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고 삶을 지키세요!

jude2009.02.14
조회246



옷걸이
-jude queen
작가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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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그 속에 퍼트려져 있는 흰 구름들이 기분을 더욱 유쾌하게 만든다. 그 밑에는 색만 다른 똑같은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차들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단지 약간은 서늘한 바람에 사람들은 따뜻하게 옷을 걸치고 있다. 긴 팔 티를 입은 사람, 정장을 입은 사람, 유니폼 등 따뜻한 옷이라도 각자 다르지만 말이다.
"김 아저씨 검은 정장 좀 빌려 주세요."
 단정한 짧은 머리에 키가 훤칠한 젊은이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넌 무슨 세탁소가 옷 빌리는 덴 줄 아나"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 내는 아저씨. 재미있게도 사투리와 표준어를 섞어서 한다. 이마가 살짝 드러나고 곳곳에 흰머리가 섞인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
 "그래 내일도 면접 보러 가는겨?" "네 아~주 좋은 회사예요."
 말하는 내내 싱글벙글 거리는 젊은이.
 "뭐하는 회산데?"
 "컴퓨터 관련 회사예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김 아저씨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색 정장 한 벌을 뽑아다 줬다. 젊은이는 넙죽 받아들고 인사를 하고 기분 좋은 걸음으로 세탁소를 나선다.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는 남색 정장 바지와 흰 셔츠를 입고 있는 아저씨는 젊은이의 뒷모습을 보며 얼굴에 미소를 그린다. "이번엔 잘 될기야."
그렇게 세탁소로 들어간다.

 푸른 달빛이 부서져 가는 밤하늘 그 가운데 기도를 하는 젊은이가 보인다.
"내일 꼭 잘 되게 해주세요. 행운을 주세요."
간절히 기도를 하는 젊은이. 고개를 들어 둥근 보름달을 보며 머리 위로 손을 번쩍 들며 파이팅을 외쳤다. 달도 순수한 그에게 미소 짓는 것 같았다. 젊은이의 눈에는 희망이라는 빛이 숨 쉬고 있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져 간다.

 "2132번 최현남 입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감을 표현하는 젊은이. 고급스러운 옷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자신감 있는 얼굴, 환희 웃는 얼굴로 면접관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니 다섯 명의 꼼꼼한 면접관은 서로 얼굴을 보며 뭔가를 적었다.
 면접을 다보고 나와 높은 회사의 건물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내가 간다! 기다려라"
 현남은 옷을 깨끗이 정리해 김 아저씨에게 가져다줬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이번은 확실해요. 합격전화만 오면 제가 삼겸살 살게요"
 웃으며 말하는 현남에게 아저씨도 웃으면서
 "그래 꼭 그래 봐라 제발 "
 말하곤 옷을 다시 걸어 놓는다.
 
 스르륵 셔터가 닫히고 세탁소 안에는 두 옷걸이의 대화가 시작된다. 하나는 아주 비싼 검정색의 보드라운 털을 가진 밍크코트가 걸려 있는 신참 옷걸이 하나는 조금 오래 된 검정 마이가 걸린 할아버지 옷걸이.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호호호"
 신참 옷걸이가 조금은 건방지게 말을 건 냈다. 주위의 옷걸이들의 관심을 한목에 차지했다.
 그에 비해 상관없다는 듯 짧게 대답하고 마는 할아버지 옷걸이 그의 반응이 마음에 안 드는지 불만에 가득 한 혼잣말을 내뱉는다.
 "여긴 왜 이리 더러워! 불결해."
 할아버지는 한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침대의 이불을 개듯 어둠을 서서히 빛으로 물들이며 해가 서서히 떠오른다. 현남은 인터넷으로 면접 결과를 확인하려컴퓨터를 켰다.
 숨을 들이 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면접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눌렀다.
 조마조마한 가슴을 진정하려 간절히 기도를 하곤 눈을 살며시 뜨면서 화면을 봤다.
[면접번호2132번 최현남님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현남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다 부모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을 했다. 저녁 무렵 세탁소 아저씨에게 면접결과를 알리고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아저씨 붙었으니 제가 삼겹살 살게요. 어서가요."
 "그래 그려"
 둘은 환하게 웃는다. 지글지글 노릇노릇 삼겹살이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둘 앞에는 축하를 위한 소주잔이 놓아져 있다. 식당안도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지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짙은 어둠이 깔리고 취한 아저씨를 데려다 주기 위해 현남이 부축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김 아저씨는 술에 취하고 노래에 취해 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딸꾹! 특급 사랑이야~"
 멋지게 2절까지 마친 다음 현남에게 말했다.
 "현남아 딸꾹! 잘해야 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알긋제 열심히 해!"
 "예 알겠습니다"
 이마에 맺힌 땀이 흘렀다. 등도 땀으로 젖어 셔츠가 달라 붙었다.
 드디어 아저씨 집에 도착했다. 집 안까지 안전히 보내드리고 현남은 기쁜 마음에 집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점점 시간이 흘러 가을이 가고 차가운 겨울이 왔다. 김 아저씨는 현남을 본지가 오래되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세탁하러오지 않고 옷도 빌리러 오지 않고 이런 저런 생각 중에 마침 현남이 눈에 들어왔다.
 "저 넘도 양반은 아니구만 지말하니 딱 오네."
 깨끗한 검은 정장에 비싸 보이는 외투를 걸치고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려 왜 이리 안보이냐 옷 세탁도 안 해?"
 반가운 마음에 연신 웃으며 말을 건네는 아저씨 그와 달리 약간은 억지스런 웃음으로 말을 하는 현남
 "아네! 회사 앞 세탁소에서 해요 바쁘다 보니까."
 "아~ 그려."
 약간은 서운한 마음이 들지만 그러려니 이해하며 현남의 외투를 봤다.
 "이야~ 좋구만 비싼거 아니야?"
 "네 뭐.. 조금 비싸요"
 아저씨의 손이 외투에 닿으려는 찰나 현남은 손을 막고 시계를 바라보더니 바쁘다며 뛰어 가버렸다.
그런 현남을 보며
 "그려 잘 혀-!"
 하고 세탁소로 들어가는 김 아저씨.
 어느덧 시계가 10시를 가리키자 피곤한 목과 팔을 돌리곤 셔터를 내렸다.
 세탁소 안에선 밍크가 걸려 있던 옷걸이가 울어 난리였다. 지금은 오래된 가죽 잠바를 걸치고 있다.
 "잉~ 내 밍크 돌려줘 이 옷은 뭐냐고"
 그에 할아버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애야 넌 옷걸이다 너에게 걸려 있는 것이 너라고 생각했더냐? 넌 옷걸이다 변하지 말거라 현혹 되지 말고 속지 말거라 다시 한 번 말하겠지만 넌 옷걸이란다"
신참옷걸이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밖에선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김 아저씨는 눈을 보며 말했다.
 
"현남아 변하지 말고 눈처럼 살 거라. 눈은 쌓이고 쌓여도 변하지 않아 순백의 결정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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