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작은 메누리2004.03.20
조회2,090

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11시 40분이면 집에 오더군요.

작은 아이 유치원 보내고 밥 한술 뜨고 설거지에 청소까지 간신히 끝내고 돌아서면

딸 아이가 돌아옵니다.

그러면 공부좀 봐주고 점심 먹여서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 데려오고...

20일이 다 되었지만  적응이 안돼서 제가 패글 패글 하고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딸 아이의 친구랍니다.

두서너명 되는데 학교 끝나고 꼭 같이들 우리집으로 오는겁니다.

같은 단지인데다 유치원도 같은 곳을 다녀서 꽤 친하게 지내고 있지요.

그중 한아이가 매일 같이 딸아이와 함께 오는데요...

처음엔 집에 가서 엄마한테 허락 받고 점심 먹고 오거라...했지요.

괜찮답니다. 집엔 엄마도 없답니다.

맞벌이더군요.

그럼 점심은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안먹어도 된답니다.

엄마가 안차려 놓고 가시니? 물었죠..

그런거 없답니다. 배 고프면 냉장고 열어서 아무거나 꺼내 먹는답니다.

안됐기도 해서 간식도 만들어 먹이고 점심도 먹였습니다.

너는 학원도 안다닌다며 엄마 올때까지 뭐하냐고 했더니...여기(우리집)에서 놀으랬답니다.

너무 황당하더군요.

우리 00 이도 학원 가야해....그랬더니 이아이...잠깐 전화 좀 쓸께요.하더니만...

"  야!! 나..00 인데 여기 00 집이거든? 지금 얘 학원 간대..그래서 나 니네집 갈라구..."

그러더군요.

그렇게 다른 집으로 갔던 그 아이는 딸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왔을때쯤...

또 초인종을 누릅니다.

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라 너무 늦었다고 ...너도 집에 가라고 하니....

" 엄마가 늦는다고 한시간만 여기서 더 놀다 오래요..."

그러는 겁니다...참나...

아무리 내가 집에만 있는 주부라지만 애들 맡아 보는 보모로 착각을 하고 있는건지...

기분이 나쁩디다.

우리 00아빠 올시간이야...그러니 얼른 너도 집에 가라..하고 돌려 보냈지만..

마음이 개운치가 않네요.

또 한아이는 같은 반은 아니지만 유치원때부터 우리 집에 잘오던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 부모 역시 맞벌이랍니다.

그 아이도 해가 진 어두운 시간에도 초인종을 누르고 ...

토요일도 없이 일요일 아침도 없이 현관문을 두드리는 아이지요.

부모가 휴일에도 직장에 나가는 관계로 휴일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어느 일요일엔 자고 있는데 초인종을 누르고 놀러왔다고 하더군요.

우린 더 자야 된다고 나중에 오라고 했더니 20분 간격으로 와서는 눌러대는 겁니다. 

토요일 일요일엔 아빠들이 계시니 다른 집엔 가지 마라...하고 교육시키는 우리집하곤

너무 달라서 참 난감하더군요.

어쩌다 슈퍼에라도 갈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면

 그 아이는 종이컵 어묵국물을  마셔가며 오락하는 형들을 구경하고 있다가 ...

얼른 저를 따라 들어 옵니다.

그 국물은 배가 고파서 포장 마차 아줌마한테 달라해서 마셨다는군요.

매번 이핑계 저핑계로 돌려 보낼수도 없고...참 난처 합니다.

한번 그 아이의 엄마와 마주친적이 있습니다.

아이한테 그간의 말을 들었으면 지나가는 말이라도 인사치례를 할만도 하건만

그 엄마는 눈 인사만 할 뿐....별다른 내색을 않더군요.

자기 아들이 밥이나 먹고 있는지...어떤 친구와 어디서 어울려 노는지..관심이나

있는것인지.... 

딸을 키워 보니 세상이 너무나 무서운 걸 알겠던데...

자기 딸이 여기 저기 혼자 돌아다니고 밥을 얻어먹어도

어떻게 부탁이나 감사의 말한마디가 없는건지...

제 상식이 이상한 건가요?

아님....제가 세상을 너무 모르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