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숨바꼭질 후기.

더러워ㅡ.ㅡ2009.02.04
조회3,571

 

 

항상 톡을 즐겨 보는 군입대 몇개월 앞둔,

자취해서 슬픈ㅜㅜ 한 대학생 입니다.

 

다들 시작은 이렇게 하시더군요.ㅎㅎㅎㅎ

요새 좀 여유로워서 톡을 자주 들락 날락 하는데요.

며칠 전에 오늘의 판을 돌다가

"나홀로 숨바꼭질"이라는 제목으로 톡이 됬던..... 글을 읽게 됬어요.

놀이 방법 나와있고 어떻게 하라는 주의사항(?)도 쓰여져 있었더랬죠.

 

아 이거 또시작이구나... 싶었죠.

 

제 또래님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초등학교 때 분신사바라는 게임이

유행이었는데요.

저절로 펜이 움직이는 거 보면서 섬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ㅋㅋ

가끔씩 친구 불러서 겁주려고 제 맘대로 볼펜 잡고

친구 모르게 힘 살짝 줘서 몰래 움직이고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ㅋㅋ

 

또 그런 류의 장난이겠거니 생각하고 별 신경을 안썼어요.

그냥 어린애들 낚는 게임 정도.

하는 방법도 좀 유치하고...ㅡ.ㅡ 인형에 뭔 쌀에..칼로 자르고 어쩌고...

수련회 가면 나올법한 진실 아닌 괴담들같이 좀 쌩뚱맞고 해서...

학점이니 경력이니 바빠 죽겠는데 이런 장난에

맞장구 칠 여력도 없을뿐더러

또 제가 미신을 믿지 않는 스타일이다 보니 처음엔 그냥 그려려니 했죠.

 

근데 생각할 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요고 잘 써먹으면 옛날 분신사바 때처럼 동기들 좀 놀래켜줄수 잇을라나

라는 생각으로 도대체 뭐하는 걸까 하며 마지못해 정보 좀 찾아봤어요.

 

재밌더군요. 오컬트적 강령술이라.

네크로맨서라고 하죠 강령술사.

강령술은 한마디로 귀신을 현실로 불러내는 방법들의 집합.

종교적인 형태로도 행해지기도 하고 민속 주술로서 무당에 의해 전해내려오기도

하나 형태나 방법, 성격은 가지각색을 띄고 있네요. 제가 했던 "나홀로 숨바꼭질"은

일종의 일본 민속 토종 주술을 섞어논 듯 하구요.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하기도 하고, 의심가기도 하고.. 반신반의 하다가..

 

제가 또 호기심을 못누르는 스타일이라..

주말에 하루 날잡아서 한 번 했습니다.ㅡ.ㅡ

 

 

 

 

하시는 방법은 따로 여기 적진 않을게요.

이 게임 굉장히 비추합니다.

하지 마세요.

 

2:30 AM

인형에 쌀 넣고 못으로 째고 실로 묶고 "나 잡아봐라~인형아^^"

도망가고.. 솔직히

혼자 살면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 하는 거지만 쪽팔리더군요 ㅜㅜ

나이 21살에 불은 다 꺼져있고 거실에 티비만 덩그러니 켜져있고.. 주인은

방문 쳐잠그고 침대 밑에 기어 들어가 있고... ㅋㅋㅋㅋㅋ

 

이짓 꼭 해야되나 후회 되더군요ㅋㅋㅋㅋ 참 꼴깝 하고는...

 

그때가 2:50 AM 이었구요. 불이 다 꺼져있어서 좀 어둡긴 했지만 무섭진 않았어요.

오히려 큰 티비 소리때문에 옆집 분 깨실까봐 조마조마...

 

3:00 AM

새 소주 한병과 전 침대 밑에 나란히 누워서 좀 진작 먼지좀 치우지 않은 걸

후회했죠. 아 ㅅㅂ... 기침이 좀 나오네. 쿨럭쿨럭 ㅜ

아. 그래서 엑소시스트 포스트에서도 새벽 3시에 라고 써있구나..

그 시간대가 귀신이 가장 활발하대나 뭐라나.

 

처음엔 좀 무섭더군요. 심장이 뛰고 후들후들.

 

한 십분 지난 거 같은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데.. 난 역시 낚였을 뿐이고..

