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찾은건 나야..(실화)

희야령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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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쓴 글 중 "아빠 걱정말아요"에 잠시 언급 했던 박수 '정훈'이와 만난 일을 쓰려 합니다.

 

전 어릴때부터 기독교 신자였으면, 아직까지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개인적인 신앙의 문제이니 다른 편견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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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여름방학... 어릴때부터 눈에 보이는 현상들 때문에, 당사자인 난 늘 심적인 괴로움이 있었다...그래서 신앙에 더욱 메달렸던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 슬슬 입시 준비도 해야 하는데, 마음의 짐을 끌어 안은채..묵직한 우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수요예배가 끝나고 모두가 돌아가고 교회에는 아무도 없었다...혼자 철야기도를 하려고, 예배당(당시 개척교회였던 우리 교회는 재정적 사정으로 한 건물 지하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의 앞문과 뒤문을 모두 잠그고, 강대상 앞에 방석을 놓고, 그 위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내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것이 정말 귀신의 장난이면 그만 멈추게 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예배당 내부는 조용했다...지하인데다가 불까지 꺼져있으니...더욱 어두웠다...불빛이라고는 강대상 뒤쪽에 큰 나무 십자가 뒤에서 비추이는 조명이 다 였다...

 

한참을 기도를 한 나는 잠시 꿇었던 다리를 풀고, 찬송을 불렀다...그렇게 한 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새벽예배를 드리기 전까지 잠을 자려고  성가대 의자에 길게 누웠다 폭은 좁지만 한 사람 정도 누울 정도는 되었다..

 

그렇게 누워 잠을 청하고, 잠이 슬며시 들때쯤....어두컴컴한 지하 한쪽 구석에서 스산한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그 바람은 그냥 바람이 부는것이 아니라 마치 누군가가 바람을 일으키며 내부를 한번 감싸듯 돌아 내게 왔다...

 

차가운 기운이 날 스치고 지날때 소스라치게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 섰지만,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신성한 예배당 안에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맘 속으로 주기도문을 옮졸이면서...내부를 한바퀴 돌았다...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이 모여 점심을 먹는 식당도, 유치부 아이들이 놀게 만들어 놓은 곳도, 학생/청년들이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사무실도, 목사님이 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목사실도...둘러 보았지만 눈에 띄게 보이는것도 느껴지는것도 없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누웠다....다시 한번 바람의 기운이 느껴졌고, 다시 일어 나려고 했지만, 내 몸은 마치 보이지않는 끈으로 묶어둔듯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두 눈을 뜨고 있어 어둠 속에서도 내부가 보였고, 그 보이는 내부 벽면.....둘러쳐져 있는 커튼이 한쪽 끝에서부터 펄럭이기 시작하더니 내부를 한바퀴 휘어감고 내게로 돌진해 오고 있었다...

 

커튼이 펄럭임이 내 앞까지 왔고, 커튼이 져쳐지면서 한웅큼의 스산한 바람이 훅 하고 날 치고 달아났다...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더욱 짙은 어두움...그 어둠이 너무 짙어 빛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자까지 보일만큼 어두운 형체...

 

그 현상은 몇번이나 반복이 되었다...그렇게 서너번을 그 바람에게 맞았다.. 맞았다기보다는 내 몸의 뼈속까지 훑고 지나는듯 했다..

 

머리 속에서는 다른 생각이 떠 오를겨를이 없었다..내가 아는 성경 글귀는 모두 옮졸렸다...머리에 떠 오르는 성서속 인물들의 이름은 다 내 뱉었다...입 밖으로 소리가 나가는것은 아니었지만...그게 효과가 있었던것인지 모르지만 내 몸에 감겨져 있던 억눌림이 느슨해지는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순간 일어난 나와 동시에 다시 한번 벽면을 휘감아 돌아오던 그 느낌은 바람에 촛불이 훅하고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문 밖에서 느껴지는 그 서늘한 느낌은 그대로였다...

 

용기를 내야 하는것인지 아님 이 안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것인지....(아니 어차피 저 녀석이 이 안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나가거나 여기 있거나 틀려지는것은 없다) 생각을 하다 잠궜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깊은 밤이라 그런지 대로였는데도 불구하고, 오고가는 차는 별로 없었다....여기 저기 잠 못들고 아직 눈 뜨고 있는 아파트 창들의 불빛, 그리고 대로변 옆으로 길게 드러누워 있는 가로등,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여름의 뜨거운 기운...

그리고 내가 나온 지하의 계단이 아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쯤...그 사늘한 기운이 응집 되어 있는곳...

 

그곳에 기대어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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