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계부를 보고 펑펑울었어요.

꽃다운대구처자2009.02.25
조회1,545

 

안녕하세요^^ 야밤에 열심히 톡을 즐기는

이제 21살되는 대구처자입니다.

 

원래 톡톡만 읽어내다가, 가끔 넋두리로 판몇번쓰고 챙피해서 지우고,

이러고 살던 대구처자에요,

 

오늘도 며칠전에 있었던일을 넋두리나 할까싶어서 글을 올려요,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그리고 글이 두서가 없이 엉망진창일지도모르니,

너그러우신 톡커님들의 양해 부탁드려요 ㅠ_ㅠ

 

 

 

저희 가족은 엄마와, 저, 여동생, 남동생 이렇게 네 가족이랍니다.

저는 아빠가 없어요. 중매로 만나신 저희엄마와 아빠는 제가 초등학생이었을때부터

심한 성격차이로 싸우셔서 결국 제가 중학교1학년일때 이혼을 하셨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집안이 매우가난했어요.

저희 아빠는 딱히 직업이 없는... 일용직노동자라고 하나요??

막노동판에서 일하시던분이셨습니다. 게다가 성격이 많이 무뚝뚝하세요,

정말 하루에 하시는 말씀이 많아야 10마디도 채 안되서,

저희엄마와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않았고, 벌어오는 수입도 없었고요,

그래서 두분이 더 자주 다투신걸지도 몰라요,

 

(사실 두분의 다툼은 제가 엄마뱃속에 있을때부터 시작됬었어요, 제가 뱃속에있을때

아빠는 노름에 빠지셨었거든요, 하여튼 이래저래 가정사가 많은집이랍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아빠에 대한 기억에 제일 많은것도, 그나마 아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도 저밖에 없네요, 동생들은 너무 어렸을때부터 엄마와 아빠의

다툼과 가난했던 집안환경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답답했던 아빠의 행동에,

아빠라는 단어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켜요,

그래서 결국 아빠의 마지막 가시는길, 상복입고 아빠를 보낸것도 저 혼자뿐이네요.

 

(아빠는 제가 고2때 돌아가셨어요, 삼촌께서 엄마한테 전화를 시도하셨는데 엄마께서 매정하게 끊으셨죠, 그게 아빠가 저희들을 보고싶어한다고, 아빠가 오래못산다고 말씀하시려던 통화였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해도 마지막 아빠곁을 못지킨게 한이됩니다. 그래도

첫째딸이라고, 절 정말 이뻐해주셨는데... 아빠의 생일, 아빠의 기일, 아빠의 혈액형,

아빠가 색맹이셨던거까지도 저만 알고있어요, 너무 씁쓸하네요, 우리아빠 원래

참 착하신 분인데.. 너무 순하신분인데말이죠. 동생들이 너무 몰라줘서 가끔은 속상하네요)

 

 

이래저래 아빠와 엄마는 이혼을 하시고, 저와 제동생들과 엄마는 수원에서

외가가 있는 대구로 내려오게됬습니다. 벌써 대구생활도 5년차? 6년차?? 그쯤되가네요,

비록 엄마혼자서 저희 3남매 키우시면서 솔직히 아직도 가난하긴 가난해요,^^;;

하지만 하루하루 살아갈수있음에 감사하면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답니다.

 

 

 

아,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ㅜㅜ,  하여튼 이제 본론이에요^^;

며칠전 오랜만에 앨범을 뒤져봤어요, 엄마와 저, 제 여동생 이렇게 셋이서요,

(남동생은 일찍 잠들어서 안타깝게도 못봤죠 ㅋㅋ)

 

앨범에는 엄마아빠결혼식, 외할아버지 살아계실적 정정하셨던 모습,

외할머니 사진, 제 애기때 사진, 제동생들 사진 엄청 많았죠,

 

요즘은 디카들고다니니깐... 필름으로 인화하는 사진을 잘못찍어서

현재 모습은 사진으로 안남겨져 있네요, (저희집엔 디카가없답니다 ㅠㅠ)

 

이렇게 앨범을 뒤지다가, 앨범에 미쳐 꽂아두지 못한 사진들을 더 보기위해서,

사진들이 가득들어있는 상자를 꺼냈어요,

그러다가 그 상자위에 있는 오래된 노트들도 꺼내 보게되었어요.

 

 

사진들을 실컷구경하다가, 그 오래된 노트들을 펼쳐보았습니다.

그 노트는 다름아닌 엄마가 수원에 계실때, (한창 다투실때) 쓰셨던 가계부였어요.

 

그냥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한장한장 넘겨봤어요,

저도 요즘 용돈기입장쓴다고 정신없어서,

가계부보면서 팁같은것두 얻고 엄마께서 어떻게 돈관리 하셨나 보고싶었어요.

 

 

근데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저도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라구요,

가계부가 두권있었는데 하나는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하나는 중학교1학년때꺼에요.

중학교 1학년때 엄마가 쓰셧던 가계부 앞에는 각서가 하나 붙어있더라구요,

다름아닌 아빠가 쓰셨던 각서에요. 일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앞으로 일체 저와 제여동생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쓴 각서에요. 양육권 포기각서인거같더라구요,

 

그 각서부터 시작해서 한장한장 넘기는데, 수입란은 텅텅 비워져 있고,

그나마 수입란에 적혀있는거라곤 엄마가 밤에 식당일하면서 얻은 쥐꼬리만한 월급과,

대출로 마련한 생활비, 각종 카드로 인출한 현금서비스가 전부였더라구요,

 

그에반해 지출에는 얼마나 빼곡히 적혀있던지...

각종 대출 상환하는 것부터 세금, 그리고 저희 3남매 키우시느라 드는 돈들...

그리고 맨뒤에 메모란같은곳엔 각종 카드회사 전화번호와 대출확인서같은 용지들..

 

 

그리고 가계부 중간중간엔 가끔씩 한번 갈때 나온 홈xxx 영수증이 붙어있더라구요,

어렸을적엔 철없이 홈xxx 가서 먹을꺼사고 옷사면 그저좋아서,

엄마가 홈xxx 간다고 하면 따라가고싶어서 싱글벙글, 심지어 남동생은

홈xxx 안데려간다고 하면 울기까지 했어요, 우리는 그때 소박하지만 그렇게

신나고 행복했었는데, 엄마는 얼마나 부담스럽고 힘드셨을까

그생각을 하니깐 너무 죄송하고, 밀려오는 민망함이랄까... 주체가 안되더라구요,

 

 

가계부를 한장한장넘기는데 눈물이 쏟아져 내리더라구요,

엄마는 옆에서 한창 사진본다고 정신없으셔서, 우는거 안들킬려고 소리죽여

울다가 콧물때문에 코막혀 질식할뻔했어요 ㅋㅋㅋ,

 

 

결국 엄마 몰래 실컷 울다가 잠들고 다음날 그냥 엄마 꼭 안아드렸어요.

가끔 엄마 안마도 해드리고 맨날 설거지 빨래하긴 하는데,

엄마가 지금까지 이쁘게 키워주시고 아껴주신 그 사랑에 비하면

효도에 '효'자도 꺼내기 민망하네요, 전 나름 엄마한테 잘하고 효도한줄알았는데,ㅋㅋ

 

 

톡커여러분들!! 요즘같이 경제도 어렵고 다들 힘든시기에,

마음마저 삭막해지지말고 부모님께 많이 애정표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