이 장면을 보며 웃고 잇을 낚시꾼들이 생각날 뿐이고..

아 ㄳ들 내가 나가면 이거 써놓은 넘 악플을 ㅈㄹ게 그냥...

 

ㅄㅄ 거리면서 방안 시계를 살짝 본 게 3시 11분이였구요.

그게 제가 해뜨기 전 본 마지막 시간 체크였어요.

 

 

 

갑자기 티비 소리가 살짝 작아집니다. 와. 그때 부터 지옥 시작.

21살 평생 살면서 가위눌림 혹은 실제로 귀신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미신을 믿지 않았던 거구요.

 

정말 온갖 잡소리 다 들립니다. 솔직히 제 의식이 어둠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만들어내는

환청일지도 모르지만, 소리는 확실히 들려요. 한국 말이라고 말씀드리기엔 제가 확신이

없네요.

 

보이지는 않았어요. 어두워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형체나 확실한 모습은 보진 않았

는데.. 아 그놈의 소리가 진짜 견디기 힘들었어요, 무슨 고문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형체가 만들어 내는 기이한 소리음들 이게 정말 공포더군요.

 

방 안에 핸드폰 및 컴퓨터는 다 꺼져 있었구요. 액정화면이 귀신을 부른다고

해서... (안 믿었으면서 준비 할건 다 했음)

 

몇 신지 알수도 없고(움직일 수 조차 없습니다 그 시간대는. 고개를 빼꼼히

빼서 시계를 볼 수 조차 없어요), 내 거실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해요.

 

제가 들은 소리는 주기가 없이, 랜덤하게 복합적으로 들렸구요.

긁는 소리가 아주 작게 났었고, 스윽 하고 굴러다니는 듯한 것도 잠깐 들었구요.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건 확실히 들었어요. 그걸 들을 때 머리 뒷쪽이 띵하더군요.

 

그 소리가 참..... 와.... 내가 진짜... 애가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건지 누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건지 왜이렇게 음침한지........ 티셔츠까지 땀으로 쫙 졎고...... 먼지 쌓인

침대 밑에서 차마 한 번의 기침도 내뱉을 수 없었고...... 눈 동그란 채로 얼굴 허얘

져서 누워있었습니다. 그 지옥의 시간을.. 해 뜰때까지... 새소리 나고 티비소리

멀쩡해 질 때까지 뜬 눈으로 있었어요.

 

침대 밑에 누워서 반사적으로 소주 한 입 물고 방 나오는데, 저 컴퓨터 의자에

좀 앉아서 있었어요. 당장 가서 그 빌어먹을 인형에 소주 붓고 태워버리고 싶엇지만

정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어요. 이게 무슨 게임인가...? 싶을정도로.

제 앞은 먼지 투성이 뒤는 땀 범벅..

 

멍때리다가 안되겟다 싶어 문 열고 인형한테 가서 정성스럽게 뿌렸습니다 아주 그냥..

인형이 움직였더거나 그런 건 잘 보이지 않았구요. 제가 밤에 놧던 그자리에 떡하기

있긴 한데...

 

저 그날 아침밥 대신 남은 소주 다 마시고 앞에 친구 집에서 잤습니다.

며칠 정도 잠이 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좀 낫네요.

 

일단, 허접한 후기 였구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물론 저도 호기심에

눌려서 했지만,  나홀로 숨바꼭질은 놀이가 아니라는 걸 아셔야 되요.

제가 느낀 건 일종의 주술이었구요, 그만큼 령한테 전해지는 메세지가

강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에 어린 친구들이 재밌겠다고 따라해서는 안될 거 같아요.

확실히, 주술과 게임은 차이가 있구요.

 

 

전 인터넷 후기를 몇십번씩 보고 매뉴얼을 갖추고 한 거지만, 만약 아무 준비없이

그냥 설명만 쭉 읽고 주술을 했을 때 생길 돌발상활을 생각하면 참....

 

굉장히 위험한 게임입니다. 분신사바 같이 잠깐 오싹하지만 나중엔 추억이

되는 그런 게임은 아니에요.

그냥 기분 더럽습니다. 인터넷 보니 후기들 많이 올라 오는데, 제 후기가

마지막이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