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스물다섯이 된 김아무개양이라고 합니다. 이제 곧 졸업시즌이네요- 제 남동생은 이제 내일모레면 학교를 졸업하게 된답니다. 이것저것 답답하고 심란한 마음에 글 몇자 적어보자고 올립니다.. 요즘 다들 많이 힘드시죠-? 저희집도 아버지가 자영업을 하시던 가게를 문 닫게 되었어요.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나날이었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마음이 많이 아프신거 같아요. 속상해서 하루 이틀 드시던 술에 아버지가 쓰러지시게 되었고, 간경화로 입원을 하셔서 복수에 찬 물을 빼내는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치료과정 중 투여되는 약물 때문에 살이 바싹 말라 해골같은 몰골이시지만, 그래도 잘생긴 해골이시라며 웃으시는 아버지 때문에 저도 어머니도 자주 울고 웃곤 한답니다. 전 고등학교를 정규교육으로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로 일찍 졸업해 사회생활을 이르게 시작한 사람입니다. 부모님은 원하지 않으셨지만, 제가 고집을 부려 내린 결론이었죠. IMF시절.. 그때의 제가 겪어내기엔 사납디 사나운 사건이었습니다. 고모님께 보증을 서 주셨다가 그대로 빚을 뒤집어쓰게 되어버렸거든요. 길거리에 내앉았다는 단어 그대로 가족들이 거리에 내몰렸었던 시기였답니다. 힘든일이 같이 올 때였는지, 그때즈음 어머니가 자궁암 판정을 받으시고 자궁척출수술을 받으시게 되었어요. 살던 집이 외풍이 셌던데다 졸졸졸 나오는 물을 데워서 찬물에 섞어 사용해야 했답니다. 도저히 어머니를 모시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어머니는 지방의 삼촌댁에서. 아직 어렸던 동생과 아버지는 서울에서 지내게 되었죠. 어느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고 지나가는 말로 " 우리 딸 교복, 안 버리고 가지고 있을걸 그랬네.." 하시더라구요. 제가 고등학교를 가지 않기로 결심했던 날, 그동안 공부했던 책이며 교복을 전부 가져다 버리셨거든요. 보고 있으면 속상하시다면서.. 살이 너무 쪄서 있어도 못입는다~ 지금 내가 교복 입으면 코스프레다~ 풍기문란으로 잡혀갈걸! 이런 시덥지 않은 소리를 하면서 서둘러 지나갔더랬죠. 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어머니가 많이 마음아파 하세요. 교복입고 가방하나 들고 학교가던 제 모습이 제일 예쁘셨다는데, 그 모습을 오랫동안 못 보여 드린게 죄송스러울 따름이지요.. 그런데.. 요즘 졸업식엔, 정장을 입고 졸업하는 곳이 많은가봐요- 이것때문에 제가 요즘 속상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참 어려운 경기잖아요- 마지막으로 동생의 학교 공과금이 빠져나가고, 이제 곧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고.. 저도 느즈막히 대학을 졸업해 집에 있는 빚과 제 학자금 대출비를 갚고 있거든요- 빠듯하게 남은 생활비와 보험비 나갈정도만 남은 통장을 보고 있으니 정말이지.. 한숨부터 나오더라구요. 버는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어쩜 이렇게 나가는 돈이 많은지.. 소일거리 삼아 일 하고 계시는 어머니의 월급은 저금으로 들어가고, 어느날은 한달 열심히 일해서 내 손에 돈 한번 들어오는 걸 못 보고 훵- 해져있는 통장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텅 비어버리는 것 같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해 과외비를 내고, 집에 돈을 보태고 공부해서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고마운 일이죠- 힘들긴 하지만 제 자리에서 할 만큼 해준 동생에게, 저도 제가 해줄 수 있는 만큼은 해주고 싶답니다. 잘 이해되진 않았지만, 교복을 입고 오라고 해도 학생들이 정장을 입고 졸업식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 인거 같더라구요- 학교에서도 막상 졸업식날, 정장을 입고 왔다고 학교에 못 들어오게 막거나 하진 않잖아요 마지막 날까지 속 썩이는구나- 하고 애교스럽게 넘어 가 주시겠지요. 어제 저녁에, 동생과 정장을 보러 아울렛에 다녀왔답니다. 아무래도 좀 저렴한 가격대로 구매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제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죠- 정장을 입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정장에 맞게 구색을 맞춰 구두, 벨트까지 구매하려면 50-60만원은 우습게 쓰겠더라구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답니다. 동생이 계속 어떤 정장 하나를 만지작 거리는데.. 셋트로 사십만원이 좀 넘더라구요. 누나 이거 너무 예쁘다- 그치. 그런데 너무 비싸... 라고 지나가곤, 집에 오면서 계속 그 정장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검은색이어서 경조사에 입을만하고, 여름엔 자켓없이 셔츠만 입어도 괜찮으니 나중에 여름용 바지 하나면 여름에도 괜찮을거 같고.. 