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술 한잔을 했어요. 장충동에서 보쌈 하나 시켜갖구. 퇴근해서 돌아와보니 냉장고는 터엉..텅... 먹을게 하나없구 그 흔한 라면하나 없는거예요. 밥통속의 밥은 언제적 밥인지 기억조차 가물한게.. 에혀..한숨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오징어 다리나 씹고 계신 아버지 볼 면목도 없고 해서 숨겨둔 비상금 털어내어 보쌈 中짜릴 시킨거죠. 제가 큰딸이걸랑요. 울집에서 제일 큰 여자어른.. 여자래봤자 제 동생과 저.. 둘밖에 없지만서두.. 대한민국의 모든 장녀가 그러하듯 당연스레 집안일은 제몫이 되어 왔는데 제가 맡은바 임무를 등한시 했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근 두어달 동안... 근무시간이 여덟시 반으로 연장되었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사오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외적 명분일 뿐이옵고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사실을 실토하자면 ... 남자가 생겨버렸다.. 이거죠.. 꼭 두어달전에.. 에혀..에혀..에혀.. 딸자식 키워봤자 다 소용없다는 말, 딱 저를 두고 한말 이더라구요. 우리집 밥통의 밥은 말라비틀어져 가는데 27년간 낯모르게 살았던 남자 집에서 앞치마 두르고선 "베이컨 김치볶음밥"이나 해대고 있으니.. ㅡ ㅡ 울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이겠습니까.. 아버지 술마시고 들어와서 라면 하나 끓여달라고 하면 지금 이시간까지 뭘 하고 돌아다녔길래 끼니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들어오느냐구.. 입 댓발 튀어나와서 퉁퉁 거리던 제가.. 오빠(남친 ) 뭐 해먹일꺼 없나.. 밤새 요리 사이트를 뒤지게 될줄은.. 저도 몰랐어요. ㅡ ㅜ 제가 아빠만 보면 자동적으로 발이 저리게 된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ㅡ ㅡ;; 어찌되었건 "참이슬"을 주고 받으며 보쌈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는데 갑자기 물으시더라구요. - 너,,, 연애하지? ㅡ ㅡ^ 헉... 은근슬쩍 떠보시는 것도 아니고 단도직입적으로다가 푸욱 찔러오는데 당황하고 말았지요. 에?? 연애라니요?? - 회사, 집, 회사, 집 하던 애가 새벽별 보고 귀가하면 그거 연애하는거 아니냐? - 언니들이랑 술한잔 하다보면 늦을수도.. - 그 언니들이 꽃바구니, 사탕 바구니 그런것도 안겨주디? ㅡ ㅡ^ 말문이 막혔습니다. 방이 워낙 협소한 관계루 마땅히 둘 장소도 없고 해서 대강 책상 언저리에 짱 박아 두었는데 그걸 보셨는가봐요. 어쩐지.. 울 방에 들어오실적마다 가로째진 눈을 하고 돌아서시더라니.. 울 아버지가 질투가 쫌 심하시걸랑요. 전에 동생이랑 남친이랑 찍은 사진을 드렸더니 동생남친은 교묘히 가려지고 동생 얼굴만 떠억하니 아빠 지갑에 붙어 있더라구요. 쇼크... 칠칠치 못한 제 동생, 남친 스티커 사진 방바닥에 굴리고 있으면 울아버지 그거 곱게 모아 쓰레기통 앞에서 명복을 빌어주십니다. ㅡ ㅡ;; 이러니 제가 "남친이 생겼노라" 당당히 밝힐 수가 있었겠어요? - 뭐하는 놈이냐? 그 부분에서 또 막힙니다. 울오빠 아직 구직중이거든요. 물론 그동안 논거 아니고 알바하면서 공부하면서 열씨미 살아왔지만 어른들은 일단 직업이 없다하면.. 목에 핏대부터 세우시니까.. 그냥 회사다니고 있다.. 얼버무리고 말았죠. - 무슨 회사? - 어.. 잘 모르는데.. 말해줬는데 깜빡 했다. 아버지.. 흥분하십니다. 네가 바보냐? 뭐하는 놈인지도 모르고서 만난다는게 말이 되냐.. 당장 전화해서 회사명이랑 위치랑 알아내라. 직접가서 확인하겠다. 하... - 아.. 알았어. 물어보면 되잖어. - 거기 다닌진 얼마나 됐대? ㅡ ㅡ^ - 어? - 몇년이나 일했냐고,,, 그 회사에서어~~!!! - 일..(아버지 얼굴, 흙색으로 변합니다. 재빨리!) .. 이..이년? 또 일어나십니다.. 내 그럴줄 알았다. 여적 놀다가 돈 떨어져서 일댕기는 놈 만났구나. (나- 아니야.. 전에두 회사다녔었대..) 요즘것들은 약해빠져서 회사에서 쬐금만 힘든일 시키면 다 나가버린다고 고까짓것 하나 버티지 못하는 놈들은 인생에서 내내 도망만 칠것이라고.. 우리 회사 김대리도 일 조금 시켰더니 당장 나가버리더라고.. 알고 봤더니 그놈 前회사서두 일년도 채우지못하고 그만뒀더라고.. 딱 그런놈들이 마누라가 애 들쳐업고 회사다니게 만드는거라고.. 전 얼굴도 모르는 "김대리"를 예로 들어가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으시더군요. 힘없는 전, 침대끝 모서리에 걸터앉아 아버지 말씀을 경청할 수 밖에 없었지요. 예에... 죽여주시옵소서... 1
호랑이 사는 얘기 ^^
아빠와 술 한잔을 했어요. 장충동에서 보쌈 하나 시켜갖구.
