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에서 자유로에 들어서려면 논바닥을 가로지른 이 길을 지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겨울은 불규칙하게 추웠고 눈도 오줄없이 왔다. 산비탈엔 잔설의 희디흰 혼들이 아직도 빛나고, 도열한 전봇대엔 까망새들이 전깃줄에 앉아 햇볕에 몸을 부비고 있다. 전깃줄에 걸터앉은, 까망새1, 까망새2, 까망새3…. 나란히 택도 없는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한다.
예정된 시간표대로 죽이 끓어 밥이 되든 말든 경제가 거덜나 쪽박을 차든 말든 님이 주신 노란 행주치마 죽기 전에 열심히 흔들어야지. 주둔군 전차처럼, 비닐하우스가 행줏벌을 유린하든 말든 난지도가 썩은 냄새를 풍기든 말든 사랑했지만 갈길이 달랐다. 출가한 종손녀가 독립지사의 후손이든 아니든 두 번 다시 정주지 않으리.
님이 주신 노란 행주치마 님이 오실 때 흔들어야지. 매리린치, 론스타, 골드만삭스…… 다국적 투기자본이 쏟아지든 말든 또 만났네요, 그리운 IMF 깡드쉬 총독. 아, 간데요 글쎄. 행주산성이 무너지든 말든 신기전이 벌떡 일어나 불을 뿜든 말든 떨떠름한 장어집 사장님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든 말든 노란 행주치마 펄럭이며 마른 나무에 꽃이 지듯이 님이 간데요, 글쎄.
자유로에 들어서자마자 독한 냄새가 침투한다. 통풍구를 막아도 막무가내다. 난지도 옆에 세상의 더러움을 딱아내는 행주들의 산성이 있다는 것이 오늘 나는 무척이나 다행스러웠다. 아, 날이 저문다. 지금은 일교차도 심한 계절, 어제 먹은 술이 다시 치밀어 오른다. 이때 차창 밖에 나타난 까망새4, 까망새5, 까망새6…. 꼬봉들을 데리고 세상 밖으로 사라진다, 뚱뚱한 황지우처럼.
행주로
행주로
이승부
화정에서 자유로에 들어서려면 논바닥을 가로지른 이 길을 지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겨울은 불규칙하게 추웠고 눈도 오줄없이 왔다. 산비탈엔 잔설의 희디흰 혼들이 아직도 빛나고, 도열한 전봇대엔 까망새들이 전깃줄에 앉아 햇볕에 몸을 부비고 있다. 전깃줄에 걸터앉은, 까망새1, 까망새2, 까망새3…. 나란히 택도 없는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한다.
예정된 시간표대로
죽이 끓어 밥이 되든 말든
경제가 거덜나 쪽박을 차든 말든
님이 주신 노란 행주치마
죽기 전에 열심히 흔들어야지.
주둔군 전차처럼, 비닐하우스가
행줏벌을 유린하든 말든
난지도가 썩은 냄새를 풍기든 말든
사랑했지만 갈길이 달랐다.
출가한 종손녀가
독립지사의 후손이든 아니든
두 번 다시 정주지 않으리.
님이 주신 노란 행주치마
님이 오실 때 흔들어야지.
매리린치, 론스타, 골드만삭스……
다국적 투기자본이 쏟아지든 말든
또 만났네요,
그리운 IMF 깡드쉬 총독.
아, 간데요 글쎄.
행주산성이 무너지든 말든
신기전이 벌떡 일어나 불을 뿜든 말든
떨떠름한 장어집 사장님 얼굴에
개기름이 흐르든 말든
노란 행주치마 펄럭이며
마른 나무에 꽃이 지듯이
님이 간데요, 글쎄.
자유로에 들어서자마자 독한 냄새가 침투한다. 통풍구를 막아도 막무가내다. 난지도 옆에 세상의 더러움을 딱아내는 행주들의 산성이 있다는 것이 오늘 나는 무척이나 다행스러웠다. 아, 날이 저문다. 지금은 일교차도 심한 계절, 어제 먹은 술이 다시 치밀어 오른다. 이때 차창 밖에 나타난 까망새4, 까망새5, 까망새6…. 꼬봉들을 데리고 세상 밖으로 사라진다, 뚱뚱한 황지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