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하하, 해골가족 처음부터 보러 가기 - ******* 기다려 주셨던 분들 늦어서 죄송해요. 키위 원고 때문에 정신이 없었답니다. 짧은 글이라도 자주 올리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님들 감사드립니다. ******* 10 “나 남자 같냐?” “어.” 미용실안에서부터 벌써 다섯 번째 물어본 것이었지만 평화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왜 자꾸 묻느냐고 짜증도 내지 않는다. 위로 역시 없다. 그저 맞다고만 할 뿐이었다. 평화는 진실만을 말하는 입을 가졌단 말인가? 진실의 주둥이로다. 미용실에서 나오면서부터 날 위해 이 거리 전체에 바닥에 빨간 카펫이 깔려있고, 내가 그 위를 걷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하하, 하하.” “왜 웃어?” “사람들이 날 쳐다보니까 표정 관리는 하는 거야.” 길거리에 넘쳐나는 시선이 모두 나를 향해 있었다. 내게 너무 익숙한 수군거림도 동반하고 있었다. “누가 널 쳐다봐?” 평화의 눈은 침침하다. 그 사실은 그녀가 노블레스라도 바뀌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데 세상과의 갈등이 있을리 없고, 늘 너그러운 저 자태는 침침한 눈에서 나오나보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어. 다 쳐다봐. 죄 다. 죄다 나를 바라보는 구나.” “왜?” 그건 네 친구가 남자라서 그렇단다, 라고 내입으론 설명할 수 없었다. 사람들에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내 나름의 상상은 이렇다. 일단 뚱뚱하고 어깨만 넓은 땅달보와 마른 키 꺽다리 남자가 함께 걸어간다. 저건 분명 남자다. 머리엔 짧고, 검은 바가지를 썼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치마를 입고 간다. 그것도 교복이다. 그 미친놈은 화장까지 했다. 눈썹도 다듬고, 입술까지 칠했다. 얼마나 노골적으로 쳐다보고들 가는지 손을 흔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머리를 하는 중간에 미용실 언니들이 다듬은 눈썹과 입술을 칠해놓은 것이 기괴한 몰골을 분명 더 우습게 만들고 있으리라. 당장 입술이라도 지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휴지 있어?” “없는데.” “하하, 하하.” 휴지도 없대. 하하 하하. 어쩌면 좋은 위장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애들이 날 알아보지 확률은 80% 이상이야. 좋았어! “배고프다. 뭐 먹을래?” 처음 온 동네라 밥을 어디서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알아서 하라고 했다. 잠시 후 평화가 자주 간다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기집애가 메뉴판도 못 보는 건지 무려 만 오천이나 되는 국수 쪼가리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가? 비록 낼 돈도 없지만 만 오천 원짜리 붉으스름한 국수는 목으로 잘 넘어가지도 않았다. 콜라는 팔천 원이란다. 세상에, 콜라가. “왜 못 먹어?” “아니야. 아주 맛좋아.” 이런 세상도 있다니. 말로만 듣던 세상에 처음 들어온 나는 밍기적거리는 국수의 맛보다는 국수 자체가 내게 주는 의미를 새기고 있었다. 자주 오고 싶지는 않지만, 마음먹으면 언제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그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은 평화와 함께 라는 것과 내 기괴한 몰골이었다. 평화는 좋아하는 음식인 듯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보이네. 남자같냐고 한 번 더 물어볼까? “평화야, 맛있어? 기분 좋아 보여.” 하지만 뒤를 이어야 할 내 질문은 입밖에서 나오지 못했다. 내 목소리를 들은 옆 테이블 여자가 “여자 목소리 흉내내는 거 봐. 재수 없다. 엥엥거리면 다 여자 목소리인줄 아나부지.” 해버리는 바람에 큰 접시에 얼굴을 묻고, 맛난 국수를 조용히 먹어야 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잠시 잠든 사이 온통 “남자야? 남자야?” 떠들어대는 사람들 덕에 집 한정거장을 남겨 두고 깰 수 있었다. 오호. 좋구나. 자명종이 따로 필요가 없군. 하지만 그 웅얼거림은 집에 오는 길 내내 내 머릿속에서 좋지 않은 느낌으로 떠다니고 있었다. “엄마!” “왔어? 어딜 갔다와?” 어째 너무 친절한 우리 엄마. 불안했다. “왜? 친구랑 밥 먹었지.” “머리가....” 한 소리 하시려던 것도 멈추고는 내 가방까지 받아주시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무슨 일 있어?” “너 어제 그냥 나가길 정말 잘했다. 그쪽에서 돈을 더 준대. 이천만원.” 내가 상상하기도 힘든 액수였다. 