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부부...^^

3월의 신부2004.03.24
조회4,967

새벽녘에 이슬이 내렸는지 도로가 촉촉하게 젖어 있어요~

예전엔 이런날이면 기분부터 꿀꿀해졌는데철없는 부부...^^

이제는 이런날에도 차한잔의 여유로움이 생기네요철없는 부부...^^나이탓??철없는 부부...^^

결혼식 올린지 3주가 되어가는데 꼭 3년은 흘러간것 마냥 길게 느껴지네요

여행갔다오구 인사드리구 집들이하구~

헥헥~철없는 부부...^^

3주동안 신랑이랑 저는 홍길동이 되어야 했죠~동에 뻔쩍 서에 뻔쩍~철없는 부부...^^

그래도 벽에 걸린 웨딩사진과 예쁜 신혼살림들을 보면 흐뭇~철없는 부부...^^

실은 우리 함께산지 1년 하고도 반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만인의 축복속에서 언약을 맺은 거랍니다.철없는 부부...^^

그시간동안 싸우는 일 없이 정말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우리 신랑이 있었기에

힘들었지만 참고 기다리며 오늘을 만들어 냈죠^^

 

지난주에는 시댁식구들을 집에 초대하는 날이었죠

신랑이 젤루 좋아하는 잡채만큼은 제가 자신있어하는 음식^^

예전에 어머님께서 하시는 걸 곁눈질로 훔쳐보고 온 닭도리탕을 주요리로 결정하고

신랑이랑 모마트에 갔습니다.

헉~여행을 다녀온 사이 물가가 하늘로 치솟았는지

카터에 몇개 담아내고 보니 벌써 '0' 이 다섯개가 붙어 버립니다.철없는 부부...^^

여우같은 살림꾼이 되어야 할텐데~

그래도 막내며느리로 이쁨 받을려면...꿋꿋이 밀고 갑니다.

그사이 우리신랑~참새가 방앗간에 오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죠. 배가 불러도~

처음엔 쩍팔려서 신랑뒤에서 신랑이 하나 던져줄때만을 기다리는 새끼참새마냥 쭈볏거렸는데~

이제는 같이 이쑤시개를 들고 다닙니다.철없는 부부...^^철없는 부부...^^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리가 풀립니다.

"우리 커피한잔 하자"

그랬더니 우리 신랑

"잠깐만~^^~ 가서 앉아 있어"

그래서 쉼터에 몸뚱아리만 앉아 있는데

양손에 커피를 들고 카터를 밀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옵니다.

모커피 시식코너에서 들고 왔다죠~철없는 부부...^^

맛나게 원샷하고 안마용 의자에서 몸좀 풀고 ~

 

담날 어제 산 재료로 요리를 뚝딱~

일찍오신 시어머니께서 일을 하실려고 하셔서 그랬죠

오늘은 섭섭하셔도 저희집에 온 손님으로 계시라고요~

막내며느리 음식솜씨좀 보시라고~

그러고나니 쩜 걱정도 되대요..음식맛이 어쩔런지...

식구들 오구 상에 올려진 음식을 맛보시며

우리 시어머니 100점이라고 맛나시다며...어찌나 좋던지...

저 그날 그 비행기 타고 하늘끝까지 올라갔더랬죠철없는 부부...^^

우리 주방보조 신랑은 옆에서 열심히 접시 닦아내고...담아내고 치우고 또 닦아내고...

그리고 20명이 이방저방 겹쳐서 잠을 청했죠

휴~무사히 치른 집들이

대견하다고 신랑이 연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안아줘서

피로도 금방 풀리는 듯 했죠

 

오늘은 아침 출근하는 그 사람에게

한달동안 낑낑거려 만들어낸 십자수를 선물로 들려 보냈죠

그의 핸펀번호가 새겨진 주차중 십자수에요

숨겨진 편지와 함께^^

처음 만들어서 엉성한 부분도 있는데 넘 예쁘다고 입이 귀에 걸려 나갔답니다.철없는 부부...^^

그 모습에 저는 또 행복해합니다.철없는 부부...^^

 

에구에구~

쓰다보니 쓸데없이 얘기가 길어졌네요^^

저요 생각했어요

나의 불편을 투정하기보다 그 사람의 편안함을 먼저 챙겨주겠다고...

그렇게 행복을 키워가며 살아가고 싶습니다.철없는 부부...^^철없는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