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커들의 선택

못다한 고백

ㅇㅇ2026.06.03
조회1,314
사실 작년 그때
네가 생각난 이유

너에게 말은 못했지만
아무 사이 아니었던
너에게 불쑥 연락한 이유

그 전 주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어
일하다 급하게 내려가서
상복을 입고 3일동안 장례를 했는데
문득 네가 떠올랐어

그 지역
그 공기
그 어둠

내가 찾을 수 있는 따뜻한 어른
그런데 나에 대해 적당히 모르고
이 슬픈 소식 또한 모를 사람

근데 다정하고 단단한 사람
연락하면 적당히 웃으며 받아줄 사람
너밖에 생각이 안나더라

울고 싶었는데 장례식 3일 동안 눈물이 안나더라
조문객을 맞이하며 웃음을 짓는 내 모습이 힘들었어
처음이었어 그래서 실감이 안났나봐

나는 그냥 너 보고 웃고
밥도 먹고 안부인사나 나누며
잠시 잊고 싶었어

널 좋아했기 때문도 있지만
네가 나한테 그만큼 안전한 곳이었나봐

사실 그 곳은 나한테 힘든 곳이거든
항상 괜찮은 척 해야했고
열심히 바르게 살아야했고
혹시나 실수하면 안됐고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까봐 두려웠던
다른 사람을 실망시킬까봐 긴장해야 했던 곳

그래서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고
항상 그리워했던 공간이지만
짧은 시간 머물다 갈 곳이었지만
많이 힘들었거든

근데 나를 모르는 너 옆에서 좋았어
내 힘듦을 살피는 네가 있었고
나는 그 배려를 다 느꼈거든
우리의 방식이 비슷하다고 했잖아
몰라 너무 편안했어
내가 솔직해도 나한테 기대가 없는 사람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 사람
숨길 필요 없는 사람

네 덕분에 숨 쉴 수 있었고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었거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한테 많이 의지했나봐
그때 나한테는 너밖에 없었어

이 말은 죽어도 못하겠지
앞으로도 할 수 없겠지만
그랬다고 그냥

이 얘기를 하면 너는 더 미안해할거니까
그래도 정말 힘든 기간에
너 덕분에 버텼어
그래서 너무 많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