이천만원이면 공이 몇 개야? 하나, 둘, 셋, 넷, 다섯, 잠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 개! 재무가 내 손을 밟은 순간부터 내 인생이 비틀어져버린 건 분명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제 선택을 해야한다. “좋아, 엄마 한다고 전화해. 엄마 위해서 재무 여자친구 하지 뭐.” “진짜냐? 내 딸 밖에 없구나. 혜림아!” 엄마와 나는 손을 맞잡고 강강수월래를 하듯 방안을 빙그르 돌았다. 아! 행복한 시간이여! 이대로 멈추어 다오.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하기 위해 거실로 모인 모녀. “목소리는 너무 엥엥거리지 말고.” “알았어. 엄마. 어험. 여보세요. 어때 괜찮아?” 두 모녀는 이천만 원이 가져다 줄 행복을 원없이 누리며 표정관리도 못하고 헤벌레하고 있었다. 그 순간 울리는 전화벨. 띠리리리. 띠리리리. 엄마는 정말 흥겨우셨던지 벨소리에 맞춰 영구춤을 선보이셨다. 근데 잘 어울렸다. 나도 함께 잠시 춤을 추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목소리를 최대한 깔고 전화를 받았다. “어, 혜림양? 집에 오셨네요. 연락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아, 예. 저도 전화를 드리려던 참이었어요.” “아, 정말 그러지 마세요. 힘든 결정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오늘 사장님께 잘 말씀드렸습니다. 삼천 오백까지는 맞춰주신다고 하더라구요. 혜림양, 잘 생각해보세요.” 계약서를 쓰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다고 해놓고 전화를 끊고는 우리 두 모녀는 오분이 넘도록 영구춤을 추어가며 즐거움을 나누었다. 영구춤이 이토록 흥이 나는 것이었다니. 그러다 엄마는 기진맥진 쓰러지셨고, 나는 그런 엄마 옆에 누워 아까와는 다르게 보이는 천장을 보며 마음껏 웃어주었다. - 해골가족 11편 보기 - - 우하하, 해골가족 처음부터 보러 가기 -
[코믹] 해골가족 - 10. 엄마와 함께 영구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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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주셨던 분들
늦어서 죄송해요.
키위 원고 때문에 정신이 없었답니다.
짧은 글이라도 자주 올리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님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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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 남자 같냐?”
“어.”
미용실안에서부터 벌써 다섯 번째 물어본 것이었지만 평화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왜 자꾸 묻느냐고 짜증도 내지 않는다.
위로 역시 없다.
그저 맞다고만 할 뿐이었다.
평화는 진실만을 말하는 입을 가졌단 말인가?
진실의 주둥이로다.
미용실에서 나오면서부터 날 위해 이 거리 전체에 바닥에 빨간 카펫이 깔려있고, 내가 그 위를 걷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하하, 하하.”
“왜 웃어?”
“사람들이 날 쳐다보니까 표정 관리는 하는 거야.”
길거리에 넘쳐나는 시선이 모두 나를 향해 있었다. 내게 너무 익숙한 수군거림도 동반하고 있었다.
“누가 널 쳐다봐?”
평화의 눈은 침침하다. 그 사실은 그녀가 노블레스라도 바뀌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데 세상과의 갈등이 있을리 없고, 늘 너그러운 저 자태는 침침한 눈에서 나오나보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어. 다 쳐다봐. 죄 다. 죄다 나를 바라보는 구나.”
“왜?”
그건 네 친구가 남자라서 그렇단다, 라고 내입으론 설명할 수 없었다.
사람들에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내 나름의 상상은 이렇다.
일단 뚱뚱하고 어깨만 넓은 땅달보와 마른 키 꺽다리 남자가 함께 걸어간다.
저건 분명 남자다.
머리엔 짧고, 검은 바가지를 썼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치마를 입고 간다. 그것도 교복이다.
그 미친놈은 화장까지 했다.
눈썹도 다듬고, 입술까지 칠했다.
얼마나 노골적으로 쳐다보고들 가는지 손을 흔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머리를 하는 중간에 미용실 언니들이 다듬은 눈썹과 입술을 칠해놓은 것이 기괴한 몰골을 분명 더 우습게 만들고 있으리라. 당장 입술이라도 지워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휴지 있어?”
“없는데.”
