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은 좋더라 김설하 덧댄 양철지붕에음표처럼 떨어지던 빗물이심통을 부리기 시작했다제풀에 놀라 나자빠지기를 서너 번쌓인 울분이 무에 그리 많아막무가내로 요변을 떤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나선 길덮어쓴 우산을 마구 흔들어 걸음이 휘청거렸다물비린내가 역하게 가슴을 덮치는 듬성듬성 서있는 가로등 밑을 지나며광대 춤을 추는 빗물이 지랄 맞게 좋다 누워 따라오는 그림자 앞세워 걷는 길빗물이 미끄럼 타는 비닐봉지에쪽파한단 계란 한판 동동주 한 병이 들었다왜이리 좋으냐 그 밤은 고소한 냄새로 공간을 채우고삐그러지는 파 꼬랑지를 계란 물로 누르며 히죽 웃는다기름에 헤엄치고 나왔어도 물 찬 제비 마냥 날렵하게 나뒹구는 파 꼬랑지를 입안에 우겨넣으며막걸리로 목을 축인다왜이리 좋으냐 그 밤은 지칠 줄 모르는 하늘이 발광을 해대도마주보는 당신 웃음이 빗소리보다 커진그 밤은 지랄 맞게 좋더라
그 밤은 좋더라
그 밤은 좋더라
김설하
덧댄 양철지붕에
음표처럼 떨어지던 빗물이
심통을 부리기 시작했다
제풀에 놀라 나자빠지기를 서너 번
쌓인 울분이 무에 그리 많아
막무가내로 요변을 떤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나선 길
덮어쓴 우산을 마구 흔들어 걸음이 휘청거렸다
물비린내가 역하게 가슴을 덮치는
듬성듬성 서있는 가로등 밑을 지나며
광대 춤을 추는 빗물이 지랄 맞게 좋다
누워 따라오는 그림자 앞세워 걷는 길
빗물이 미끄럼 타는 비닐봉지에
쪽파한단 계란 한판 동동주 한 병이 들었다
왜이리 좋으냐 그 밤은
고소한 냄새로 공간을 채우고
삐그러지는 파 꼬랑지를
계란 물로 누르며 히죽 웃는다
기름에 헤엄치고 나왔어도
물 찬 제비 마냥 날렵하게 나뒹구는
파 꼬랑지를 입안에 우겨넣으며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왜이리 좋으냐 그 밤은
지칠 줄 모르는 하늘이 발광을 해대도
마주보는 당신 웃음이 빗소리보다 커진
그 밤은 지랄 맞게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