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여러분, 수능 시험을 보고 나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재2006.11.16
조회397

오늘 수능일이다.

그래서 그런가.. 어제부터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오늘 남영역에서 고3학생들을 봤다.

서류 봉투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한 명이 봉투를 떨어뜨렸는데, 거기서 수험표가 빠져나왔다.

 

그 남자애는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일 시험인데, 수험표를 철로에 떨어뜨릴뻔한 아찔한 기분과

음.. 글쎄..

미신같은 건지도 모르지만,

내일 시험인데 불길하다 느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10년 전엔 나도 고3이였다.

 

난..

기도했다.

오늘 수요일이여서 교회를 갔었다.

내일 어떤 결과를 받더라도..

시험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결코 그 것이 자신의 인생의 끝이 아님을 알길..

 

솔직히,

백분율로 나눈 인생에서

상위 10%는 잘 본 축이라고 하고

나머지 90%는 못봤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인생을 가를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수험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적어도 시험 결과가 아무리 형편없더라도,

설령 심하게 밀려쓰게 된다거나,

아니면 그 전날 또는 시험 당일 심한 복통에 시달린다거나

아니면 더 솔직히, 공부를 충분히 못해서

목표에 걸맞는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또는 운좋게 찍은게 다 맞는 행운이 따라줘서

기분 좋은 결과를 얻게되더라도,

 

그 결과에 자신을,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가치를

저울질 하지 않길 바란다.

 

진심으로..

 

제발..

 

좋은 결과 얻길,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시험에 임하길 바라는 마음은 내가 기본으로 가지는 마음이다.

 

그러나..

난 최악의 상황이 올해에는 벌어지길 바라지 않는다.

 

"비관"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죽어가는 것"을

올 해부터는 보고 싶지 않다.

 

당신들은 귀하다.

 

난 재수만 3년 내리했었어도,

잘 살고 있다. 

 

내가 수험생으로 지내면서 보았던 가능성만 있었던 게 아니였다.

인생은 그런게 아니더라.

 

어떤 결과를 얻게 되든

난 당신들의 인생이 지금보다 풍요로워 질 것을 믿는다.

 

적어도 살아있음에, 볼 수 있는 눈과

느낄 수 있는 가슴이 있지 않은가..

 

훌륭한 성적을 기록할 그대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아파할 "그들"을 위해 난 더 말하고 싶다.

 

그 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하였소.

시험을 마친 후 오늘은 부디 아무 생각 말고 쉬시오.

(물론, 그 말이 탈선하란 말은 아니다.)

 

 

 

싸이월드 광장 이수연님의 글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