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용산의 어느 게임점에서 삼국지1 패미콤판 정품팩을 손에 넣었다.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일본어가 난무해서 언어의 장벽이 무척 높아 보였다.
하지만 게임월드의 MSX판 삼국지 공략과 일본어사전을 참조로 하나하나 게임 진행법을 익혀 나가기 시작했다. 패미콤판은 MSX판과 달리 명령어가 히라가나로 되어 있어서 익히는 데 좀 시간이 걸렸다. 명령어를 누르면 나오는 소박하고 느린 그래픽은 그때도 참 고풍스럽다고 느꼈다.
내가 직접 나라를 세우고 군비를 확장해 다른 나라를 쳐들어 가는 게임 방식은 나를 흥분시켰으며, 결국 이 게임 때문에 정비석의 삼국지 소설을 두 번이나 독파하게 된다. 당시에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 100명의 이름을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소설에서 몇 줄 나오고 마는 '무안국' 같은 장수까지 알고 있었다.
어느 지방에 데려올만한 장수가 있다든가, 어디가 전력이 약하다든가 하는 것을 메모까지 해 가면서 열심히 했고, 한자로 된 등장인물들 이름을 옥편을 찾아 가며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자공부도 되었다.
삼국지1이 질려 갈 무렵, 메가드라이브판 삼국지2로 넘어갔는데, 패미콤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명령어가 한자로 되어 있어서 삼국지1 때보다는 적응하기가 편했다.
슈퍼패미콤판으로 나온 삼국지3는 더 막강해진 그래픽과 사운드로 더욱더 삼국지에 중독되게 만들었으며, 이때가 삼국지 시리즈를 가장 재미있게 했던 시기로 생각된다.
"넌 이거 어려워서 못해"라는 나의 핀잔을 들으면서도 우리집에서 삼국지3를 하나하나 배워 나갔던 내 친구는 완전히 삼국지폐인이 되어서 급기야 삼국지3를 하기 위해 486 IBM PC를 구입하기도 하였다.
삼국지3는 무엇보다 전쟁 음악이 좋았고, 지금도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고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뒤로 4편이 나왔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로 악평이 난무해서 결국 하지는 않았다. 삼국지3에 이미 도사가 되어서 좀더 어려워지길 원했기 때문이다.
코에이의 삼국지는 재미있게 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일기토 장면이 액션이었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세가가 만든 '삼국지열전'(메가드라이브용)이었다.
코에이의 삼국지와는 달리 전투가 리얼타임이었는데, 일기토 장면에서는 액션게임이 되어서 무력이 좀 낮더라도 조작에 능숙하면 강한 장수도 이길 수 있었다.
삼국지열전은 독특하고 재미있었지만, 코에이의 삼국지보다 등장인물수가 적고,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떨어져서 난이도가 낮은 점은 아쉬웠다.
또, 대륙통일했을 때의 해피엔딩 이외에 플레이어의 나라가 망했을 때도 배드엔딩이 나오는데, 난 이 배드엔딩 쪽이 비장해 보여서 더 좋아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가 거의 통일에 가까워지면, 일부러 장수들을 죽게 해서 배드엔딩으로 끝을 맺기도 했다.
삼국지시리즈
옛날 용산의 어느 게임점에서 삼국지1 패미콤판 정품팩을 손에 넣었다.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일본어가 난무해서 언어의 장벽이 무척 높아 보였다.
하지만 게임월드의 MSX판 삼국지 공략과 일본어사전을 참조로 하나하나 게임 진행법을 익혀 나가기 시작했다. 패미콤판은 MSX판과 달리 명령어가 히라가나로 되어 있어서 익히는 데 좀 시간이 걸렸다. 명령어를 누르면 나오는 소박하고 느린 그래픽은 그때도 참 고풍스럽다고 느꼈다.
내가 직접 나라를 세우고 군비를 확장해 다른 나라를 쳐들어 가는 게임 방식은 나를 흥분시켰으며, 결국 이 게임 때문에 정비석의 삼국지 소설을 두 번이나 독파하게 된다. 당시에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 100명의 이름을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소설에서 몇 줄 나오고 마는 '무안국' 같은 장수까지 알고 있었다.

어느 지방에 데려올만한 장수가 있다든가, 어디가 전력이 약하다든가 하는 것을 메모까지 해 가면서 열심히 했고, 한자로 된 등장인물들 이름을 옥편을 찾아 가며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자공부도 되었다.
삼국지1이 질려 갈 무렵, 메가드라이브판 삼국지2로 넘어갔는데, 패미콤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명령어가 한자로 되어 있어서 삼국지1 때보다는 적응하기가 편했다.
슈퍼패미콤판으로 나온 삼국지3는 더 막강해진 그래픽과 사운드로 더욱더 삼국지에 중독되게 만들었으며, 이때가 삼국지 시리즈를 가장 재미있게 했던 시기로 생각된다.
"넌 이거 어려워서 못해"라는 나의 핀잔을 들으면서도 우리집에서 삼국지3를 하나하나 배워 나갔던 내 친구는 완전히 삼국지폐인이 되어서 급기야 삼국지3를 하기 위해 486 IBM PC를 구입하기도 하였다.
삼국지3는 무엇보다 전쟁 음악이 좋았고, 지금도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고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뒤로 4편이 나왔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로 악평이 난무해서 결국 하지는 않았다. 삼국지3에 이미 도사가 되어서 좀더 어려워지길 원했기 때문이다.
코에이의 삼국지는 재미있게 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일기토 장면이 액션이었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세가가 만든 '삼국지열전'(메가드라이브용)이었다.
코에이의 삼국지와는 달리 전투가 리얼타임이었는데, 일기토 장면에서는 액션게임이 되어서 무력이 좀 낮더라도 조작에 능숙하면 강한 장수도 이길 수 있었다.
삼국지열전은 독특하고 재미있었지만, 코에이의 삼국지보다 등장인물수가 적고,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떨어져서 난이도가 낮은 점은 아쉬웠다.
또, 대륙통일했을 때의 해피엔딩 이외에 플레이어의 나라가 망했을 때도 배드엔딩이 나오는데, 난 이 배드엔딩 쪽이 비장해 보여서 더 좋아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가 거의 통일에 가까워지면, 일부러 장수들을 죽게 해서 배드엔딩으로 끝을 맺기도 했다.
그 뒤로 삼국지5를 PC로 했는데, 삼국지3만큼 재미있게 하지는 못한 것 같다.
삼국지 시리즈는 나에게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를 처음으로 알게 해 준 명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