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을까

누렁이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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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을까

황진성

외출에서 돌아와 벗어던진
스타킹처럼 뒤엉켜 있다
빈집에 한 겨울 눈녹이물 차오르고
송사리 몇 마리 드나들더니
아예 이사를 들어온다

미련 없이 허물을 버린 뱀
삐죽삐죽 솟아오르는 풀들 머리카락 위
그 까끌한 감촉 맨 몸으로 느끼며
스스슷, 미끄럼질 치듯
산의 몸 깊이 숨어들었을까

점점 부풀어 오르는 배를 어쩌지 못해
봄마다 산이 붉은 꽃 몽글몽글
게워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겨울의 두터운 옷 아직 갇혀 있는
칙칙한 내가 물위에 비친다
맨 몸의 내가
스스슷, 봄 산 깊숙이 스며든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