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박해옥저녁놀 비끼는 가을언덕에새하얜 앞치마 정갈히 차려입은 꼬맹이 새댁살포시 웃음 띤듯하지만꽃빛을 보면 알아울음을 깨물고 있는 게야두 귀를 둥글게 열어 들어보니내 고향 억양이네정성스레 냄새를 맡아보니무명적삼서 배어나던 울엄니 땀내울먹대는 사연을 들어보니무망중에 떠나온 길이 마지막이었다는고향집 언저리에 지천으로 피어있던쑥부쟁이야 쑥부쟁이야층층시하 시집살이가 고달픈 거니오매불망 친정붙이들 그리운 거니옮겨 앉은 자리가 정 안 붙고 추운 것은 돌아갈 옛집을 갈 수 없기 때문이야
쑥부쟁이
박해옥
저녁놀 비끼는 가을언덕에
새하얜 앞치마 정갈히 차려입은 꼬맹이 새댁
살포시 웃음 띤듯하지만
꽃빛을 보면 알아
울음을 깨물고 있는 게야
두 귀를 둥글게 열어 들어보니
내 고향 억양이네
정성스레 냄새를 맡아보니
무명적삼서 배어나던 울엄니 땀내
울먹대는 사연을 들어보니
무망중에 떠나온 길이 마지막이었다는
고향집 언저리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쑥부쟁이야 쑥부쟁이야
층층시하 시집살이가 고달픈 거니
오매불망 친정붙이들 그리운 거니
옮겨 앉은 자리가 정 안 붙고 추운 것은
돌아갈 옛집을 갈 수 없기 때문이야