퇴근해서 돌아와보니 냉장고는 터엉..텅... 먹을게 하나없구 그 흔한 라면하나 없는거예요.
밥통속의 밥은 언제적 밥인지 기억조차 가물한게..
에혀..한숨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오징어 다리나 씹고 계신 아버지 볼 면목도 없고 해서 숨겨둔 비상금 털어내어
보쌈 中짜릴 시킨거죠.
제가 큰딸이걸랑요. 울집에서 제일 큰 여자어른..
여자래봤자 제 동생과 저.. 둘밖에 없지만서두..
대한민국의 모든 장녀가 그러하듯 당연스레 집안일은 제몫이 되어 왔는데 제가 맡은바 임무를
등한시 했다는거 아니겠습니까 근 두어달 동안...
근무시간이 여덟시 반으로 연장되었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사오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외적 명분일 뿐이옵고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사실을 실토하자면
... 남자가 생겨버렸다.. 이거죠..
꼭 두어달전에..
에혀..에혀..에혀.. 딸자식 키워봤자 다 소용없다는 말, 딱 저를 두고 한말 이더라구요.
우리집 밥통의 밥은 말라비틀어져 가는데 27년간 낯모르게 살았던 남자 집에서
앞치마 두르고선 "베이컨 김치볶음밥"이나 해대고 있으니.. ㅡ ㅡ
울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이겠습니까..
아버지 술마시고 들어와서 라면 하나 끓여달라고 하면 지금 이시간까지
뭘 하고 돌아다녔길래 끼니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들어오느냐구.. 입 댓발 튀어나와서
퉁퉁 거리던 제가.. 오빠(남친
) 뭐 해먹일꺼 없나.. 밤새 요리 사이트를 뒤지게 될줄은..
저도 몰랐어요. ㅡ ㅜ
제가 아빠만 보면 자동적으로 발이 저리게 된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ㅡ ㅡ;;
어찌되었건 "참이슬"을 주고 받으며 보쌈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는데 갑자기 물으시더라구요.
- 너,,, 연애하지? ㅡ ㅡ^
헉... 은근슬쩍 떠보시는 것도 아니고 단도직입적으로다가 푸욱 찔러오는데 당황하고 말았지요.
에?? 연애라니요??
- 회사, 집, 회사, 집 하던 애가 새벽별 보고 귀가하면 그거 연애하는거 아니냐?
- 언니들이랑 술한잔 하다보면 늦을수도..
- 그 언니들이 꽃바구니, 사탕 바구니 그런것도 안겨주디? ㅡ ㅡ^
말문이 막혔습니다. 방이 워낙 협소한 관계루 마땅히 둘 장소도 없고 해서 대강
책상 언저리에 짱 박아 두었는데 그걸 보셨는가봐요.
어쩐지.. 울 방에 들어오실적마다 가로째진 눈을 하고 돌아서시더라니..
울 아버지가 질투가 쫌 심하시걸랑요.
전에 동생이랑 남친이랑 찍은 사진을 드렸더니 동생남친은 교묘히 가려지고 동생 얼굴만
떠억하니 아빠 지갑에 붙어 있더라구요. 쇼크...
칠칠치 못한 제 동생, 남친 스티커 사진 방바닥에 굴리고 있으면
울아버지 그거 곱게 모아 쓰레기통 앞에서 명복을 빌어주십니다. ㅡ ㅡ;;
이러니 제가 "남친이 생겼노라" 당당히 밝힐 수가 있었겠어요?
- 뭐하는 놈이냐?
그 부분에서 또 막힙니다. 울오빠 아직 구직중이거든요.
물론 그동안 논거 아니고 알바하면서 공부하면서 열씨미 살아왔지만 어른들은 일단
직업이 없다하면.. 목에 핏대부터 세우시니까..
그냥 회사다니고 있다.. 얼버무리고 말았죠.
- 무슨 회사?
- 어.. 잘 모르는데.. 말해줬는데 깜빡 했다.
아버지.. 흥분하십니다. 네가 바보냐? 뭐하는 놈인지도 모르고서 만난다는게 말이 되냐..
당장 전화해서 회사명이랑 위치랑 알아내라. 직접가서 확인하겠다. 하...
- 아.. 알았어. 물어보면 되잖어.
- 거기 다닌진 얼마나 됐대? ㅡ ㅡ^
- 어?
- 몇년이나 일했냐고,,, 그 회사에서어~~!!!
- 일..(아버지 얼굴, 흙색으로 변합니다. 재빨리!) .. 이..이년?
또 일어나십니다..
내 그럴줄 알았다. 여적 놀다가 돈 떨어져서 일댕기는 놈 만났구나.
(나- 아니야.. 전에두 회사다녔었대..)
요즘것들은 약해빠져서 회사에서 쬐금만 힘든일 시키면 다 나가버린다고
고까짓것 하나 버티지 못하는 놈들은 인생에서 내내 도망만 칠것이라고..
우리 회사 김대리도 일 조금 시켰더니 당장 나가버리더라고.. 알고 봤더니 그놈
前회사서두 일년도 채우지못하고 그만뒀더라고..
딱 그런놈들이 마누라가 애 들쳐업고 회사다니게 만드는거라고..
전 얼굴도 모르는 "김대리"를 예로 들어가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으시더군요.
힘없는 전, 침대끝 모서리에 걸터앉아 아버지 말씀을 경청할 수 밖에 없었지요.
예에... 죽여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