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 오후 명동성당은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날씨는 몹시 쌀쌀했다. 두터운 겨울 외투를 걸치고, 검정색 가죽장갑까지 착용했지만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냉기가 찌릿찌릿 전해져 온다. 그럼에도 명동성당 안은 故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추모객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미사에 참석하려는 참배객들은 명동성당 밖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었다.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탓일까? 미사에 참석하려면 바람막이조차 없는 성당 밖에 인도와 차도에 줄지어선 대열에 최소한 2~3 시간 정도 쌀쌀한 날씨를 무릎 쓰고 서서 기다려야만 했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 한마디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조문객들 중에 고급승용차를 타고 줄지어 선 행렬을 제치고 먼저 들어가는 정치인들을 부러워하고, 못마땅하다는 투로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차는 정도였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지만 차분한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 인파들 사이로 살을 에는 추위와 몰려든 각 TV방송사와 각 신문사 기자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전현직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하고 갔다는 소식은 전해 들어 알고 있는데, 이번엔 누굴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자들 틈으로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 50대 중년의 여성이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과 함께 나타났다.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에서 일제히 셔터를 눌러대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의 불꽃이 여기저기에서 작렬했다. 물론 비디오카메라에 빨간 녹화불도 숨을 헐떡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 소란으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섰던 조문객들이 놀란 눈으로 주인공인 중년의 여성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 중에 한 여인이 “어머, 박근혜다.”라고 소리쳤고, 그 옆에 있던 여인이 “어머, 아직도 예쁘네.”라며 감탄사를 넣자, 주위에 있던 중년의 남자들도 고개를 길게 빼고 그네를 쳐다본다.
또 다른 중년 여성은 “어쩜, 50살이 넘었다던데, 웃는 얼굴이 저리 예쁠까?”라며, 자신이 조문객으로 찾아온 것도 망각하고, 부러운 시선을 그네에게 던진다. 젊은 남녀들도 핸드폰을 꺼내어 그네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었고, 중년의 남자들도 갑작스레 소란스러워진 그곳을 향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추운데 오랫동안 기다리던 차에 뜻밖에 횡재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순간 장례식장이 연예인과 그 팬들이 몰려 있는 형국이었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군사 독재(박정희)정권과 싸울 때 김 추기경이 큰 힘이 됐다.”고 회고한 것처럼 故김수환추기경은 생전에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다. 그런데, 군사 독재자의 딸인 그네가 그의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자 묘한 감정이 가슴에 일렁였다. 故김추경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거룩한 뜻이 한 여인의 등장으로 잠시나마 빛이 사라져 버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진정으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저 차가운 유리관에, 차가운 땅에 시신에 되어 누워 있는데, 그의 시신들이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것도 없는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홍보용으로 둔갑해 버린 쓸쓸함 때문이었나? 아니, 유리관에 누워 계신 故김추경님의 거룩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조문(弔文)으로서 역사적인 장례식장에 참가했다는 자신들만의 알량한 기념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에 갑자기 가련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복잡한 생각에 서둘러, 자리를 피하여 성당 밖에 나가서 담배 하나를 피우고 있는데, 서당 입구에서 검정색 양복을 입은 40대 중년의 남자가 한 반백의 노인으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듣고 있었다. 조금 떨어져 있어 자세히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노인은 중년의 남자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중년의 남자는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었다.
원 의원은 갑작스런 노인의 출현으로 적이 곤란한 표정이었다. 그는 노인의 말에 건성으로 “예, 예, 예....”라며 알듯 모를 듯한 애매한 대답만 거듭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노인은 제 정신이 아닌 분 같았다. 목소리도 어눌하고 발음도 분명치 않았다. 하지만, 현직 국회의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호기어린 태도로 야단칠 수 있는 제 정신이 아닌 노인이, 왠지 나보다 제 정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故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 박근혜는 예뼜다 !
故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 박근혜는 예뼜다 !
故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 박근혜는 예뼜다 !
