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시작이 반2009.02.13
조회4,198

요 며칠 헌팅 얘기가 자주 출몰하기에

저도 질세라,ㅋ 읊조려 봅니다.

 


때는 대학교 신입생 시절 ㅡ

당시 저는 삼화고속버스를 이용해 통학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 이런 세상에

버스에서 하동균씨와 똑 닮은 사내를 발견하게 되었어요우예~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좀 더 섬세하게 설명드리자면, 하동균씨 '아역' 정도 !?

(하동균씨 아시죠? 소몰이꾼..ㅎ)

 

 

그리하야 호수같이 잔잔하던 제 일상에도

물수제비가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3~3 튀겨진거죠 ~

 


지속적으로 그를 지켜본 결과.. 하동균 아역은

화요일 목요일에는 저와 등교 시간이, 월요일에는 하교 시간이 같다는 것

그리고 ,, 항상 일정한 자리

: 잘 나가는 애들만 선택한다는 맨 뒷 좌석, 그 중에서도 우측 창가

에만 앉는다는걸 알게 되었죠.

 

 

당시에는 "오빠" 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 만으로도

손을 오그라뜨리던.. 수줍기만 한 저였기에 걍,

눈보신한다~~ 생각하며

아주 가끔씩 힐끔대고는 했습니다 ㅋ

 

 

그러던 어느 월요일의 하교길,

서울역에서 역시나 그와 상봉 하고선

남몰래 가슴을 콩닥이며 함께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줄이 좀 길어지는바람에

이 줄이 인도를 가로막고 진로 방해를 하게 되었어요.

좀 민폐네..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하동균 아역이 !


이렇게 서면 통행이 불편해지니 옆으로 서자고

앞장서서 줄을 정렬하더군요. 오.. 이런,

미화부장 같으니라고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이쯤 되니 슬슬, 헛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냥 같이 따라 내려서 무작정 말을 걸어볼까

호기있게 시도해보았지만, 이놈의 호구같은 다리가 후달후달..

그래서 좀 고전적인 방법이었습니다만, 미니카드를 썼습니다. 하하;

바로 이거야! 기말고사가 끝나는 주에 건내자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그럼 거절당해도 방학동안은 못 볼테니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연분홍색ㅋㅋ 봉투에 담아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 깊숙히 넣어 두었는데

 

못만났습니다...........................

 

 

이렇게 저의 첫 헌팅 시도는 불발된채로.. 방학은 지나가고

다음 학기 !

재회를 기대했건만 하동균 아역은 보이지 않더군요.

저 혼자 무슨 영화 찍는 양, 그가 늘 앉던 자리에 그 앉아

'당신이 항상 보던 광경은.. 이런.. 것이었군요'

혼자 시 쓰면서ㅋ 쓸쓸히 창문에 기대어...

졸다가 창문에 머리를 박아 전치1주짜리 혹을 만들기도 하고 ;

 

 

또 한 학기가 그렇게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기말고사를 마친 날이었죠. 저는 초췌한 몰골을 하고서도

괜시리 센티맨탈한 기분에 사로잡혀, 맨 뒤 바로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버스가 출발하려던 찰나, 아아니이게 누구신가

!!!!!!!! 하동균 아역이 !!!!!!!!!! 그 쾌남이 !!!!!!!!!!!!!!!!!!!!!!

허겁지겁 뛰어들어와 제 앞 좌석에 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그 자리에........ 헉헉ㅋ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다 싶어 뭐라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근데 연분홍 카드는 얼마 전 폐기 처분 했던지라;

고심끝에 쪽지를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쓰기로 했습니다.

메모지 한 귀퉁이에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의사와

연락처를 써서 곱게 접었습니다.

하아.... 집에 가까워올수록 심장박동수가 미친듯이 증가하더군요.

콩닥콩닥쿵덕쿵덕// 절구 찧는 소리가 점점 거세어져서

입에서 인절미라도 튀어 나올 판에 ! 제가 내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좌석에서 내려섰습니다. 그리고 쪽지를 주려는데,

 

 

자고있더군요... 것도,

아주아주아주 곤히.. 입도 하 벌리고.....

 

 

나 인자 내려야되는디 ㅠ ㅠ

이쯤되니 뵈는게 없어지더라구요, 순간적으로 쪽지를

그 옆에 앉아계시던 아저씨께 건냈습니다.

" 저 죄송한데요, 제가 내리면 옆에 분께 전해주세요. 꼭 좀 부탁드릴게요 "

퇴근길이신 것 같았던 아저씨께서는.. 마치 그 쪽지에

지구의 운명이 달리기라도 한 양, 꼭 쥐어보이시곤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퇴근 시간이다보니 그 분 말고도 수많은 직장인분들께서

좌석을 꽉 채우고 계셨는데요

그 분들의 호기심 반, 응원 반의 눈빛을 뒤로 한 채 저는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 아이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본 순간,

아... 쪽지를 읽고있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것도 웃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는 출발하고, 아저씨는 저를 향해

슈퍼맨이 준 미션을 완수한 꼬마아이처럼 해맑게 웃어보이시고 ㅋㅋㅋ

 


한바탕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비틀대며 집에 가고 있는데, 딩동 버스 훈남 헌팅 도전기 !

문자가 왔습니다 !!!!!!!! 왔어요 !!!!!!!!

어므나 나에게 인사를 하네요오~~~ 네에 안녕하세요~~~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 ^ ^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문자를 몇 개 주고받다가.. 이 아이가

C.C (캠퍼스 커플)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어ㅏ미ㅓ아멀ㄴ아ㅣ멀낭;ㅓㅁㄹ나엄린;

어이고 내 팔자여 ㅠ ㅠ

 

저.. 실망 안시켜드렸죠 ?.....ㅋ

우리 힘내요 ~!! 그래도,

안생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