“하하, 하하.”
휴지도 없대. 하하 하하.
어쩌면 좋은 위장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애들이 날 알아보지 확률은 80% 이상이야.
좋았어!
“배고프다. 뭐 먹을래?”
처음 온 동네라 밥을 어디서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알아서 하라고 했다. 잠시 후 평화가 자주 간다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기집애가 메뉴판도 못 보는 건지 무려 만 오천이나 되는 국수 쪼가리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가?
비록 낼 돈도 없지만 만 오천 원짜리 붉으스름한 국수는 목으로 잘 넘어가지도 않았다. 콜라는 팔천 원이란다. 세상에, 콜라가.
“왜 못 먹어?”
“아니야. 아주 맛좋아.”
이런 세상도 있다니.
말로만 듣던 세상에 처음 들어온 나는 밍기적거리는 국수의 맛보다는 국수 자체가 내게 주는 의미를 새기고 있었다.
자주 오고 싶지는 않지만, 마음먹으면 언제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그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이런 곳에 어울리지 않은 평화와 함께 라는 것과 내 기괴한 몰골이었다.
평화는 좋아하는 음식인 듯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보이네.
남자같냐고 한 번 더 물어볼까?
“평화야, 맛있어? 기분 좋아 보여.”
하지만 뒤를 이어야 할 내 질문은 입밖에서 나오지 못했다.
내 목소리를 들은 옆 테이블 여자가
“여자 목소리 흉내내는 거 봐. 재수 없다. 엥엥거리면 다 여자 목소리인줄 아나부지.”
해버리는 바람에 큰 접시에 얼굴을 묻고, 맛난 국수를 조용히 먹어야 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잠시 잠든 사이 온통 “남자야? 남자야?” 떠들어대는 사람들 덕에 집 한정거장을 남겨 두고 깰 수 있었다. 오호. 좋구나. 자명종이 따로 필요가 없군.
하지만 그 웅얼거림은 집에 오는 길 내내 내 머릿속에서 좋지 않은 느낌으로 떠다니고 있었다.
“엄마!”
“왔어? 어딜 갔다와?”
어째 너무 친절한 우리 엄마. 불안했다.
“왜? 친구랑 밥 먹었지.”
“머리가....”
한 소리 하시려던 것도 멈추고는 내 가방까지 받아주시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무슨 일 있어?”
“너 어제 그냥 나가길 정말 잘했다. 그쪽에서 돈을 더 준대. 이천만원.”
내가 상상하기도 힘든 액수였다.
이천만원이면 공이 몇 개야?
하나, 둘, 셋, 넷, 다섯, 잠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 개!
재무가 내 손을 밟은 순간부터 내 인생이 비틀어져버린 건 분명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제 선택을 해야한다.
“좋아, 엄마 한다고 전화해. 엄마 위해서 재무 여자친구 하지 뭐.”
“진짜냐? 내 딸 밖에 없구나. 혜림아!”
엄마와 나는 손을 맞잡고 강강수월래를 하듯 방안을 빙그르 돌았다.
아! 행복한 시간이여!
이대로 멈추어 다오.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하기 위해 거실로 모인 모녀.
“목소리는 너무 엥엥거리지 말고.”
“알았어. 엄마. 어험. 여보세요. 어때 괜찮아?”
두 모녀는 이천만 원이 가져다 줄 행복을 원없이 누리며 표정관리도 못하고 헤벌레하고 있었다.
그 순간 울리는 전화벨. 띠리리리. 띠리리리.
엄마는 정말 흥겨우셨던지 벨소리에 맞춰 영구춤을 선보이셨다.
근데 잘 어울렸다.
나도 함께 잠시 춤을 추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목소리를 최대한 깔고 전화를 받았다.
“어, 혜림양? 집에 오셨네요. 연락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아, 예. 저도 전화를 드리려던 참이었어요.”
“아, 정말 그러지 마세요. 힘든 결정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오늘 사장님께 잘 말씀드렸습니다. 삼천 오백까지는 맞춰주신다고 하더라구요. 혜림양, 잘 생각해보세요.”
계약서를 쓰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다고 해놓고 전화를 끊고는 우리 두 모녀는 오분이 넘도록 영구춤을 추어가며 즐거움을 나누었다.
영구춤이 이토록 흥이 나는 것이었다니.
그러다 엄마는 기진맥진 쓰러지셨고, 나는 그런 엄마 옆에 누워 아까와는 다르게 보이는 천장을 보며 마음껏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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