지난 2월 17일 오후 명동성당은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날씨는 몹시 쌀쌀했다. 두터운 겨울 외투를 걸치고, 검정색 가죽장갑까지 착용했지만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냉기가 찌릿찌릿 전해져 온다. 그럼에도 명동성당 안은 故김수환추기경의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추모객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미사에 참석하려는 참배객들은 명동성당 밖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었다.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탓일까? 미사에 참석하려면 바람막이조차 없는 성당 밖에 인도와 차도에 줄지어선 대열에 최소한 2~3 시간 정도 쌀쌀한 날씨를 무릎 쓰고 서서 기다려야만 했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 한마디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조문객들 중에 고급승용차를 타고 줄지어 선 행렬을 제치고 먼저 들어가는 정치인들을 부러워하고, 못마땅하다는 투로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차는 정도였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지만 차분한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 인파들 사이로 살을 에는 추위와 몰려든 각 TV방송사와 각 신문사 기자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전현직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하고 갔다는 소식은 전해 들어 알고 있는데, 이번엔 누굴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기자들 틈으로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 50대 중년의 여성이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과 함께 나타났다.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에서 일제히 셔터를 눌러대는 소리와 함께 플래시의 불꽃이 여기저기에서 작렬했다. 물론 비디오카메라에 빨간 녹화불도 숨을 헐떡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 소란으로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섰던 조문객들이 놀란 눈으로 주인공인 중년의 여성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 중에 한 여인이 “어머, 박근혜다.”라고 소리쳤고, 그 옆에 있던 여인이 “어머, 아직도 예쁘네.”라며 감탄사를 넣자, 주위에 있던 중년의 남자들도 고개를 길게 빼고 그네를 쳐다본다.
또 다른 중년 여성은 “어쩜, 50살이 넘었다던데, 웃는 얼굴이 저리 예쁠까?”라며, 자신이 조문객으로 찾아온 것도 망각하고, 부러운 시선을 그네에게 던진다. 젊은 남녀들도 핸드폰을 꺼내어 그네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었고, 중년의 남자들도 갑작스레 소란스러워진 그곳을 향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추운데 오랫동안 기다리던 차에 뜻밖에 횡재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순간 장례식장이 연예인과 그 팬들이 몰려 있는 형국이었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군사 독재(박정희)정권과 싸울 때 김 추기경이 큰 힘이 됐다.”고 회고한 것처럼 故김수환추기경은 생전에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분이다. 그런데, 군사 독재자의 딸인 그네가 그의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자 묘한 감정이 가슴에 일렁였다. 故김추경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고,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거룩한 뜻이 한 여인의 등장으로 잠시나마 빛이 사라져 버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진정으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저 차가운 유리관에, 차가운 땅에 시신에 되어 누워 있는데, 그의 시신들이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것도 없는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홍보용으로 둔갑해 버린 쓸쓸함 때문이었나? 아니, 유리관에 누워 계신 故김추경님의 거룩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조문(弔文)으로서 역사적인 장례식장에 참가했다는 자신들만의 알량한 기념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에 갑자기 가련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복잡한 생각에 서둘러, 자리를 피하여 성당 밖에 나가서 담배 하나를 피우고 있는데, 서당 입구에서 검정색 양복을 입은 40대 중년의 남자가 한 반백의 노인으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듣고 있었다. 조금 떨어져 있어 자세히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노인은 중년의 남자에게 삿대질까지 하며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중년의 남자는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었다.
원 의원은 갑작스런 노인의 출현으로 적이 곤란한 표정이었다. 그는 노인의 말에 건성으로 “예, 예, 예....”라며 알듯 모를 듯한 애매한 대답만 거듭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노인은 제 정신이 아닌 분 같았다. 목소리도 어눌하고 발음도 분명치 않았다. 하지만, 현직 국회의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호기어린 태도로 야단칠 수 있는 제 정신이 아닌 노인이, 왠지 나보다 제 정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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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고인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