다.

 

이 메일이 무겁고 길었던 점, 다시 한번 양해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그 마음만으로도, 오늘 저는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故 정민경의 아버지 정재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