이러면서 말이죠. 어떻게 수중에 오륙십만원의 여윳돈도 없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희집은 그렇게 살게 된지 오래 되었다는 말씀 말고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겨울 방학중에 신장염으로 동생이 입원해 있었어서, 집이 조금 더 힘들었거든요. 어머니와 저, 그리고 동생. 일하는 사람이 이렇게 셋인데 병원비는 보험에서 부담했지만, 일정하게 들어오던 생활비가 모자라게 되었어서요.. 그러고 보니 힘든 상황에 꼭 가족들이 한번씩 앓곤했네요. 입어보기라도 하자고 해서 입어보았는데, 너무 앙상하게 말라서 꼭 아빠 옷 얻어입은 애 같더라구요. 그 양복점 직원분도 이렇게 말라가지곤 맞춤정장 입는게 더 나으실거 같다고 얘기하고.. 말은 쉽지요 이사람아.. ;ㅅ ; 동생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면 졸업식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저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다보니 이래저래 속상하고 마음이 쓰여서.. 동생 친구들은 집안이 부유한 아이들이 많아서, 종종 동생이 자신과 비교하곤 하는데 괜히 동생이 자격지심만 키우게 될 것 같아서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곤 합니다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원래 이런걸로 고집을 부리거나 하는 애가 아닌데, 애들이 정장 입고 졸업식 오는게 학교 잘못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복입고 가는건 너무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나봐요- 쟈켓같은거에 청바지 입고- 그렇게 가면 안되겠느냐고 말 했다가 괜히 말싸움만 하게 되었네요. 애들이 이상한 거라고 마음 쓰지 말라고. 에휴..... 답답 하기만 합니다.. 서두가 두서없이 길었습니다만 결국에 하고 싶은 말은 하나네요 학생분들. 요즘 부모님들 많이 힘드세요- 요즘 학생분들이 철이 빨리 든 분들이 많아서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혹여나 정장 사달라고 떼쓰고 있다면, 부모님들 지갑사정을 조금만 배려해줬으면해요.. 마음은 정장이 아니라 다른 어떤것이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이실 거에요. 졸업할때까지 많은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 잊지말고 해주세요- 정말. 힘든거 싹 잊어버리는 기분이랍니다. 전 부모님은 아니지만, 동생이 가끔 이렇게 이야기 해주면서 같이 힘내자고 하면 눈물이 나올정도로 든든했어요. 졸업 축하합니다- 너무나 수고 했어요. 다들.
동생의 졸업식
안녕하세요.
올해 스물다섯이 된 김아무개양이라고 합니다.
이제 곧 졸업시즌이네요- 제 남동생은 이제 내일모레면 학교를 졸업하게 된답니다.
이것저것 답답하고 심란한 마음에 글 몇자 적어보자고 올립니다..
요즘 다들 많이 힘드시죠-?
저희집도 아버지가 자영업을 하시던 가게를 문 닫게 되었어요.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나날이었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마음이 많이 아프신거 같아요.
속상해서 하루 이틀 드시던 술에 아버지가 쓰러지시게 되었고, 간경화로 입원을 하셔서
복수에 찬 물을 빼내는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치료과정 중 투여되는 약물 때문에 살이
바싹 말라 해골같은 몰골이시지만, 그래도 잘생긴 해골이시라며 웃으시는 아버지 때문에
저도 어머니도 자주 울고 웃곤 한답니다.
전 고등학교를 정규교육으로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로 일찍 졸업해 사회생활을 이르게
시작한 사람입니다. 부모님은 원하지 않으셨지만, 제가 고집을 부려 내린 결론이었죠.
IMF시절.. 그때의 제가 겪어내기엔 사납디 사나운 사건이었습니다.
고모님께 보증을 서 주셨다가 그대로 빚을 뒤집어쓰게 되어버렸거든요.
길거리에 내앉았다는 단어 그대로 가족들이 거리에 내몰렸었던 시기였답니다.
힘든일이 같이 올 때였는지,
그때즈음 어머니가 자궁암 판정을 받으시고 자궁척출수술을 받으시게 되었어요.
살던 집이 외풍이 셌던데다 졸졸졸 나오는 물을 데워서 찬물에 섞어 사용해야 했답니다.
도저히 어머니를 모시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어머니는 지방의 삼촌댁에서.
아직 어렸던 동생과 아버지는 서울에서 지내게 되었죠.
어느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고 지나가는 말로
" 우리 딸 교복, 안 버리고 가지고 있을걸 그랬네.." 하시더라구요.
제가 고등학교를 가지 않기로 결심했던 날, 그동안 공부했던 책이며 교복을 전부 가져다
버리셨거든요. 보고 있으면 속상하시다면서..
살이 너무 쪄서 있어도 못입는다~ 지금 내가 교복 입으면 코스프레다~ 풍기문란으로
잡혀갈걸! 이런 시덥지 않은 소리를 하면서 서둘러 지나갔더랬죠.
