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이 썩어서...

하얀손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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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이 썩어서

 

 

나의 몸이 썩어서 


                    - 정 희찬


나의 몸이 썩어서

거름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의 뿌리를 통해

가느다란 나뭇가지의 끝까지

힘껏 달려가서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날 수 있겠지.


꽃이 되어

하얀 나비들을 불러 모으고

꿀 한 모금씩 나눠주고

사랑의 열매를 맺으면,

아름다운 새들이 날아와

노래를 불러 주리라.


혼자의 사랑이 아닌,

우리의 사랑이 되어 썩는다면,

온 세상 가득 꽃이 만발하고

벌과 나비 떼 날아와 춤추고

새들의 흥겨운 노랫소리에

이 강산은 춤추리라.


<작품후기>


나는 혼자만의 사랑을 간직하고 싶지 않다. 치사하고 옹졸하게 이기적인 사랑보다 썩어서 나눔을 주는 사랑을 하고 싶다. 나의 사랑이 다른 사랑의 꽃이 되고, 나비가 되고, 새가 되어 날아가는 꿈을 꾼다. 혼자만의 사랑은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하다. 우리들의 참다운 사랑은 힘차고 멋지다. 사랑은 혼자 깊숙이 꿀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꿀을 나눠주는 달콤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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