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끝내 식지 않는 열병을 앓는 일이었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너를 향해 나는 늘 체온보다 먼저 손을 뻗었고 스크린 너머의 빛 같은 너를 보며 사람을 가장 우아하게 망가뜨리는 방법을 배웠지 너는 한 편의 영화였어 차갑고 아름답고 끝내 현실로 붙잡히지 않는 장면 나는 네 침묵에 중독됐고 네가 무심히 스쳐간 자리마다 늦은 열이 번지듯 숨이 달아올랐어 섬세하다 못해 짜릿하고 다정하다 못해 잔인한 그 모순적인 열병이 언젠가 사라질까 두려워 나는 차라리 영원을 원했어 너의 손길이 닿은 모든 것들이 천천히 내 안으로 스며들었고 나는 결국 너를 앓는 방식으로 밤을 견디게 되었어 그러니 내 영원은 신도 운명도 아닌 끝내 잡히지 않는 너였으면 했어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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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원은
끝내 식지 않는 열병을 앓는 일이었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너를 향해
나는 늘 체온보다 먼저 손을 뻗었고
스크린 너머의 빛 같은 너를 보며
사람을 가장 우아하게 망가뜨리는 방법을 배웠지
너는 한 편의 영화였어
차갑고 아름답고
끝내 현실로 붙잡히지 않는 장면
나는 네 침묵에 중독됐고
네가 무심히 스쳐간 자리마다
늦은 열이 번지듯 숨이 달아올랐어
섬세하다 못해 짜릿하고
다정하다 못해 잔인한
그 모순적인 열병이
언젠가 사라질까 두려워
나는 차라리 영원을 원했어
너의 손길이 닿은 모든 것들이
천천히 내 안으로 스며들었고
나는 결국
너를 앓는 방식으로 밤을 견디게 되었어
그러니 내 영원은
신도 운명도 아닌
끝내 잡히지 않는
너였으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