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이겨내야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쓰니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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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셋째주에 음주운전 차량으로 남자친구가 먼저 떠났어요. 결혼 준비중이었고 혼인신고만 미리 해둔 상태였는데 친형이랑 둘이서 해외 다녀오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아직 둘다 20대 초반이고 전 태어나서 장례식을 가본 적도 없었고 저희가 오랫동안 떨어질 날이 올거라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아직도 이게 현실인지 뭔지 구분이 안가요.

한 달 다되어가는데 사망신고도 무서워서 못했고 장례식에선 처음엔 눈물도 안나와서 제대로 인사도 못해주고 왔어요. 장례 예의도 못지키고 마지막까지 전 저만 생각한 이기적인 사람 같아서 매일매일 보러 찾아가도 해줄 말이 미안하다는 말 밖에 없어요.

한번도 저한테 화도 안내본 사람이고 3년동안 제 돈 한번 못내게 매일 맛있는거 사주고 예쁜 말 가득해준 사람인데 이젠 아무것도 못받고 고맙다는 말도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너무 무서워요.

이때까지 받은게 너무 많아서 보답할게 너무 많았고 결혼준비하는 기간부턴 제가 다 해주고 싶었는데 요리도 잔뜩 해주고 싶어서 터무니 없는 실력으로 요리학원도 다니면서 어떤 걸 해주면 좋아할까 매일 고민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못해줘요.

매일매일 죽도록 아프게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음주운전 해서 남자친구를 죽인 사람은 그 가족들이 매일같이 연락하면서 실수로 그런거라는 말을 하고있어요. 그 사람들 때문에 더 살기 싫어졌고 세상이 무서워졌는데 이제 전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걸 이겨내야한다고 생각하는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남자친구 부모님께는 또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저희 부모님만큼 제가 정말 좋아하는데, 제가 감히 한 순간에 자식 둘을 떠나보내신 그 마음을 헤아려도 되는건지, 그냥 모든게 다 끝나버린것같아요.

매일 눈뜨면 가는 곳이라곤 남자친구 보러가는 일 밖에 없고 그 곳을 가는 길마저 온 몸이 떨리고 무서워서 겨우 걸어가는데 앞으로 다른 곳에 발을 디딜수나 있을지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너무 사랑하는데 평생 사랑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줄 알았는데 지금은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맨날 울고만 있는 제가 너무 병신같아요. 제가 아무리 아파하고 슬퍼해봤자 사고당한 남자친구는 그 배로 아팠을테고 고통스러웠을텐데 제가 뭐라고 울고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날 이후로 같이 살던 집을 들어가지도 못하고 본가에서 지내고 있는데 제가 너무 회피만 하고 작별인사도 못해주는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요. 근데 아직은 인사를 해주기가 싫습니다. 너무 일찍 떠나보내는게 싫고 다 정리하고 제가 괜찮아지는 날이 온다면 남자친구가 잊혀질까봐 너무 무서워요. 남자친구한테 저는 이미 잊혀졌을까요? 그럼 저라도 기억해야하는데 너무 두렵고 모든게 다 무섭슺니다. 이 끝없는 지옥을 도대체 어떻게 이겨내여할지 뭘 어떻게 해야 지금이라도 그 친구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있을지 아ㅜ것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