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어머니가 많이 마음아파 하세요.
교복입고 가방하나 들고 학교가던 제 모습이 제일 예쁘셨다는데, 그 모습을 오랫동안
못 보여 드린게 죄송스러울 따름이지요..
그런데.. 요즘 졸업식엔, 정장을 입고 졸업하는 곳이 많은가봐요-
이것때문에 제가 요즘 속상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참 어려운 경기잖아요-
마지막으로 동생의 학교 공과금이 빠져나가고, 이제 곧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고..
저도 느즈막히 대학을 졸업해 집에 있는 빚과 제 학자금 대출비를 갚고 있거든요-
빠듯하게 남은 생활비와 보험비 나갈정도만 남은 통장을 보고 있으니 정말이지..
한숨부터 나오더라구요.
버는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어쩜 이렇게 나가는 돈이 많은지..
소일거리 삼아 일 하고 계시는 어머니의 월급은 저금으로 들어가고,
어느날은 한달 열심히 일해서 내 손에 돈 한번 들어오는 걸 못 보고 훵- 해져있는 통장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텅 비어버리는 것 같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해 과외비를 내고, 집에 돈을 보태고 공부해서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고마운 일이죠- 힘들긴 하지만 제 자리에서 할 만큼
해준 동생에게, 저도 제가 해줄 수 있는 만큼은 해주고 싶답니다.
잘 이해되진 않았지만, 교복을 입고 오라고 해도 학생들이 정장을 입고 졸업식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 인거 같더라구요- 학교에서도 막상 졸업식날, 정장을 입고 왔다고 학교에
못 들어오게 막거나 하진 않잖아요 마지막 날까지 속 썩이는구나- 하고 애교스럽게
넘어 가 주시겠지요.
어제 저녁에, 동생과 정장을 보러 아울렛에 다녀왔답니다. 아무래도 좀 저렴한 가격대로
구매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제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죠-
정장을 입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정장에 맞게 구색을 맞춰 구두, 벨트까지 구매하려면
50-60만원은 우습게 쓰겠더라구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답니다.
동생이 계속 어떤 정장 하나를 만지작 거리는데.. 셋트로 사십만원이 좀 넘더라구요.
누나 이거 너무 예쁘다- 그치. 그런데 너무 비싸... 라고 지나가곤, 집에 오면서 계속 그
정장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검은색이어서 경조사에 입을만하고, 여름엔 자켓없이 셔츠만
입어도 괜찮으니 나중에 여름용 바지 하나면 여름에도 괜찮을거 같고.. 이러면서 말이죠.
어떻게 수중에 오륙십만원의 여윳돈도 없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희집은 그렇게 살게 된지 오래 되었다는 말씀 말고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겨울 방학중에 신장염으로 동생이 입원해 있었어서, 집이 조금 더 힘들었거든요.
어머니와 저, 그리고 동생. 일하는 사람이 이렇게 셋인데 병원비는 보험에서 부담했지만,
일정하게 들어오던 생활비가 모자라게 되었어서요..
그러고 보니 힘든 상황에 꼭 가족들이 한번씩 앓곤했네요.
입어보기라도 하자고 해서 입어보았는데, 너무 앙상하게 말라서 꼭 아빠 옷 얻어입은 애
같더라구요. 그 양복점 직원분도 이렇게 말라가지곤 맞춤정장 입는게 더 나으실거 같다고
얘기하고.. 말은 쉽지요 이사람아.. ;ㅅ ;
동생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면 졸업식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저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다보니 이래저래 속상하고 마음이 쓰여서..
동생 친구들은 집안이 부유한 아이들이 많아서, 종종 동생이 자신과 비교하곤 하는데
괜히 동생이 자격지심만 키우게 될 것 같아서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곤 합니다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원래 이런걸로 고집을 부리거나 하는 애가 아닌데, 애들이 정장 입고 졸업식 오는게 학교
잘못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복입고 가는건 너무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나봐요-
쟈켓같은거에 청바지 입고- 그렇게 가면 안되겠느냐고 말 했다가 괜히 말싸움만 하게
되었네요. 애들이 이상한 거라고 마음 쓰지 말라고. 에휴..... 답답 하기만 합니다..
서두가 두서없이 길었습니다만 결국에 하고 싶은 말은 하나네요
학생분들. 요즘 부모님들 많이 힘드세요-
요즘 학생분들이 철이 빨리 든 분들이 많아서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혹여나 정장 사달라고 떼쓰고 있다면, 부모님들 지갑사정을 조금만 배려해줬으면해요..
마음은 정장이 아니라 다른 어떤것이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이실 거에요.
졸업할때까지 많은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
잊지말고 해주세요- 정말. 힘든거 싹 잊어버리는 기분이랍니다. 전 부모님은 아니지만,
동생이 가끔 이렇게 이야기 해주면서 같이 힘내자고 하면 눈물이 나올정도로 든든했어요.
졸업 축하합니다-
너무나 수고 했어요.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