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선임의 다단계로 속아 넘어갈뻔한 사연ㅠ

택이~2009.02.14
조회220

안녕하세요 :)

전역 후 복학을 앞두고 있는 24살 남자입니다.

톡을 보다가 여자친구분이 다단계로 유혹했다던 글을 보니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좀 길어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

 

전 2008년 5월에 전역을 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그저 해방감에 놀면서 운전면허 취득하고 동네 편의점 알바만 하고 살았죠.

복학을 올해 3월에 하기로 결정(집에 있는 여동생이 작년에 대학교를 입학해서)하고

알바를 그만두고 등록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돈 될만한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8월 말쯤이였나요? 한달 먼저 전역한 선임(동갑 친구죠)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전역한거 축하하고 잘 지내냐고.. 같이 고생했던 선임이라 반가웠고 그래서 자주

연락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9월 초. 자기가 하는 일이 있는데 같이 하자는 겁니다.

한달에 150? 그 이상은 벌 수 있다고. 솔깃했죠. 작년 9월부터 이번달까지만 일해도

등록금 제하고도 여유있게 벌 수 있다는 그 생각에 일단 홀렸습니다.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는 저에게 그 선임은 천안시에 있는 공장이라고. 회사가 꽤 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회사 홈페이지도 불러주는겁니다. 불러주는 사이트로 들어가보니

꽤 건실한 기업이더라구요.. 자동차 브레이크 그쪽 계통 회사던데. 현대, 기아차에도

납품이 들어가는거 봐서는 다닐만 하다고 생각하고 일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집이 대구라 천안에서 지낼려면 숙식이 걱정이니 어떻게 하면 되겠냐는 질문에

공장 기숙사는 이미 꽉차서 없고 대신 회사에서 나오는 오피스텔이 있는데

1년에 천만원? 그정도 한다는 겁니다. 반반씩 내자면서.

솔직히 전역하자마자 알바를 해도 500모으기는 힘들잖아요. 부모님도 여유가 없으시고.

그냥 일단 모아둔 돈으로 근처에 작은 원룸이라도 구해서 들어가겠다고 하니 난립니다.

어짜피 나중에 나올때 다시 주는거니깐 걱정말고, 이왕 같이 일하는거 같이 살자고..

특별 채용이라 회사방침에 따라야 좋지 않겠냐는 그런 말들을 해댔죠..

 

정말 부모님한테 빌고 또 빌어서 제가 돈 벌어서 등록금에 빌린 이자까지 다 갚겠다고

겨우 설득에 설득을 해서 돈 500만원과 제가 가진돈 100만원 좀 안되는 돈을 모아

올라갈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미리 연수를 해야한다고 서울로 오라는 겁니다.

'정직원 채용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연수냐' 싶었지만 서울로 갔습니다.

 

서울로 간 첫번째 날. 토요일이라 당장 연수원 입사는 안되고 일욜 오후에 가자는 말에

알았다고 하고 이왕 서울 왔는거 서울 시내를 다녔습니다. 다니다가 같이 일한다는 형을

만나서 술먹고 놀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날도 밝기 전에 그 선임은 저를 깨웠습니다. 긴히 할 말이 있다고..

전날 술을 많이 먹은 저는 그냥 잠결에 어.. 어.. 그러면서 있다가

정말 잠이 확 깨는 말을 들었습니다. 대충 요지는

'니한테 거짓말 해서 미안하다. 사실 천안 공장 이야기는 거짓말이고, 일하고 있는 곳은

마케팅 관련된 회사다. 일부러 거짓말 한건 아니고 같이 일해보고 싶어서. 절대 다단계

그런 곳 아니니까.. 오후에 연수가서 딱 1주일만 있다가 아니다 싶으면 안해도 된다'

 

뭐 이런 말이였습니다. 정말 어이없고 화나고.. 진짜 한대 때릴려다가 참았습니다.

그렇게 언쟁이 높아지니까 같이 일한다는 형이 일어나서 말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자기도 같이 일하니까 믿고 연수가봐라.. 그 선임 형의 친구이니까 선임 믿고 하자..

 

나 참.. 완전 어이가 없었죠. 그래도 서울까지 왔는데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까

무슨 일인지는 절대 말 안하고 연수 가서 들어보라는 겁니다.

다단계라는 생각이 팍 들더라구요. 아..ㅠ 부모님 말씀 듣고 더 알아보는거였는데;;

 

바로 짐싸서 나오고 강변터미널까지 배웅하러 나온다는거 때려치우라고

그 선임이라는 놈..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고. 만나도 아는척 하지 말라고 욕이란 욕은

다 하고 바로 집으로 와버렸네요.. 집에오니 가족들 놀라면서도 그럴 줄 알았다고...

 

그 다음 날 은행가서 바로 돈 다 상환하고.. 흐 ㅠㅠ

이제 주변 사람이 소개해줄 일이 있다고 하면 일단 경계부터 하게되네요..

이제 하던 일 그만두고 복학해야 하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_-

2년간 막내부터 전역까지 거의 매일 봤던 그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싶기도 하고..

 

여튼 여러분 모두 다단계. 조심, 또 조심하시길 바래요..ㅠ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